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산업기획] 솔솔 부는 ‘한국GM 철수설’ 인천․군산 지역경제에 빨간불
[뉴스워커_산업기획] 솔솔 부는 ‘한국GM 철수설’ 인천․군산 지역경제에 빨간불
  • 염정민 기자
  • 승인 2017.11.03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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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염정민 기자] 최근 한국GM이 한국에서 철수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산업계 전반에서 제기되고 있다.

만약 한국GM의 한국 철수가 현실화된다면 연간 매출 12조원, 종업원 수 1만 6000여명에 달하는 거대 기업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므로 한국 경제 전체에 끼치는 여파는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게다가 3000여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협력 업체까지 감안한다면 일자리 30만 여개가 공중으로 증발할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GM의 생산 공장이 있는 인천 부평과 군산은 지자체 단위에서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한국GM의 한국 철수 움직임이 구체화된 것이 없기 때문에 철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중론이지만, 단순히 근거 없는 헛소문으로 치부하는 것도 사실과는 다르다고 볼 수 있다.

▲ 한국GM의 철수설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9월 신임 사장의 취임에도 여전히 철수설은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면서, 이에 따른 인천과 군산의 지역경제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그래픽_황규성 디자이너>

◆ 적자폭 크게 증가해…한국GM의 거듭되는 악재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GM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3년간 연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자액은 2014년에는 3534억 원, 2015년에는 9868억 원, 2016년에는 6315억 원을 기록해 최근 3년간 누적 적자는 약 2조원에 육박할 정도인 것으로 알려진다. 게다가 올해 추정 적자액 또한 기관에 따라 1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대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한국GM은 사상 최대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볼 수 있다.

누적 적자로 기업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최근 한국GM에 또 하나의 악재가 발생했다. 지난 10월 26일 국토 교통부는 한국GM의 경차 스파크 일부 모델에서 발생했던 ‘주행 중 시동 꺼짐’ 현상은 제작 결함이 원인이라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국토부의 조사 결과 해당 모델의 엔진제어장치(ECM) 소프트웨어 설정 잘못으로 엔진에서 불완전 연소가 발생해 저속구간에서 시동 꺼짐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었다.

이에 대해 한국GM은 해당 현상이 발생해도 제동과 핸들 조향이 가능하고 즉시 재시동이 가능하다고 사측의 입장을 밝혔다.

또한 한국GM은 국토부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리콜을 하지 않고 공개 무상 수리를 실시하고 있었지만 국토부의 결과 발표 후에는 조사 결과를 받아들여서 리콜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였다. 리콜 대상은 2015년 7월 21일부터 올해 2월 27일까지 생산된 ‘넥스트 스파크’ 모델로 리콜 수량은 11만1992대로 집계됐다.

◆ 카허 카젬 신임 사장의 투입에도 꺼지지 않는 철수설

거듭되는 악재에 더해 최근 선임된 한국GM 사장의 과거 이력과 청문회에서의 발언은 GM 한국 철수설을 진화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채질하고 있는 형국이다.

올해 9월 카허 카젬 사장이 한국GM의 사장으로 공식 취임하였다. 그런데 카젬 사장은 이미 인도에서 인디아 GM의 내수 판매를 중단시키고, 수출 생산 기지로서 탈바꿈 시킨 전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인도 시장에서 3%대의 저조한 점유율을 기록하자 과감하게 판매 라인을 정리하고, 추가 투자를 취소한 카젬 사장의 취임은, 한국GM의 철수 내지는 과감한 체질 개선을 위한 것이라는 예상이 업계에 빠르게 퍼져나간 것이 무리는 아니었다.

또한 카젬 사장은 10월 23일 국정감사에서 한국GM의 한국 철수 여부를 묻는 지상욱 바른정당 국회의원의 질문에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지속가능 하도록 회사를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며 한국 철수설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원론적인 답변을 한 바 있다.

인도에서 인디아 GM의 체질 개선을 맡았던 카젬 사장의 다소 모호한 답변은 GM의 한국 철수설 논쟁에 다시금 불을 붙이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더해 글로벌 GM은 이미 호주, 러시아 등에서 생산 기지 철수를 단행한 전례가 있기에 한국 철수를 점치고 있는 쪽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모양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17.2%의 지분과 한국GM의 지분 매각에 비토(거부)권을 가지고 있던 산업은행의 비토권 행사 기한이 지난 10월 16일을 기점으로 만료되었기 때문에, 한국GM의 지분 매각에 대한 법률적 장애 요소도 제거된 현재 상황에서는 최악의 경우 GM의 한국 철수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 GM의 한국 철수는 협상 카드에 불과하다는 반론

위의 요인들로 철수설이 점점 힘을 받고 있는 모양새이지만, 그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쪽도 만만치 않게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철수 가능성을 일축하는 전문가들은 글로벌 GM이 이미 상당수의 생산 기지를 정리했기 때문에 한국GM 공장을 폐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들어 철수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GM의 전체 생산량 약 900만 대 중 한국GM은 완성차를 포함해 약 100만 대 이상을 생산하고 있으므로 한국 철수 시에 전체 생산력이 10% 이상이 저하되는데 GM 본사가 이를 방치할리 없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GM은 글로벌 GM에서 소형차와 경차 개발, 생산에 특화된 역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미국 GM을 비롯해 글로벌 GM은 미국 특성에 맞게 상대적으로 대형의 차량에 특화된 반면 경차를 포함한 소형차 개발, 생산 역량은 한국GM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그 논거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GM이 철수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데, 철수 가능성을 흘리는 것은 일종의 협상카드로 한국GM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예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GM을 비롯한 미국 자동차 업계는 한국의 자동차 안전기준과 환경규제 완화를 계속 요구해왔는데, 높은 한국 기준이 아니라 완화된 미국 기준으로 제작된 자동차를 한국 시장에 그대로 수출할 수 있도록 특혜를 얻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즉 GM이 한국 철수를 볼모로 향후 진행될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미국 자동차 업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협정을 체결해, 한국 내 GM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것이 GM의 속내라는 주장이다.

◆ GM의 한국 철수를 막기 위해 뛰고 있는 지역 사회

인천 지역 중소·중견기업 모임인 인천비전기업협회는 1200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쉐보레 차량의 월별 판매 조건을 홍보하고, 차를 전시하는 등 한국GM 차량 구매를 적극 돕기로 하는 업무협약을 26일 한국GM과 체결하였다.

또한 이보다 앞선 20일에는 인천 옹진군 의회가 ‘한국GM 철수 반대 및 기업발전 전망 마련촉구 결의안’을 채택하며, 정부와 인천시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한바 있었다.

인천 외에도 한국GM 공장이 있는 군산에서는 한국GM 임직원들과 가족들이 한국GM 차량을 구매해달라고 호소했으며, 군산시 상공회의소도 당분간 한국GM 차량 구매에 힘을 보태겠다며 시민들에게 협조를 호소하였다.

이런 분위기는 한국GM의 철수가 현실화될 경우 인천, 군산의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나올 것이 분명하기에 임직원들과 시민들이 발 벗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GM이 한국에서 철수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지만, GM의 한국 철수가 현실화될 경우 미치는 파급력이 엄청난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GM이 한국에서 철수 결정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막대한 적자를 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므로 정부, 지자체, 한국GM, 지역 사회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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