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선수단 환영 나온 문체부, 말도 없이 해단식 취소해 버린 체육회. 多 메달의 딜레마

"때를 기다리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고 했던가. 문체부에게 그때가 왔다. 안세영 선수의 폭로로 인해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부조리가 세상에 드러났고, 이는 문체부가 오래전부터 품어왔던 의혹을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되었다.사실 두 기관의 갈등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다만 올림픽이라는 큰 행사를 앞두고 잠시 휴전 상태였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 그 휴전이 끝났다. 문체부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이번에야말로 체육회를 송두리째 뒤집어엎겠다"는 의지가...[본문 중에서]
"때를 기다리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고 했던가. 문체부에게 그때가 왔다. 안세영 선수의 폭로로 인해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부조리가 세상에 드러났고, 이는 문체부가 오래전부터 품어왔던 의혹을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되었다.사실 두 기관의 갈등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다만 올림픽이라는 큰 행사를 앞두고 잠시 휴전 상태였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 그 휴전이 끝났다. 문체부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이번에야말로 체육회를 송두리째 뒤집어엎겠다"는 의지가...[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스포츠 이슈] 2024813, 파리 올림픽의 영광을 안고 귀국한 대한민국 선수단. 그러나 이들을 맞이한 것은 환영의 박수가 아닌, 어색한 침묵이었다. 인천국제공항에 마련된 해단식장.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장미란 제2차관이 선수들을 맞이하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대한체육회도 장관 환영사, 체육회장 답사, 정강선 선수단장의 결과 보고 등의 순서를 예행연습까지 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장 이기흥과 선수촌장 장재근은 갑작스럽게 해단식을 취소해 버렸다. "선수들의 피로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것이 해명이었다. 해단식을 준비했던 문체부 입장에서는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었다.

이 사건의 배경에는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간의 오랜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13, 은메달 9, 동메달 10개라는 역대급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체육계 내부의 갈등은 더욱 격화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안세영 선수의 폭로로 인해 배드민턴협회의 부조리가 드러나면서,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예고했다.

이에 대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안세영 선수의 폭로와 관련된 질문을 회피하며, 해단식 취소에 대해서만 간단히 언급했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더 큰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왜 하필 지금, 문체부와의 갈등이 고조된 시점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는가? 너무 대놓고 심기를 내비친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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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안세영 선수의 추가 폭로로 인해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그녀는 7년간의 국가대표 생활 동안 겪었던 선후배 간의 부조리를 폭로했다. 라켓줄 교체, 방 청소, 심지어 빨래까지, 이는 단순한 개인의 불만이 아닌, 한국 체육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안세영은 국내 복귀 후 이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16, 자신의 SNS 통해, “관습적으로 이어져 온 불합리한 것들을 개선해 나가길 바란다며 입장을 밝혔다. 안세영은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직후 배드민턴협회에 선수 부상 관리, 훈련 방식, 대회 출전 등과 관련한 여러 문제를 제기했다. 이제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는 더 이상 이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고 문체부는 이것과 관련하여 대한체육회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대한체육회는 그것에 대해 대놓고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대체 이 두 기관의 관계는 왜 이렇게 꼬여버린 것인가?


문체부 산하 기관인 대한 체육회, 같은 식구 아냐? 두 앙숙의 불편한 공존의 배경


"한 지붕 두 가족"이라는 말이 있다. 문체부와 체육회의 관계가 꼭 그렇다. 공식적으로 체육회는 문체부 산하기관이다. 겉으로는 같은 식구지만, 내면의 갈등은 끊이지 않는다. 마치 서로 다른 DNA를 가진 이복형제와도 같은 모양새다.

문체부는 정부 기관이다. 국가의 체육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체육회는 좀 더 복잡하다. 비영리기관이면서 동시에 민간기관, 그리고 공공기관의 성격까지 지니고 있다. 이런 복합적인 정체성이 두 기관 사이의 갈등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두 기관은 사사건건 부딪친다. 예산 배분을 둘러싼 갈등, 체육회 정관 개정과 임기 제한을 둘러싼 논란, 체육회의 독립성 유지를 둘러싼 논쟁 등. 특히 최근에는 이기흥 회장의 체육회의 사유화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 모든 갈등의 바닥에는 '권력''자율성'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있다. 문체부는 체육계 전반을 아우르는 감독 기관으로서의 권한을 주장한다. 반면 대한체육회는 국제 체육계에서 인정받는 자율성을 내세운다. 이 둘의 균형점을 찾는 것, 그것이 한국 체육계의 숙제다.


