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표기 실수에도 한국 첫 그랜드슬램 오상욱, 아시아인의 검술, 펜싱과 검도의 차이
![검도의 역사는 일본 헤이안 시대(794-1185)로 거슬러 올라간다. 귀족들의 무예였던 '겐주츠'에서 시작된 이 칼의 예술은, 시대의 변화와 함께 그 모습을 끊임없이 바꿔왔다. 전국시대의 살벌한 전장에서 단련된 검술은 에도 시대의 태평성대를 거치며 심신 수련의 도구로 변모했다. 칼날의 예리함은 그대로 간직한 채...[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407/341684_349736_2640.jpg)
[뉴스워커_스포츠 이슈] 파리 올림픽 개막 후 2일이 지난 28일, 드디어 대한민국의 첫 금메달이 울려 퍼졌다.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 오상욱의 마지막 찌르기가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15-11. 순간 경기장은 태극기 물결로 뒤덮였다. 한국 남자 사브르 선수 최초의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이었다.
물론, 작은 소동도 있었다. 개막식에서 한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국가 표기를 북한으로 잘못 설명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또한 오상욱 선수의 이름이 'Oh Sanguk'이 아닌 'Oh Sangku'으로 잘못 표기되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러한 실수들은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세심하지 못한 준비를 드러내는 동시에, 한국 선수단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반증하는 것이기도 했다.
오상욱의 메달은 사격 공기소총 10m 혼성 박하준과 금지현의 은메달, 수영 남자 400m 자유형 김우민의 동메달에 이은 3번째 메달이요 첫 금이다. 펜싱이 그동안 효자종목인 것을 감안해도 우려가 컸던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그 기우를 해소해 주는 쾌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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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방어를 위한 무술의 겨루기, 귀족의 검에서 올림픽의 꽃으로, 펜싱의 진화
현대 스포츠의 뿌리는 다양하다. 단순한 놀이에서 시작되어 스포츠로 발전한 종목이 있는가 하면, 애초에 전쟁 수행을 위한 무술에서 기원하는 경우도 많다. 복싱, 태권도, 유도, 양궁 등등은 작게는 개인을 지키고 나아가 국가 방위를 수행하는 전쟁 기술이었다. 펜싱 또한 다르지 않다.
영어 어휘 '펜싱(fencing)'은 '검을 휘두르다', '검으로 싸우다'라는 의미의 동사 '펜스(fence)'의 동명사 꼴이다. 이는 울타리를 의미하는 '펜스'와 철자 및 어원이 같으며, 중세 영어(Middle English)의 'fens'에서 유래했다. 이 'fens'는 또 오늘날 '방어'를 의미하는 '디펜스(defense; defence)'의 옛 형태 'defens'에서 파생된 것으로, 본래 의미는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방벽', '방어 설비'라는 뜻이었다. 근세에 들어와 이 '방어 설비'라는 개념에 '검'이라는 요소가 은유적으로 추가되면서, 의미가 180도 바뀌어 방어가 아니라 상대를 공격하는 '검술'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었으며, 이것이 오늘날의 의미에 이르게 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펜싱'이라는 단어도 원래는 전투와 호신을 위한 검술을 의미했으나, 시간이 흐르며 스포츠로서의 펜싱이 등장하게 되자 호신술로서의 펜싱과 규격화된 스포츠로서의 펜싱은 서로의 용어를 공유하게 되었다. 이에 양자를 구분하여 부를 때는 '히스토리컬 펜싱(복원검술)'과 '모던 펜싱(현대검술)'이라고 특별히 칭하기도 한다.
16세기, 결투가 금지되면서 펜싱은 변화의 기로에 섰다. 죽음의 기술에서 기예를 겨루는 운동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는 펜싱을 궁정 문화의 일부로 만들었다. 귀족들은 칼 대신 뻐쟁이(플뢰레)로 기술을 겨뤘다. 이렇듯 펜싱은 유럽 검술, 그중에서도 프랑스 검술을 뿌리에 두고 있다. 프랑스가 종주국이다.
19세기 말, 근대 올림픽이 부활하면서 펜싱은 자연스럽게 정식 종목이 되었다. 펜싱이 올림픽 종목으로 선정된 이유는 명확했다. 이미 규칙과 채점 시스템을 갖춘 '경기'로 발전해 있었고, 유럽 전역에서 널리 행해지고 있어 '국제성'도 갖추고 있었다.
