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몰려와 집값뛰고 환경오염까지... 현지인 삶의질 뚝↓

스페인 정부는 관광세를 도입 및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바르셀로나의 경우 대부분의 방문객이 크루즈로 입국하기 때문에 크루즈 관광세를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크루즈 입항 승객은 1박당 관광세 7유로(약 1만 원)가 부과된다. 또한,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에어비앤비로 관광객에게 대여하는 단기임대주택도 오는 2028년까지 불허한다는...[본문 중에서]
스페인 정부는 관광세를 도입 및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바르셀로나의 경우 대부분의 방문객이 크루즈로 입국하기 때문에 크루즈 관광세를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크루즈 입항 승객은 1박당 관광세 7유로(약 1만 원)가 부과된다. 또한,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에어비앤비로 관광객에게 대여하는 단기임대주택도 오는 2028년까지 불허한다는...[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글로벌 톡톡] 물밀듯이 밀려드는 해외관광객들로 인해 관광대국 스페인이 진통을 앓고 있다. 한해 8000만 명이 넘는 여행객이 스페인을 방문하면서 현지인이 이용할 주택 및 호텔이 부족해지고 덩달아 임대료와 집값까지 오르고 있다. 관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로 주변 환경은 오염됐고 잦은 소음공해까지 발생하며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이에 스페인 국민들이 거리로 나와 과잉관광, 즉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에 반기를 들고 있다.


관광객 상대로 물총 쏘며 돌아가라”...시민단체 100개 동참


BBC, 유로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몇 달간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마요르카섬과 카나리아 제도 등 주요 관광지에서 과잉관광 항의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110개 이상의 시민단체가 모여 돌아가라(TOURIST GO HOME)”는 피켓을 들고 각 지역의 메인스트리트에서 가두행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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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에서는 시위대 3000여 명이 주요 관광지를 돌며 해외관광객을 향해 물총을 쏘는가 하면, 인기 레스토랑 테라스에 출입금지를 나타내는 테이프를 붙이기도 했다. 이렇게 관광호텔과 식당 입구가 상징적으로 폐쇄되면서 해외방문객들도 눈치를 보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연간 1200만 명이 방문하는 스페인 1위 관광도시다.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에 이은 세 번째 인기 관광지 마요르카섬도 마찬가지다. 통제되지 않은 관광객 규모로 인해 환경파괴와 소음공해는 물론 주택가격까지 오르고 있다. 지난 10년간 마요르카의 부동산 평균 시세는 55% 뛰었다. 수천 명의 주민들이 모여 “(관광객들로 인해)삶의 터전이 무너졌다며 반발하는 이유다. 주민에게 제공될 주택이 관광객에게 제공되면서 가격상승과 공급난이 동시에 발생한 것이다.

지난 4월 카나리아제도에서는 낮은 임금과 주택 부족에 불만을 가진 6만 여명의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관광객이 넘쳐나도 저임금 근로자만 늘어나고 주택의 1/3은 외국인이 소유하면서 생계와 주거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 10년간 카나리아제도의 임대주택 평균 시세는 100% 급등했다. 이와 더불어 관광객들이 투기하는 폐기물로 인해 제도의 생물다양성과 천연자원이 훼손되고 있다.


관광으로 먹고사는 스페인... 관광세가 답일까?


오버투어리즘의 대안으로 스페인 정부는 관광세를 도입 및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바르셀로나의 경우 대부분의 방문객이 크루즈로 입국하기 때문에 크루즈 관광세를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크루즈 입항 승객은 1박당 관광세 7유로(1만 원)가 부과된다. 또한,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에어비앤비로 관광객에게 대여하는 단기임대주택도 오는 2028년까지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참고로 스페인은 지자체별로 관광세 규정이 다르다. 2012년 카탈루냐, 2016년 발레아레스 제도에 각각 도입된 관광세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숙박업소가 관광세를 부과하되 규모나 성급에 따라 세율이 달라지거나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라 세율이 차등 적용되기도 한다. 발렌시아처럼 관광세 도입을 시도하려다 지난해 말 폐지한 지역도 있다.

스페인 통계청(INE)에 따르면, 지난해 스페인을 방문한 해외관광객은 8510만 명으로 전년 대비 18.7% 증가했다. 당해연도 여행객들이 현지에서 소비한 금액은 1080억 유로(163조 원)로 집계됐다. 대형시중은행 BBVA는 관광산업이 스페인 경제성장에 기여한 직·간접적 비중은 71%라고 추산했다. 또한, 소비부문으로 보았을 때 경제성장의 33%가 비거주자인 외국인에게서 창출됐다고 분석했다. 그만큼 관광시장이 스페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한편,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국들은 관광세를 손보거나 다른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경우 지역 민원을 줄이기 위해 관광객의 과도한 파티 행사를 자제시켰고, 관광객 대상 임대주택 수를 제한했다. 그리스 아테네도 관광객으로 인해 주택시장이 교란됐다며 도시 내 임대허용치를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베니스는 운하지역의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일부 대형 크루즈의 입항을 금지했고 최근 성수기 입장료를 시범적으로 인상했다.


한국도 다르지 않다... 제주서 중국인 문제 계속 터져


해외관광객들로 인해 자국민이 피해를 보는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최근 제주도를 방문하는 중국인들이 급증하면서 이에 따른 잡음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제주도의 한 대로변에서 대변을 보는 중국인 아이를 통제하지 않은 보호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성산일출봉에서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버린 관광객, 안내사항에도 불구하고 길거리나 해안가에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는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제주도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제주도는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오버투어리즘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2018년 관련 회의에서 제주도 관광국은 오버투어리즘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비쳤고 도의회는 과잉관광 문제를 지적하며 가이드라인 수립을 강조했다. 이후 유의미한 오버투어리즘 대책은 마련되지 않은 채 외국인 관광객만 늘어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올해 제주도를 방문한 외국인은 2019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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