조질 날만 기다려왔다! 안세영 폭로로 탄력받은 문체부, 이참에 체육회 제대로 쓸어버려?


"때를 기다리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고 했던가. 문체부에게 그때가 왔다. 안세영 선수의 폭로로 인해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부조리가 세상에 드러났고, 이는 문체부가 오래전부터 품어왔던 의혹을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두 기관의 갈등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다만 올림픽이라는 큰 행사를 앞두고 잠시 휴전 상태였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 그 휴전이 끝났다. 문체부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이번에야말로 체육회를 송두리째 뒤집어엎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문체부 입장에서 대한체육회는 늘 눈엣가시 같은 존재. 예산은 정부에서 받아 가면서, 운영은 마음대로 하겠다는 태도가 못마땅했던 것일까. 감시 감독의 권한을 가진 문체부 입장에서는 대놓고 상급 기관의 방침을 거부하는 체육회에 체면을 구겨온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이번 안세영 선수의 폭로는 그들에게 절호의 기회다. 이제 그들은 '선수 인권 보호'라는 대의명분까지 얻었다.

게다가 국민 여론도 문체부 편이다. 메달의 영광 뒤에 숨겨진 체육계의 부조리한 실태에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문체부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타이밍이 없을 것이다. "이때다" 싶어 칼을 빼 들었다. 과연 그들은 이번에 체육회를 제대로 '조질' 수 있을까?


쉽지 않네 1 : 조선체육회, 대한체육회? 우리는 일제강점기부터 존재했던 기관, 표심은 어쩔?


"역사는 힘이다." 대한체육회가 문체부를 상대로 내세우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그들의 뿌리는 일제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20, 조선체육회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그들의 역사는 한국 근현대사와 함께 해왔다.

이런 역사적 배경은 대한체육회에 남다른 권위를 부여한다. 그들은 단순한 체육 단체가 아니다. 한국 체육의 역사 그 자체다. 이런 무게감은 문체부가 쉽게 건드릴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항일 시기부터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동안, 국위선양을 담당해 온 수많은 역사와 산 증인들이 어떤 고리로든 대한체육회와 연결되어 있다.

이런 면에서 체육회를 함부로 건들 수도 없는 것이 체육계에 종사하는 잔뼈 굵은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인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양상 예산은 문체부로부터 배부되지만, 실질적으로 그 예산을 원하는 곳에 집행하는 곳은 체육회이다. 이들의 지원을 받는 기관이 한둘이 아니고 거기에 걸려있는 이권도 상당해 보인다.

또한, 국내외의 수많은 스포츠인들이 가진 표심을 생각하면 함부로 하기도 힘들다. 올해 들어 4월 총선에서 그런 양상이 나타났다. 올 초에도 문체부와 체육회는 갈등의 골이 깊었다.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 출범 및 체육회 추천 인사 배제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선수들을 동원한 집회까지 나섰다. 그러나 더 번지지는 않았다. 총선이 코앞에 있었으니

이런 역사와 정치적 위상을 가진 대한체육회를 문체부가 쉽게 손댈 수 있을까? 아무리 정부 기관이라 해도, 마음대로 흔들기는 쉽지 않다. 이것이 바로 문체부가 체육회를 상대로 할 때 주저하게 되는 이유다.


쉽지 않네 2 : 내가 너 상급 기관이야. 감독할 권한 vs 법과 세계가 보장해 준 자율성, 네가 뭔데?


"내가 너네의 상급 기관이야! 우리의 통제에 따라줘야지" 문체부의 주장이다. "그래, 근데 난 특별해." 대한체육회의 반박이다. 이 둘의 관계는 복잡하다. 마치 권력과 자유를 두고 벌이는 줄다리기와도 같다.

