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우리가 남이가!”…한국예탁결제원의 눈물겨운 ‘모피아 우정’
[기자수첩] “우리가 남이가!”…한국예탁결제원의 눈물겨운 ‘모피아 우정’
  • 김규찬 기자
  • 승인 2020.01.13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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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기자수첩] 10일, 한국예탁결제원(이하 예탁결제원)의 제22대 사장 개별 면접이 진행된 가운데 예탁결제원이 일명 ‘피보다 진하다’는 모피아 출신끼리의 불법 봐주기를 하고 있는 모양새로 보여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려지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이와 같은 봐주기 때문에 예탁결제원 역대 사장들이 자신의 후임으로 그토록 관료 출신 후배를 원하는 것”이라고 까지 지적하는 상황이다.

지난 2018년 예탁결제원은 유재훈 전 사장 시절 일어난 인사 전횡으로 3억6000만원의 임금을 배상하게 됐다. 당시 예탁결제원은 정기인사에서 직원 37명을 이유 없이 강등했고 6개월마다 부산 서울, 서울 부산으로 전보했다. 이에 피해를 입은 직원이 소송을 진행했고 대법원은 직원의 손을 들어줬던 바 있다.

이로써 유 전 사장의 인사전횡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최근 예탁결제원이 이와는 별개로 이뤄진 유 전 사장의 추가적인 인사전횡 소송에 패소해 1억여 원을 추가적으로 배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로써 예탁결제원이 물어줘야 할 금액은 5억 원에 달하게 됐다.

문제는 회사 측이 이러한 막대한 금액의 금전적 부담을 안게 됐음에도 유 전 사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하지 않고 있으며 구성권 행사 등 법적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이에 대해 국회의원까지 나서 “법 위반 자체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한다”고 적극적 손해배상청구를 촉구했으나 예탁결제원은 아직까지 관련해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모피아’, 재무부 출신 인사를 지칭하는 말로 기획재정부와 마피아의 합성어다. 예탁결제원이 5억 원대의 돈을 물어줘야 할 상황임에도 남의 일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은 이 모피아의 의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물의를 일으킨 유 전 사장은 행정고시 제26회 출신이며 기획재정부 증권발행과, 금융위원회 대변인 등을 지낸 바 있다.

임기가 만료된 이병래 예탁결제원 사장 또한 행정고시 제32회 출신이며 기획재정부 자본시장과, 금융위 금융정책과장, 대변인 등을 지낸 유 전 사장의 후배다. 때문에 이 사장과 예탁결제원이 유 전 사장에게 적극적인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더불어 22대 사장 후임 중 한명이자 유력한 후보자로 점쳐지는 이명호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도 마찬가지로 행정고시 제33회 출신이며 금융위 자본시장과장 등을 지낸 바 있다. 향후 이명호 수석전문위원이 예탁결제원의 22대 사장으로 선임되면 모피아 봐주기 관행 등이 예탁결제원에 더욱 고착화 될 여지가 있어 업계의 우려도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예탁결제원의 ‘모피아 우정’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듯 보인다. 예탁결제원의 모피아는 예전 불거졌던 ‘금융권 인사 독식’을 넘어 불법을 저질러 회사에 타격을 입혀도 봐주고 있는 관계로 거듭난 모양새다. 국내 금융경쟁력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지만 모피아들은 서로의 잘못을 가려주며 잇속만 챙기는 모습이 현재 대한민국 금융과 예탁결제원의 현실이다. 참으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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