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무방비 상태인 경기도 공장들... 대응능력 턱없이 부족

오창 플라스틱 제조공장 화재사고에서는 인명피해가 없었으나, 여러 화재사고가 많은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기에 실질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공장은 인력파견 용역업체를 통해 일용직 노동자를 채용하여 현장에 투입할 때가 많다. 그러나, 일용직 노동자들은 사업장 구조를 잘 모르기 때문에 만일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대비 및 대피하기 어렵다는...[본문 중에서]
오창 플라스틱 제조공장 화재사고에서는 인명피해가 없었으나, 여러 화재사고가 많은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기에 실질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공장은 인력파견 용역업체를 통해 일용직 노동자를 채용하여 현장에 투입할 때가 많다. 그러나, 일용직 노동자들은 사업장 구조를 잘 모르기 때문에 만일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대비 및 대피하기 어렵다는...[본문 중에서]

지난 4년간 같은 화재 ‘5반복


[뉴스워커_더 자세한 시사] 31명의 사상자가 나온 화성 아리셀 공장에서 과거에도 같은 화재사고가 더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8일 경기남부경찰서는 아리셀 공장에서 2021년에 2, 2022년에 1, 사고 발생 이틀 전인 22일에 1번 화재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2021년부터 4년간 총 5번의 화재사고가 있었다. 특히 지난 4번의 화재 모두, 리튬 배터리에서 일어난 폭발화재였다는 점에서 예전부터 위험 경고가 있었다는 비판이다.

경찰에 따르면, 아리셀이 제조·납품하는 리튬 배터리는 군납용 일차전지이다. 이는 음극, 양극, 분리막을 돌돌 말아 케이스에 담은 후 헤더를 덮는 방식의 배터리로, 일반 건전지와 비교하면 밀도가 높아 출력이 상당하다. 그로 인해 리튬 배터리가 폭발하거나 화재가 일어날 때 그 위험성이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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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리튬 배터리 자체가 고출력이라 매우 위험하므로 그에 따른 안전 관리 대책을 갖춰야 한다라며 이행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화재 전에도 4차례나 화재사고가 있었기에 이전부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리튬 배터리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이 충분하였는지도 함께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보다 이번 화재 피해가 더 컸던 것에 대해, “한 개의 배터리만 불량이어도 주변에 있는 배터리에 열이 전달되어 연쇄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라고 전하며, 한 곳에 배터리를 대량으로 쌓아두는 등의 보관 방식이 문제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5일부터 8일까지 참고인 65명을 불러 조사했다. 참고인에는 아리셀 직원을 포함하여 인력 공급 업체 메이셀, 한신다이아, 원료 공급 업체 관계자 등이 포함됐다. 경찰은 참고인 진술 조서, 압수물 분석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피의자로 입건한 아리셀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불만 나면 대형 참사, 여전히 무방비 상태에 노출된 공장들


한편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은 8, 청주 오창읍 소재의 플라스틱 용기 제조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3시간 넘게 진화 작업을 펼쳐 큰 불길을 잡았다.

다행히 공장에 있던 작업자 30여 명은 대비하여,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공장 10개동 중 3개동이 전소됐다. 소방당국은 소리와 함께 충전 중인 지게차 인근에서 연기가 났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방침이다.

다행히 오창 플라스틱 제조공장 화재사고에서는 인명피해가 없었으나, 여러 화재사고가 많은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기에 실질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공장은 인력파견 용역업체를 통해 일용직 노동자를 채용하여 현장에 투입할 때가 많다. 그러나, 일용직 노동자들은 사업장 구조를 잘 모르기 때문에 만일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대비 및 대피하기 어렵다는 비판이다.

소방당국의 초기 화재진압 소화약제 부족도 문제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제출받은 소방청 금속화재 대응 소화 약제 보유현황에 따르면, 초기 진압에 주로 쓰이는 팽창질석이나 팽창진주암이 현저하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3576개의 소방관에서는 마른모래 6022팽창질석 4849팽창진주암 28포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팽창진주암의 경우 소방관 대부분에서 갖추지 않고 있었으며 강원도와 제주도 소방서의 경우, 마른모래, 팽창질석, 팽창진주암이 전혀 준비되어있지 않기도 했다. 리튬과 같은 금속화재의 경우, 공기를 차단할 수 있는 모래, 팽창질석, 팽창진주암 등을 뿌려 화재를 진압해야 하는데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 곳도 있는 것이다.


공장 화재사고 예방을 위한 정부·지자체의 대처


행정안전부는 범정부 합동 전지 공장 화재 재발 방지 TF’를 가동하여 지난 4일 첫 회의를 개최했다. 재발 방지 TF는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리튬전지 인증 및 안전점검 내실화 금속화재 안전기술 마련 및 화재대응 기술·장비 개발 파견 일용직·외국인 근로자를 포함한 전체 근로자 안전 교육 및 대피 훈련 강화 등 화재 예방부터 대응까지 전 과정의 안전 관리체계에 대해 논의했다. 앞으로 TF에서는 화재 원인 조사 및 안전점검, 분과별 추진과제 등을 통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달부터 TF는 유사 업체에 대해 산업부·환경부·고용부·소방청 합동으로 안전점검을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점검 후, 제기된 문제는 엄중히 조치하고 대책 마련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유사 재난이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밝히며, “민간 전문가, 관계부처 간의 협업을 통해 예방 중심의 개선사항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원자력환경공단은 628일부터 74일까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배터리실 등 방폐장 내부 14곳에 대한 안전현황을 점검했다. 이번 안전점검을 통해 주요 전기시설의 건전성, 배터리 보관 상태, 화재 시 자동 소화 설비의 작동상태 등을 살폈다. 공단에는 최근 문제가 된 리튬 배터리는 없었다.

각 지자체에서는 화성 공장 화재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점검에 들어갔다. 경기도는 도내 48개 리튬 취급 사업장에 긴급 안전점검을 시행하여 16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점검 결과, 유해 화학물질 관련 위반 7, 소방 관련 위반 9건 등이 확인됐다. 충청북도의 경우, 화성 화재사고와 유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이달 말까지 도내 전지산업 관련 공장을 대상으로 긴급 화재 안전 전수조사를 시행한다. 안산시의 경우, 이번 사고에서 직원들의 대피가 늦어져 희생자가 많았기에, 각 시설에 대한 대피 매뉴얼을 재정립하고 화재대피 훈련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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