펜싱은 올림픽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1896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현재 올림픽 펜싱은 플뢰레, 에페, 사브르 세 종목으로 나뉘며,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을 포함해 총 12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특히 펜싱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진화해 왔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전기 검을 도입한 이후, 채점의 정확성과 경기의 박진감이 크게 향상되었다. 이는 펜싱이 현대 스포츠로 성공적으로 안착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칼끝에 숨겨진 세 가지 매력, 사브르, 에페, 플뢰레... 헷갈리는 펜싱 종목, 알기 쉬운 펜싱
펜싱은 유럽 검술이고 한국 등 동아시아에서는 올림픽 효자종목의 위상에 비해 생소한 종목이다. 일반 수련자도 적다. 따라서 올림픽에서 나오는 펜싱 종목들에 대한 근본적인 궁금증을 자아낸다. 에페. 플뢰레, 사브르…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르고 경기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알고 보면 더 재밌는 것이 스포츠이다. 사브르, 에페, 플뢰레. 이 세 종목은 각기 다른 역사와 특징을 가지고 있어, 펜싱의 다채로운 매력을 만들어낸다.
이번에 오상욱이 금메달을 딴 사브르는 펜싱 종목 중 가장 역동적이다. 옛 기병대의 무기인 군도(軍刀)에서 유래했다. 사브르의 가장 큰 특징은 찌르기뿐만 아니라 베기도 허용된다는 점이다. 허리 위쪽이 모두 유효 타격 부위다. 동작이 빠르고 격렬해 '펜싱의 권투'라 불린다.
에페는 가장 실전에 가까운 종목이다. 결투용 칼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칼끝으로만 공격할 수 있지만, 온몸이 모두 유효 타격 부위다. 이는 마치 실제 결투를 방불케 한다. 신중하고 계산적인 경기 운영이 특징이다. 박상영 선수가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며 세계를 놀라게 한 종목이기도 하다.
플뢰레는 세 종목 중 가장 우아하다. 귀족들의 실내 연습용 칼에서 시작되었다. 칼끝으로만 찌를 수 있고, 유효 타격 부위도 상체로 제한된다. 공격권과 수비권이 교대로 바뀌는 독특한 룰을 가지고 있어 '펜싱의 체스'라고도 불린다. 기술과 전략이 중요해 가장 두뇌적인 종목으로 평가받는다.
이 세 종목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녔지만, 모두 '칼'이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나왔다. 순간의 판단력, 예리한 집중력,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존중. 이것이 바로 세 종목이 공유하는 펜싱의 정신이다. 세 종목의 다양성은 펜싱을 더욱 풍성하고 매력적인 스포츠로 만들어주고 있다.
같은 칼인데, 우리에게는 펜싱보다 더 익숙한 검도, 그 시작은 일본
검도의 역사는 일본 헤이안 시대(794-1185)로 거슬러 올라간다. 귀족들의 무예였던 '겐주츠'에서 시작된 이 칼의 예술은, 시대의 변화와 함께 그 모습을 끊임없이 바꿔왔다. 전국시대의 살벌한 전장에서 단련된 검술은 에도 시대의 태평성대를 거치며 심신 수련의 도구로 변모했다. 칼날의 예리함은 그대로 간직한 채, 그 목적만을 달리한 것이다.
메이지 시대에 이르러 검도는 또 한 번의 위기와 변화를 겪는다. 서구화의 물결 속에서 전통 무예의 설 자리가 좁아졌지만, 역설적으로 이 시기에 검도는 '국민 교육'의 도구로 새롭게 주목받았다. 1911년, 중학교 체육 과목에 검도가 포함되면서 이 고상한 무예는 대중의 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은 검도에게 또 다른 시련을 안겨주었다. 전쟁의 도구로 전락했다는 오명을 쓰고 잠시 금지되기도 했지만, 1952년 '전일본검도연맹'의 결성과 함께 검도는 부활했다. 이제 검도는 무도이자 스포츠로서 현대적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검도장 많이 다녀' 한국인 다수는 펜싱보다는 '검도'에 익숙, 일제 잔재, 곱지 않은 시선도…
한국에서 검도의 역사는 곡절이 많다. 그 시작은 19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1896년, 경무청에서 경찰 훈련용으로 격검 도구를 구입하고 훈련했다는 기록이 있어 이를 한국 검도의 시작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시기의 검도는 순수한 우리 것이라기보다는 일본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일제강점기 동안 검도는 중학교 체육 종목으로 채택되며 널리 퍼졌다. 하지만 1945년 광복 이후, 검도는 일제의 잔재로 인식되어 한동안 쇠퇴의 길을 걸었다. 이런 암흑기를 거쳐 1953년 대한검도회가 창립되고 대한체육회에 가입하면서 한국 검도는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그러나 검도의 일본 뿌리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한국 검도의 시초에는 일본에서 검도를 배운 사람들의 영향이 컸다. 이 때문에 90년대까지 한국 검도계는 일본과의 연관성을 언급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려 했다. 그러다 90년대 이후 한국형 검도를 주장하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일본 검도와의 차별화를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검도는 여전히 일제 잔재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북한에서는 아예 일제 잔재로 간주해 뿌리 뽑았을 정도다. 그런데도, 한국에서 검도는 펜싱보다 대중에게 더 익숙한 스포츠다. 한국에서 부모들이 자녀들을 태권도장에 보내는 것이 일상화 되어있듯, 검도도 태권도보다는 적을지 모르지만, 많이 접하는 생활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한국 검도 수련 인구는 약 60만명 정도로 추산한다.
