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 올해 기후변화에 ‘적색경보’ 발령
![지난해 연평균 온도 상승범위는 1.45도를 기준으로 ±0.12도로 산출됐다. 특히 지난해 7~8월은 역사상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됐으며 여러 지역에서 폭염, 홍수, 가뭄, 화재 등 복합적인 자연재해가 발생했다. 아프리카는 가뭄과 홍수로, 아메리카는 체감온도 60도를 웃도는...[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404/325966_330092_5546.jpg)
지난해 11월 30일, 국제연합(UN) 세계기상기구(WMO)는 극심한 온난화로 인해 지구의 해수면이 상승하고 폭염을 비롯한 자연재해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해라고 평가했다. 지난 한 해 동안 각종 기후기록을 산산조각냈고, 특히 전 세계 폭염기간이 늘어났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올해는 그 처참했던 기록들을 다시 한번 갈아치울 수 있다며 모든 인류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올해 최악의 폭염... WMO “지난해 기록 깰 수 있어”
지난달 19일 스위스 제네바 WMO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셀레스테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파리기후협약에서 합의했던 섭씨 1.5도 제한선에 지금처럼 근접한 적이 없었다”며 “전 세계 기후상황에 대한 적색경보를 발령한다”고 공표했다.
파리기후협약의 1.5도 제한선은 산업화 이전(1850년~1900년)을 기점으로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분을 1.5도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기후위기 대응척도다. 수십 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장기적인 평균값이기 때문에 매년 6월과 12월에 전 세계 온도 데이터를 취합한다.
지난해 연평균 온도 상승범위는 1.45도를 기준으로 ±0.12도로 산출됐다. 특히 지난해 7~8월은 역사상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됐으며 여러 지역에서 폭염, 홍수, 가뭄, 화재 등 복합적인 자연재해가 발생했다. 아프리카는 가뭄과 홍수로, 아메리카는 체감온도 60도를 웃도는 폭염과 화재로 기후위기를 맞이했다.
산업화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이로 인해 온난화, 엘니뇨, 라니냐 등 다양한 이상기후가 발현됐다. 기후변화의 가장 큰 문제는 온도가 치솟는 폭염이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따르면 전 세계 폭염 지속기간이 평균 8일(1979년~1983년)에서 12일(2016년~2020년)로 늘어났다고 보고됐다. 오마르 바두르 WMO 기후감시정책국장은 “올해 폭염은 지난해 기록을 깰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121년 만에 바닥 드러낸 아마존강... 美 최악의 화재 ‘하와이 산불’
브라질 재난경보센터(Cemaden)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아마존강 유역의 마나우스항 수위가 13.59미터로 기록됐다. 1902년 수위 데이터를 기록한 이래 121년 만에 나타난 최저치다. 사상 최악의 가뭄과 함께 열대우림지 아마존강의 바닥이 드러나면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특히 멸종위기에 처한 강돌고래가 높은 수온에 못이겨 100마리 이상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브라질의 폭염은 자연에서 그치지 않았다. 브라질 국립기상연구소(Inmet)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지역의 기온이 44.8도까지 치솟았다. 당시 40도를 넘는 기록적인 폭염이 연달아 출현하면서 기상당국은 적색경보를 내렸다. 또한, 올해 3월에는 체감온도가 60도에 육박하자 상파울루 가톨릭대학의 학생들이 에어컨이 없는 학교시설을 지적하며 비키니를 입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같은 폭염 현상은 튀니지, 모로코, 이탈리아 등 아프리카와 유럽 지역에서도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속출하고 경제적 손실만 50억 달러(약 6조 7,300억 원)에 달했던 ‘하와이 산불’이 지난해 8월 발생했다. 현지에서는 지난 100년간 미국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한국 여의도의 3배에 달하는 면적이 잿더미로 변했고 인명과 경제적 피해까지 겹친 악재였다. 온난화로 건조해진 대지에 가뭄이 지속되면서 불이 잘 붙는 환경으로 조성된 것이 화근이었다.
아프리카는 가뭄과 홍수가 동시에 일어난다. 장기간 가뭄으로 약해진 지반에 폭우라도 내리면 땅속이 푹 꺼지면서 홍수가 발생하고 일대 주변은 물에 잠긴다. 아프리카에서 가뭄으로 유명한 소말리아의 경우 지난 40년간 만성적인 가뭄에 시달렸다. 지난해는 6개월이 넘도록 가뭄→폭우→홍수 사이클이 이어지며 10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고 식량난과 함께 사상자가 나오기도 했다.
지구의 비명소리, 세계는 지금... 그리고 한국은?
지난해 11월 30일, WMO는 <2023년 지구기후 잠정보고서>를 발표했고 이에 대해 UN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인류의 행동이 지구를 불태우고 있다(Humanity’s actions are scorching the earth)”고 말했다. 이후 WMO는 세계 기상의 날인 올해 3월 23일 <2023년 지구기후 현황보고서>를 발표했다. 식량안보와 건강·질병과 같은 사회경제적 요소가 기후변화로 인해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재생에너지의 가용량을 늘리는 것에 초점을 뒀다.
한편, 한국은 지난해 두바이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8차 당사국 총회(COP28)에 참석해 ‘재생에너지 3배 확대’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원전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인데 국제사회에서 밝혔던 입장과는 상충된다. 오는 10일에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예정돼 있다. 이에 맞춰 각 정당과 후보자들은 기후·환경 공약을 제시하며 유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원전 사업에 대한 지속 여부, 재생에너지의 확대, 기후에너지부 신설, 탄소세 등 환경제도 정립과 같은 다양한 공약이 마련됐다. 또한, 5일 식목일에 맞춰 각 지자체에서 묘목심기 운동 등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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