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현지 채용이라 문제없어”

지난 주말 사이 미국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명이 구금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면서 산업계가 긴장한 가운데, 현지에 공장을 둔 우리 유통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정부 차원의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연일 커지고 있다.

지난 4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한 불법 체류자 단속으로 한국인 300여 명이 구금됐다. 직후 미국에 공장이 있거나 건설 중인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미국 출장을 보류하거나 급히 귀국하는 등 후속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국 비자 거절 [사진=픽사베이]
미국 비자 거절 [사진=픽사베이]

이번 상황의 원인으로는 관행과 미국 비자 발급 절차의 문제가 꼽힌다. 원청-하청 개념이 보편적인 국내 업체들은 미국에서도 같은 방식을 사용했다. 미국은 그간 묵과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노골적으로 이런 관행을 깨라고 여러 번 경고했다. 결국 지켜지지 않자, 트럼프 행정부가 구금 절차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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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관련해서도 말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입국 기준이 더 까다로워지면서 비자 발급에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 이에 우리 기업 근로자들이 미국에서 일하기 위해 단기간 발급이 가능한 회의 참석이나 계약 목적의 B1 비자 내지는 무비자인 전자여행허가(ESTA)를 소지한 채로 미국 출장에 나서는 실정이다. 

우리 정부는 부랴부랴 8일 오전 미국 비자와 관련해 ‘대미 투자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이를 토대로 비자와 관련해 미국과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불똥이 유통업계로 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현재 국내 유통업계는 미국에 생산공장이 있거나 공장을 짓고 있는 업체, 그리고 미국 법인이 있는 업체 가 적잖아 영향이 우려된다. 

특히 이번 현대차 사태처럼 현지 공장이 있는 업체의 피해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대표적으로 농심의 경우 미국에서 판매하는 제품 대부분을 미국 현지 공장에서 만든다.

미국에서 홍보 중인 농심 신라면 [사진=농심]
미국에서 홍보 중인 농심 신라면 [사진=농심]

이에 농심은 문제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사례(현대차)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관광 비자”라며 “농심의 경우 임시 비자로 근무 중인 한국인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적법한 절차를 통해 대부분 현지인을 채용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 미국에 법인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영업 준비에 나선 CJ올리브영 역시 최근 사태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직원들 대부분 현지 채용 예정이라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농심과 CJ올리브영의 경우처럼 앞으로 국내 기업이 미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현지인 채용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다만 관행에 익숙한 국내 산업계가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전문가를 불러들여 우리 국민을 훈련시키고, 그들(미국인)이 직접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한 번 더 국내 산업계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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