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전 대표는 전날(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본문 중에서]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전 대표는 전날(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투데이 이슈]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선을 90여일 앞둔 시점에 민주당 탈당을 선언하면서, 제3지대를 중심으로 하는 야권 개편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전 대표는 전날(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 전 대표는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 김대중 대통령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후 지금까지 민주당에서 당적을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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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는 탈당 사유에 대해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정당’ ‘방탄정당’으로 변질했다”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직격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24년 동안 몸 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2년 동안 전국에서 ‘수박’으로 모멸 받고, ‘처단’의 대상으로 공격 받았다”면서 “저는 그런 잔인한 현실이 개선되기를 바랐지만, 오히려 악화됐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피폐에는 저의 책임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 “특히 민주당 소속 시장의 잘못으로 2021년에 치러진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기존 당헌을 고쳐가며 후보자를 낸 것은 제가 민주당 대표로 일하면서 저지른 크나큰 실수였다”고 자성하기도 했다.

그는 “후목불가조(朽木不可雕), 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할 수 없다는 공자의 말씀처럼, 지금의 정치로는 대한민국을 살릴 수 없다”면서 “다당제 실현과 함께 개헌을 통해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저는 우선 민주당에서 혁신을 위해 노력하셨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의 동지들과 협력하겠다”며 “저는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가 대한민국을 더는 망가뜨리지 못하도록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원칙과 상식에는 민주당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속해 있으며 이들은 앞서 이 대표보다 하루 먼저 민주당을 탈당했다


총선 90일 앞두고 분열된 야권…제3지대 연대 가능성 최대 화두로 떠올라


야권이 4월 총선을 앞두고 분열하게 되면서 제3지대에서의 정치세력 간 연대 가능성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이 전 대표와 원칙과상식 의원들을 제외하고서는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들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고, 이준석 위원장 등도 모두 ‘뜻이 같다면’ 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 전 대표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협력할 용의가 있다”면서 “양당 독점의 정치구도를 깨는 일, 그게 만만찮은 일이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제3지대의 여야 인물들이 모여 ‘빅텐트’가 현실화할 경우엔 기존 거대 양당을 불신하는 중도층의 표심이 쏠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실제 중도층의 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30% 내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빅텐트’ 현실화가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관측이다.


‘빅텐트’ 현실화 정말 가능할까…넘어야 할 과제들 ‘첩첩산중’


다만 ‘빅텐트’의 현실화를 위해서는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 쌓여있다. 우선 신당 창당을 서둘러 본격적인 공천 준비에 들어가야 하고, 선거제 개편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병립형 회귀에 합의하게 될 경우에는 신당이 원내로 진입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제3지대 연대가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먼저 시간이 촉박하다. 총선을 90여 일 앞두고 아직 신당 창당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본격적인 공천 준비에 들어가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선거제 개편도 변수다. 거대 양당이 병립형 회귀에 합의한다면 신당의 원내 진입은 어려워진다. 병립형 회귀는 지역구 의석수와 상관없이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비례 의석수를 나누는 제도다.

이 밖에도 기존의 정치적 노선을 달리하던 인물들이 신당 창당을 계기로 화합을 할 수 있을지도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이 전 대표의 탈당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내 추가 탈당을 통해 이 전 대표가 세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특히 공천 받기가 어려워진 현역 하위 20%에 속한 의원들이 탈당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민주당 내에서는 이 전 대표의 탈당을 만류하는 분위기가 큰 상황이다. 민주당 의원 129명은 이 전 대표의 탈당 기자회견 직전 성명을 내고 탈당을 만류했다. 친낙계 양기대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낙연 대표님! 아홉 개가 다르고 하나만 같아도 같이할 수 있는 게 정치”라며 탈당 재고를 공개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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