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투데이 이슈]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부산에서 백주 대낮에 흉기 피습을 당하면서, 정치권과 국민들이 큰 충격에 빠진 모양새다. 이 대표는 2일 저녁 서울대병원에서 2시간에 걸친 긴급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 회복 중이다. 다행히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이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를 향한 공격은 눈 깜짝할 새 벌어졌다. 이 대표는 전날(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해 행사를 참석했다. 그는 여느때처럼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면서 차량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 대표와 취재 인파가 몰려 있는 가운데 기자들 사이로 ‘내가 이재명이다’라는 파란색 왕관을 쓴 남성이 “사인해 주세요. 사인해 주세요”라고 말하며 다가왔다. 이 남성의 손에는 ‘총선 승리 200석’이라는 종이가 있었고, 종이 바로 아래에 흉기를 감춘 상태였다.
이 대표 곁으로 다가간 의문의 남성은 이 대표의 왼쪽 목을 가격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던 만큼 당시 유튜브 라이브 방송 중이었던 ‘바른소리TV’에도 관련 장면이 송출되기도 했다.
피습을 당한 이 대표는 바닥에 쓰러졌고, 이 대표를 공격한 남성은 경찰과 민주당 당직자에 의해 제압당한 뒤 검거됐다.
이 대표는 피습을 당한 후 목 부위에서 출혈이 지속됐다. 경찰은 피습 당시 이 대표의 목에 1센티미터가량의 열상을 입었다고 밝혔고, 이 대표는 20여분 뒤 구급차와 소방헬기 등을 통해 부산대병원으로 후송됐다. 부산대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은 이 대표는 서울대병원으로 곧장 헬기 이송됐다.
민주당, 긴급 최고위원회 소집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고 도전” 비판
민주당은 이 대표의 피습사태에 대해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수사당국이 사건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주길 촉구한다”면서 “민주당은 야만적인 테러와 어떠한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국민과 함께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정치 테러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강력하게 규탄한다.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고 도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를 피습한 용의자는 충남에 거주하는 60대 김모씨로 밝혀졌다. 그는 이 대표 방문에 맞춰 부산으로 온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김씨의 지난 행적에서도 민주당 관련 행사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계획적인 범죄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달 13일 부산에서 열린 민주당 부산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간담회 현장 인근에서도 목격됐다.
김씨는 경찰에게 “이 대표를 죽이려고 했다”며 고의적인 범행의도가 있었던 것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경 부산경찰청 수사과장은 “(김씨 범행을) 계획범죄로 보고 그 부분을 중심으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부산경찰청에 70여명의 경찰로 구성된 특별수사본부를 차린 상태다. 경찰은 김씨의 당적 여부와 범행 동기 등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부산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피의자인 김모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 대표와 회동이 예정됐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쓴 글을 통해 “용서받지 못할 테러행위로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새해 벽두부터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와의 새해 인사를 기다리던 중에 이 대표가 피습되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면서 “너무 놀랍고 걱정스러워 새해 손님들을 맞이하는 내내 무거운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표의) 조속한 쾌유를 바라며, 걱정하실 가족들에게도 위로를 보낸다”면서 “철저히 조사해 엄벌하는 것은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도 한 목소리로 비판…尹대통령 “결코 있어서는 안될 일 벌어져”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백주대낮에 벌어진 야당 대표에 대한 피습을 비판하고, 이 대표의 쾌유를 빌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의 피습 소식을 듣고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면서 이 대표의 안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은 ‘경찰 등 관계 당국이 신속한 수사로 진상을 파악하고, 이 대표의 빠른 병원 이송과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라’고 경찰청장에게 지시했다”면서 “우리 사회가 어떠한 경우에라도 이러한 폭력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대전시당 신년인사회 도중 “방금 전 이재명 대표께서 괴한으로부터 피습당했다는 뉴스를 봤다”면서 “대한민국 사회에서 절대로 있어선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우리 국민의힘 당원과 저는 이재명 대표의 빠른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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