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웅정 감독과 코치 등 3명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 4월 검찰에 송치

손 감독은 입장문을 통해 "최근 아카데미 훈련 도중 있었던 저의 거친 표현과 일본 전지훈련 시 한차례 이뤄진 소속 코치의 체벌에 관해 고소가 이뤄져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고소인의 주장은 진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아카데미 측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숨기지 않고...[본문 중에서]
손 감독은 입장문을 통해 "최근 아카데미 훈련 도중 있었던 저의 거친 표현과 일본 전지훈련 시 한차례 이뤄진 소속 코치의 체벌에 관해 고소가 이뤄져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고소인의 주장은 진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아카데미 측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숨기지 않고...[본문 중에서]

| 손 감독, "고소인 측 수억 합의금 요구...시대변화와 법의 기준 캐치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 지도한 점은 반성"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로 잘 알려진 'SON축구아카데미' 운영자 손웅정 감독이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된 가운데, 양 측이 서로 주장하는 내용이 달라 논란이 커지며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손 감독과 코치 2명 등 3명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아카데미에서 축구를 배우던 중학생 A군 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A군 측은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이던 지난 3월 9일 코치들로부터 허벅지 부위를 코너킥 봉으로 맞아 피멍이 드는 등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3월 19일 고소장을 제출했다. A군 측은 또한 손 감독에게 수시로 심한 욕설을 들었고, 정해진 시간 내 골대에서 중앙선까지 무리해서 뛰어오라는 지시를 받거나, 엎드린 자세로 봉으로 엉덩이를 맞는 등의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26일 손 감독은 입장문을 통해 "최근 아카데미 훈련 도중 있었던 저의 거친 표현과 일본 전지훈련 시 한차례 이뤄진 소속 코치의 체벌에 관해 고소가 이뤄져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고소인의 주장은 진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아카데미 측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숨기지 않고 가감 없이 밝히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 발생 이후 아카데미 측은 고소인 측에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고자 노력했지만 고소인 측이 수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했고, 그 금액은 아카데미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안타깝게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현재 별도의 합의 없이 정확한 사실관계에 입각한 공정한 법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맹세컨대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 자신마저도 성공하지 못한 선수였고, 그런 선수의 삶이 어떤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프로의 세계에서 '피나는 노력'은 성공을 위한 충분조건이 아닌 필요조건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아카데미에 입단을 희망하시는 학부모들께는 제 자식을 가르쳤던 방법 그대로 아이를 지도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아이들에 대한 혹독한 훈련을 예고드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대의 변화와 법의 기준을 캐치하지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지도한 점을 반성하겠다"며 "아카데미의 모든 구성원들이 고민을 거듭해 아이들이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다른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후 손 감독 측은 논란이 되었던 전지훈련 당시 체벌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체벌은 경기에서 진 이유가 아니라 선수들의 들뜬 분위기가 계속돼 이를 전환하고자 시행한 것이며, 선수들의 학부모들이 지켜보는 곳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나와 관심이 같은 사람이 본 뉴스

한편 강원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이고 손웅정 감독과 코치 등 3명을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지난 4월 검찰에 송치했다. 춘천지검 관계자는 "현재 사건을 조사 중이고 신속히 처리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 고소인 측 "2차 가해...손 감독 우상 같은 존재라 공론화 어려워"...손 감독은 책 출간 팬사인회 예정대로 진행

이 과정에서 손 감독은 "(해당 건은) 흥민이와는 전혀 별개 사건이다. 절대로 흥민이와 결부시키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손 감독 측은 A군의 부모가 손흥민 선수가 세계적인 선수인 만큼 버는 비용이 얼만데 돈이 아깝냐는 등의 발언을 하며 합의금으로 수억 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손 감독은 "이 사건을 왜 일반 사건하고 다르게 취급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는 흥민이와 전혀 별개 사건이다. 절대로 흥민이와 결부시키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에 A군 측은 합의금 금액을 낮추는 등 일부 조정하여 다시 제안했지만 손 감독 측은 3000만원을 고수했고 이후 5월 말 합의가 최종 결렬됐다고 한다.

그러나 손 감독의 주장에 대해, 피해 아동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중심 류재율 변호사는 "가해자 측은 본인들 입장만 최선을 다해 미화하고 있다"며 "본인들은 잘못이 없고 고소인 측을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람으로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2차 가해"라고 주장했다. 또 "손 감독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연락도 없던 상태에서 변호사를 통해 처벌불원서 작성과 제출, 언론제보 금지와 비밀 엄수, 축구협회에 징계 요청 금지를 합의조건으로 제시했다"며 "이러한 태도에 피해자 측이 분노하였고 이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 감정적으로 이야기한 결과일 뿐 구체적 합의금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SON축구아카데미 측 변호사가 먼저 조건을 제시하고, 수천 만원대에서 수억 원대로 액수를 높이면서 합의할 것을 종용했다고 한다. 그래서 A군 부모가 반발하는 심정에서 '그럼 5억을 가져오던가'라고 이야기를 한 것이고, 먼저 나서서 액수를 제시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피해 아동 A군의 아버지도 입장을 전했다. 해당 보호자는 연합뉴스에 "내 자식이 맞았다는 것에 대해 실망감이 컸고, 아들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까 생각하면 화가 났다. 아이들의 꿈을 위해 부모가 나서서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데 폭언과 폭행이 벌어진 현실이 참담하다"며 "이런 사례가 더 이상 나오면 안 된다는 생각에 고소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손 감독과 코치들이) '똑바로 안 해?' (아들에게) 이렇게 폭언을 하면서 막 가슴을 치고 해서 (아이가) 너무 무서워서 울었다"라며 A군이 당한 학대에 대해 설명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실수하면 손 감독이 욕하면서 목을 잡고 밀었다", "마지막 기회라며 집으로 꺼지라고 했다", "다른 코치는 죽여버린다며 걷어찼다" 등 폭언이 이뤄졌던 피해 상황을 상세하게 진술했다고 한다. A군의 아버지는 "이쪽 계열의 학부모님들에게는 손 감독이 우상이고 신(같은 존재)이어서 말 한마디라도 물어보려면 쩔쩔매야 한다"며 "다른 피해자들도 있지만 공론화가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한편 손 감독은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된 것과 상관없이 26일 인터뷰집 출간 관련 팬 사인회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아카데미 직원들은 행사를 나중으로 미루자고 만류했지만, 손 감독은 "팬들과 약속을 어길 수는 없다"고 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행사는 손 감독의 인터뷰집인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출간을 기념하여 열렸다. 손 감독은 이날 오후 3시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문학동네 부스를 찾아 사인회를 진행했다. 손 감독은 밝은 표정으로 팬들과 인사를 나눴으며 사인을 해주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사인회 자리에서 피소 사실과 관련한 입장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에 대해 누리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훈련이라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폭행은 정당화될 수 없다", "내 자식이 다쳐서 돌아오면 나도 화날 듯" 등 손 감독을 비판하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이 정도의 훈육에 불만이면 축구 아카데미에 보내지 마라", "합의금 액수가 말이 안 된다", "아들 이용해서 돈 챙기려는 생각인 듯", "돈벌이에 눈이 먼 학부모는 반성해라", "요즘은 부모 극성에 틈만 나면 아동학대로 고소한다", "손흥민 같은 자식은 가지고 싶은데 고생시키기는 싫은 듯" 등 고소인 측의 높은 합의금 요구를 지적하는 의견도 많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