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특례시청에 3-0 셧아웃 승리를 거둔 원더독스 [사진=MBC '신인감독 김연경' 7회 캡처]
수원특례시청에 3-0 셧아웃 승리를 거둔 원더독스 [사진=MBC '신인감독 김연경' 7회 캡처]

배구 여제 김연경이 주축이 된 최초의 배구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이 또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김연경의 부재가 걱정됐던 V리그는 우려와 달리 거물급 신인 탄생과 미녀 세터의 맹활약 등 호재가 많다. 어린 선수들의 국제대회 우승 소식까지 최근 전해지면서 여자배구가 도쿄올림픽 당시처럼 국민적 인기를 끌지 주목된다. 

10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방송한 MBC ‘신인감독 김연경’은 시청률 4.9%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인 4.7%(3회)를 갈아치웠다. 동시간대 방송한 SBS ‘미운우리새끼’가 찍은 9.1% 시청률에는 못 미치지만 파일럿에 가까운 예능, 그것도 비인기 종목인 배구를 다룬 예능이라는 점에서 대단한 열기를 자랑했다.

이날 ‘신인감독 김연경’은 원더독스를 이끄는 김연경이 수원특례시청 배구단에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2연승을 챙기는 드라마를 그렸다. 원더독스는 지난 회차에서 프로팀이자 지난해 준우승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를 이긴 데 이어 실업배구 최강자 수원특례시청 배구단을 꺾으며 시즌2 제작 및 8구단 창단 가능성을 동시에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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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 고맙고, 스스로도 성장하는 듯하다고 말하는 김연경 [사진=MBC '신인감독 김연경' 7회 캡처]
선수들에게 고맙고, 스스로도 성장하는 듯하다고 말하는 김연경 [사진=MBC '신인감독 김연경' 7회 캡처]

‘신인감독 김연경’의 인기는 처음에는 예상하지 못한 바다. 아무리 김연경이 월드클래스 배구선수라고 해도 여자배구의 인기는 2021년 치러진 도쿄올림픽에서 불이 붙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2012년 런던올림픽을 기억하는 이도 있지만, 이쪽은 몇 안 되는 여자배구 골수팬들에 해당한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날린 김연경과 프로팀 또는 실업팀에서 방출돼 갈 곳이 없던 원더독스 선수들의 케미는 의외로 좋았다. 김연경 특유의 카리스마와 선수들의 성장, 다른 팀과의 드라마가 빛을 발하면서 시청률은 첫회 2.2%로 시작해 2회 4.0%로 올랐고 3회 4.7%까지 치솟았다. 4회 3.9%로 주춤했지만 5회와 6회, 7회 각각 4.1%, 4.4%, 4.9%를 찍으면서 이제 5% 고지가 눈앞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미들블로커 현대건설 양효진(왼쪽)과 제2의 양효진으로 불리는 도로공사 신예 미들블로커 이지윤. 침착하고 기본기가 탄탄한 플레이가 장점으로 벌써 올시즌 한 차례 팡팡 플레이어에 꼽혔다. [사진=KOVO]
현존하는 최고의 미들블로커 현대건설 양효진(왼쪽)과 제2의 양효진으로 불리는 도로공사 신예 미들블로커 이지윤. 침착하고 기본기가 탄탄한 플레이가 장점으로 벌써 올시즌 한 차례 팡팡 플레이어에 꼽혔다. [사진=KOVO]

김연경의 부재에도 현재 치러지는 진에어 2025-2026 V-리그의 열기 역시 예년보다 뜨겁다. 올시즌 코트에서 김연경을 볼 수 없어 전문가들은 사상 가장 인기 없는 여자배구 리그가 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적어도 1라운드까지 분위기는 핫하다.

올해 V리그 1라운드는 마치 춘추전국시대 같았다. 하루아침에 순위가 뒤바뀌는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며 누구도 앞을 예측 못하게 했다. 만년 꼴찌팀 페퍼저축은행이 1라운드에서 4승을 챙긴 점만 봐도 그렇다. 어쩌다 보니 3개 시즌 내내 1라운드 1순위 선수 김세빈, 김다은, 이지윤을 챙긴 도로공사는 최강 전력을 자랑하며 1라운드 5연승을 쓸어담아 1위에 올랐다. 다만 네 경기에서 5세트 혈투를 벌일 만큼 페퍼와 현대건설, GS칼텍스 등 순위권 타팀 전력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현대건설에버 방출돼 정관장에 이적한 최서현. 대표 세터 염혜선의 부상 공백을 잘 채우는 데다 미모가 소문을 타면서 배구팬 유입에 한몫을 하고 있다. [사진=KOVO]
현대건설에버 방출돼 정관장에 이적한 최서현. 대표 세터 염혜선의 부상 공백을 잘 채우는 데다 미모가 소문을 타면서 배구팬 유입에 한몫을 하고 있다. [사진=KOVO]

진에어 2025-2026 V-리그가 인기를 끄는 요인은 여러 가지다. 현대건설에서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로 이적한 세터 최서현이 실력과 미모로 연일 팬들을 끌어 모은다. 최서현은 9일 치러진 정관장과 페퍼의 대전 홈경기에서 팀의 3-0 셧아웃 승리를 견인하면서 팡팡 플레이어로 선정됐다. 시마무라와 조이 등 특급 외국인 선수와 토종 거포 박은서를 앞세운 페퍼를 꽁꽁 틀어막는 플레이가 빛이 났다.

도로공사 이지윤은 제2의 양효진을 넘어설 기세다. 아직 고등학생인 이지윤은 배유나가 1차전에서 어깨 탈구로 이탈되자 2차전부터 출전한 신예 중의 신예다. 다만 프로 데뷔전에서 10득점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서브, 블로킹, 이동 속공 등 보여줄 건 다 보여준 이지윤은 덤덤하고 침착한 고참급 플레이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우리나라 여자배구는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스타의 논란과 포스트 김연경 부재, 국내 일부 선수의 몸값 거품론 등 좋지 않은 이슈가 적잖다. 특히 국제대회에서 최근 최악의 성적을 내면서 우물 안 개구리 실력이라는 팬들의 뼈아픈 지적을 받고 있다. 제2의 김연경으로 평가되는 15세 손서연이 주축이 된 U16 여자배구팀이 최근 대만을 꺾고 아시아선수권 우승한 점은 '신인감독 김연경'의 인기, V리그의 치열한 순위다툼 등 호재와 맞물려 여자배구 인기의 견인 요소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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