행정적으로 보면 문체부가 상급 기관이다. 국민체육진흥법 제29조에 따르면 문체부 장관은 체육단체에 대해 "감독상 필요한 때에는 그 업무에 관하여 보고 또는 서류의 제출을 명하거나 소속 공무원으로 하여금 그 업무를 검사하게 할 수 있다." 이는 문체부가 대한체육회를 감독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같은 법 제17조는 "체육단체는 자율적으로 그 단체의 정관 또는 규약에 따라 조직 및 운영되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체육단체의 운영에 부당한 간섭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이는 대한체육회가 자율성을 주장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된다.

대한체육회의 특수성, 그러면서도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법률적인 장치들이 이 둘로 하여금 서로에게 함부로 위해를 가할 수 없도록 막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기흥 체제 이후, 체육회는 정치 집단화가 너무 진행됐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좋은 취지로 설계된 법률이 국민의 의지대로 집행되는지조차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국제 스포츠계의 관행도 문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은 각국 올림픽위원회의 독립성을 강조한다. 이는 대한체육회가 국제적 기준을 근거로 문체부에 맞서 자율성을 주장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우리는 독재나 전체주의 국가가 아니다. 선진국이나 되는 나라가 국제관행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한다? 우리나라의 사형제가 사실상 사문화된 이유와 같은 맥락이다.

이런 복잡한 법적, 제도적 장치들 속에서 두 기관의 알력은 더욱 심화된다. 정치적으로도 얽히고설킨 이해관계가 존재한다. 체육계 인사들의 정치권 진출, 정치인들의 체육계 영향력 행사 등이 이 갈등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결국 이 문제는 '누가 더 힘이 센가'의 싸움이 아니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면서도 협력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두 기관은 여전히 '내가 너보다 위'라는 유치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쉽지 않네 3 : 너네 돈 깎아? 버릴 수 없다. 예산 앞에 한 가족. 제 살 깎아 먹을 수는 없는 법


"돈이 있어야 사람도 살고 집안도 돌아간다"고 했던가. 대한체육회와 문체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이 둘을 묶어주는 가장 강력한 끈, 그것은 바로 '예산'이다.

2024년 문체부의 체육 관련 예산은 무려 16,701억 원에 달한다. 이는 2023년보다 약 300억 원 증가한 금액이다. 그중 대한체육회에 들어가는 예산은 4,094억 원. 전체 체육 예산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엄청난 규모다. 이 거대한 자금줄은 문체부를 거쳐 체육회로 흘러 들어간다. 당연히 그 예산에 대한 통제권을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은 두 기관 모두 원하는 바이다.

이 예산의 사용처를 들여다보면 더욱 흥미롭다. 2024 파리하계올림픽 대비 국가대표 경기력 제고 및 훈련 환경 개선에만 1,436억 원이 배정되었다. 급식비 인상(14.45만 원), 촌외 훈련 숙박비 현행화(68만 원), 국외 전지훈련 확대 등 선수들의 환경 개선에 40억 원이 추가 투입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체육인교육센터 건립에 126억 원, 생활체육 프로그램 지원에 수십억 원 등 예산의 사용처는 다양하다.

하지만 이 관계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문체부가 체육회의 예산을 일방적으로 삭감할 순 없다. 다만, 문체부가 제대로 조사를 하겠다며, 체육회의 부조리를 파헤치고 그 실상을 국민들에게 낱낱이 공개한다면 어떻게 될까?

올림픽 내내 선수들을 보는 여론은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21세기 개인주의가 만연한 이 시대에 국위선양을 위해 선수들에게 내 세금이 투입되는 것을 못마땅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자기가 하고 싶어서 선수 했고, 메달을 따왔지만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은 당연 나올 수 있는 말이다. 만약, 문체부와 체육회의 다툼이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 혹여나 국민의 이런 심기를 건드린다면 둘 모두 패자다. 국민 여론이 악화되고, "엘리트 체육인 육성에 그렇게 많은 돈을 쓸 필요가 있나?"라는 의문이 제기된다면, 체육 예산의 정당성이 흔들리고, 그 결과 내년도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는 체육회뿐만 아니라 문체부에게도 타격이 될 수 있다. 16천억 원이 넘는 문체부의 체육 예산, 그리고 그중 4천억이 넘는 체육회 예산. 이 거대한 예산의 정당성이 흔들린다면, 그 파장은 한국 체육계 전체에 미칠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의 갈등은 일정 선을 넘지 않는 '맞춤형 갈등'에 그치고 말 것으로 예상된다. 제 살 깎아가면서까지 싸우지는 않을 것이란 말이다.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동시에 서로의 존재 이유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는 미묘한 균형을 유지할 것이고 여태껏 그래 왔다. 이것이 바로 문체부와 체육회가 끊임없이 대립하면서도, 결코 완전히 등을 돌리지 못하는 이유다. 예산 앞에 대동단결. 두 기관은 앞으로도 이런 복잡한 관계를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이들의 싸움을 마냥 좋게 볼 수없는 이유이다.


