SC제일은행이 국내에서 고금리 이자 장사를 통해 높은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에 대한 기여도는 타 시중은행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집계된 SC제일은행의 사회공헌 금액은 113억 원에 불과했고 또 다른 외국계 은행인 한국 씨티은행 역시 사회공헌 금액이 SC제일은행보다도 적은 100억 원이었다. 이는 주요 시중은행의 10%에도 못 미치는...[본문 중에서]
SC제일은행이 국내에서 고금리 이자 장사를 통해 높은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에 대한 기여도는 타 시중은행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집계된 SC제일은행의 사회공헌 금액은 113억 원에 불과했고 또 다른 외국계 은행인 한국 씨티은행 역시 사회공헌 금액이 SC제일은행보다도 적은 100억 원이었다. 이는 주요 시중은행의 10%에도 못 미치는...[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금융의 호랑이_SC제일은행 박종복 은행장 편]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사 CEO들의 장기 집권 체제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드러냈다. 하지만 SC제일은행은 외국계 기업이기 때문일까, 금융당국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016년에 취임한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무려 4연임에 성공하는 등의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4연임을 통해 임기 10년을 채우게 된 장수 CEO, 박 행장의 이력과 4 연임의 비결은 무엇인지, 이와 더불어 SC제일은행을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행원으로 시작해 행장까지. 베테랑 금융인


박 행장은 1955년생이다. 1974년에 청주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79, 경희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 학위를 취득한 후 같은 해 8, 제일은행에 입사했다. 이후 2006PB사업부 부장, 2007, 영업본부 본부장을 역임했고 2014년에는 한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리테일 금융총괄본부 본부장을 지냈으며, 2015년 한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은행장과 회장을 겸임했다. 그리고 20164, SC제일은행 은행장 자리에 취임한 이후 현재까지 SC제일은행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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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행장의 4연임 동력은 무엇?


박 행장은 지난해 1031, 이사회를 통해 4연임에 성공했다. 추가 임기는 202418일부터 202517일까지로 1년이다. 박 행장이 한 번도 아닌 네 번의 연임에 성공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원동력이 존재한다.

꾸준한 실적 증대

연임 성공의 가장 뚜렷한 근거가 되는 지표는 단연 실적이다. 박 행장은 과거 적자였던 SC제일은행의 실적을 2016년에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2022년 실적 역시 두드러지는데 이 해의 순이익은 3901억 원, 영업이익 3896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무려 3배 이상 높아진 실적을 보여줬다. 기업이 자기자본을 가지고 얼마나 이익을 냈는지 알려주는 지표인 자기자본 이익률 역시 2022년 연말 기준 11.5%를 기록했다.

뛰어난 자산관리

박 행장은 꾸준한 실적 달성을 위해 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C제일은행은 자산관리 부문 최강자다. SC제일은행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SC제일은행은) 일찍부터 글로벌 시장에서의 투자 다변화, 즉 포트폴리오 투자에 공을 들였다. 과거 40% 수준이던 해외펀드 비중은 70%로 증가했고, 특히 2020년 펀드 부실 사태에 따른 펀드 갈아타기로 인해 SC제일은행의 펀드 판매 규모는 2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자산관리를 통한 수익 창출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지화 전략

또한, 박 행장은 SC그룹이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처음으로 발탁한 한국인 행장으로 주목받았다. 이때, 박 행장은 은행명을 한국SC은행에서 ‘SC제일은행으로 변경하는 작업을 주도했고, 한국 현지 사정에 맞는 적정한 전략을 취한 결과 재무 실적 역시 꾸준하게 개선했다는 평을 받는다.

높은 여성 임원 및 관리자 보유

다양성과 포용성 전략을 실천한 결과 타 은행에 비해 높은 여성 임원 및 관리자를 보유하는 은행으로 거듭났다. SC제일은행은 총 9명의 여성 임원이 있고 이중 미등기 임원은 7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행장이 인사에서도 평등·존중·포용의 가치를 강조한 결과, 이것이 SC제일은행의 특수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평을 받는다.


-국부 유출 논란은 외국계 은행의 숙명?


위와 같이 박 행장을 둘러싼 호평 이면에는 고배당 논란, 국부 유출과 같은 질책의 목소리 역시 존재한다. 외국계 은행이 배당을 실시하면 배당금은 해외에 있는 본사로 흘러 들어가고 이 배당금은 대부분 해외 대주주에게 송금되는 구조를 갖는다. 따라서 국내에서 높은 이자 등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이 고스란히 외국으로 유출되는 이른바 국부 유출이 금융당국을 포함한 내국인 고객 입장에선 달갑지 않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외국계 은행에 대해 지나친 배당을 자제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316, SC제일은행은 정기 이사회를 통해 1600억 원의 결산 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2021년 배당금인 800억 원 대비 2배 늘어난 규모다. 배당이 확대된 데는 금리 인상기에 거둔 이자 이익 등으로 실적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높은 실적에 대비되는 낮은 사회공헌액, 지역 재투자 미흡까지.


SC제일은행이 국내에서 고금리 이자 장사를 통해 높은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에 대한 기여도는 타 시중은행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집계된 SC제일은행의 사회공헌 금액은 113억 원에 불과했고 또 다른 외국계 은행인 한국 씨티은행 역시 사회공헌 금액이 SC제일은행보다도 적은 100억 원이었다. 이는 주요 시중은행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한, SC제일은행은 금융당국이 발표한 지역 재투자 평가에서 3년 연속 최하위 등급인 미흡을 받았다. 가장 최근에 평가된 2022년도 평가 등급이 미흡인 은행은 SC제일은행과 한국 씨티은행 2곳뿐이다. 한국 씨티은행과 더불어 SC제일은행이 외국계 은행이라는 특이점을 금융당국의 따가운 시선과 은행이 가진 사회공헌 의무에서 마치 그물망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미꾸라지처럼 행동하고 있는 처세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에 외국계은행 역시 참여하기로.


서민들이 고통받는 고금리, 고물가 시대가 지속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은행사들이 고금리 환경 수혜로 손쉽게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상생 금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SC제일은행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무려 7%대 고금리를 적용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의 중심이 됐다. 은행권을 향한 논란과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되자 은행연합회는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에 대한 대응책을 내놨다. 여기에는 인터넷전문은행과 더불어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 역시 참여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상생금융 대응책은 20개 은행이 연 4%를 초과하는 금리로 대출받은 자영업자, 소상공인 약 187만 명에게 최대 300만 원 한도로 이자를 환급하는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말한다. 규모는 약 2조 원이며 추가 지원 역시 예상되고 있다.

이전 3연임까지는 SC제일은행의 수익적인 측면을 위해 달려왔다면 새롭게 추가된 1년의 임기에서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리스크 관리와 같은 과제와 더불어 상생금융, 사회공헌, 지역 재투자와 같은 부문에도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는 박 행장만의 특별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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