쉽지 않네 4 : 기대치 낮추는 빌드업? 금메달 예측 5, 결과는 13, 안세영 금메달 추가의 딜레마


"과소평가는 때로 최고의 무기가 된다." 의도했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만약 그렇다면, 시기상 체육회의 빌드업은 매우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체육회는 올림픽 출전 전 "메달 5, 종합 순위 15"라는 다소 보수적인 예상을 내놓았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했는가? 금메달만 13, 종합 순위 8위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원래 사람은 기대를 안 했다가 의외의 결과가 나오면 더욱 드라마틱하게 다가오는 법이다.

애초에 예상했던 금메달 5개 안에 안세영의 메달도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배협의 행태를 보면, 그리고 그녀가 인터뷰에서 메달 1개밖에 못 딴 이유를 말한 것을 보면, 아마 체육회의 계산 안에 안세영은 없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따면 좋고, 못 따도 기대 안 했을 그녀의 메달은 우리를 기쁘게 했고, 본인에게는 개혁의 신호탄이었지만, 동시에 체육회 입장에서는 그들의 성과도 된다. 사상 최소 규모로 출전한 선수단, 애초에 5개밖에 못 따는 선수 구성이었는데, 2배 넘게 초과 달성했다? 숫자는 조작할 수 없으니까

애석하게도 선수들이 메달을 더 많이 따왔기 때문에 체육회에게는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고 있다. 아무리 온갖 문제가 터졌지만, 그래도 "메달을 이렇게 많이 땄는데, 뭐가 문제냐?"라는 논리로 개혁의 목소리를 잠재울 수 있게 된 것이다. 메달은 곧 성과고 그들이 주장하듯 메달은 선수 혼자딴 것이 아니니까. 문체부를 면박 준 해단식 취소의 당당함도 여기서 나온 것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메달의 딜레마'. 메달이 많이 나올수록 체육계의 구조적 문제는 오히려 가려질 수 있다. 체육회에 이를 갈고 있는 문체부조차, 예측의 2배 이상을 초과 달성한 그들을 일방적으로 조질 수가 없게 되었다. 안세영의 폭로는 문체부에게 명분을 준 반면, 그녀의 금메달 추가는 양날의 검이 되었다. 만약 체육회의 예상대로 저조한 성적에 그쳤다면, 오히려 체육계 개혁의 목소리가 더 커졌을지도 모른다.


문체부 조사, 큰 힘 발휘 못 할 것, 안세영, 신호탄 쐈지만, 완성은 선수 모두가 해야


"폭풍 전야(前夜)"라는 말이 있다. 지금 문체부와 체육회의 관계가 꼭 그렇다. 안세영 선수의 폭로로 인해 거센 폭풍이 올 것만 같은 분위기다. 하지만 과연 이 폭풍이 체육계를 정화시킬 수 있을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문체부의 조사가 시작되더라도, 그 힘이 미치는 범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두 기관은 서로 넘을 수 없는 마지노선을 가지고 있다. 이는 곧 문체부의 조사가 겉핥기식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해서 대한체육회를 이대로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치 집단화되어 가는 체육회의 모습은 분명 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더 큰 힘이 필요하다. 바로 선수들과 국민들의 힘이다.

안세영 선수는 용기 있게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이 불씨가 꺼지기 전에 더 많은 선수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 숨어있지 말고 밖으로 나와야 한다. 분란을 조장하는 일이 아니다. 그들의 증언이 모여 여론을 형성하고, 이 여론이 국회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가능해진다.

결국 체육계 개혁의 열쇠는 각각의 선수들의 손에 있다. 그들이 용기를 내어 일어설 때, 비로소 진정한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을 것이다. 윗사람들끼리만 아웅다웅하다가 끝날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새로운 도전이고 극복이다. 스포츠 정신은 필드에서만 발휘되는 것이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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