현재 한국 검도는 일본 검도와의 차별화를 위해 독자적인 행보를 보인다. 예를 들어, 한국어 타돌 기합 사용, 청백기 사용 등의 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런 시도들이 국제 검도계와의 마찰을 일으키기도 한다.
결국, 검도는 한국 사회에서 복잡한 위치에 놓여 있다. 일제의 잔재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동시에 많은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이런 모순된 상황은 한국 근현대사의 복잡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호신술에서 정신 수련의 도구로… 생활 체육 된 검도,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교육으로
검도는 일본과 한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에서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생활 체육으로 깊이 뿌리내렸다. 이는 검도가 가진 독특한 특성과 동아시아의 문화적 배경이 맞물린 결과다. 호신술에서 출발한 검도는 현대에 이르러 정신 수련의 도구로 진화했다. 이는 '무예도’의 개념, 즉 무예를 통해 심신을 단련하고 인격을 완성한다는 동아시아의 전통적인 무예 철학과 맞닿아 있다.
검도가 주는 교육적 효과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예의와 규율을 배운다. 검도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예의를 중시하며, 엄격한 규율 속에서 수련이 이루어진다. 둘째, 집중력과 판단력을 기른다. 순간적인 판단과 집중력이 승부를 가르는 검도의 특성상, 이러한 능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된다. 셋째, 인내심과 정신력을 단련한다. 고된 훈련 과정을 통해 참을성과 끈기를 기를 수 있다.
이러한 교육적 가치 때문에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검도장에 보낸다. 태권도장에 다녀본 사람도 많지만, 검도도 무시 못 할 정도로 어렸을 때 한 번쯤은 접해본 무술이다. 학업 스트레스로 지친 아이들에게 운동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와 동시에 인성 교육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특히 동아시아의 경쟁적인 교육 환경에서, 검도는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한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더불어 검도는 동아시아의 집단주의 문화와도 잘 맞는다. 개인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단체 연습과 대련을 통해 협동심과 공동체 의식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화합'을 중시하는 동아시아의 문화적 가치관과 일치한다. 검도장에서 이루어지는 집단 수련은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성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론적으로, 검도는 동아시아에서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하나의 교육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전통적인 가치관과 현대적 needs가 맞물려 만들어낸 독특한 문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검도의 군국주의적 색채나 지나친 경쟁 문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검도가 가진 교육적 가치와 문화적 의미는 여전히 크다. 앞으로도 검도가 이러한 가치를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에 맞춰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올림픽 보다는 정신 수련의 도구로 남길 바라는 검도, 종주국도 올림픽 종목화 논란 많아
검도와 펜싱은 둘 다 칼을 다루는 무예지만, 올림픽 종목화에 대한 태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펜싱이 1896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반면, 검도는 아직 올림픽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닌, 두 종목의 본질적 차이와 각 종목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검도는 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에서 단순한 스포츠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많은 수련자들은 검도를 통해 신체적 기술 향상뿐만 아니라 정신적 수양을 추구한다. 이는 검도가 가진 '도'(道)의 개념, 즉 검을 통해 인격을 완성한다는 철학과 맞닿아 있다. 이러한 이유로 검도계, 특히 종주국인 일본에서는 검도의 올림픽 종목화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반면 펜싱은 근대 스포츠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객관적인 전자 채점 시스템을 도입하여 판정의 공정성을 확보했고, 이는 펜싱이 올림픽 종목으로 자리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검도는 여전히 심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는 부분이 크다. 이는 검도가 단순히 상대방을 타격하는 것이 아니라, 공격의 전 과정에서 자세와 정신상태까지 평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검도는 체급 구분 없이 진행되는데, 이는 검도가 단순한 신체적 능력보다는 기술과 정신력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은 검도를 올림픽 종목으로 만드는 데 어려움을 주는 요소 중 하나다. 일부에서는 검도의 올림픽 종목화와 함께 체급 도입을 제안하지만, 일본 전검련을 비롯한 많은 검도인들은 이를 검도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으로 보고 반대한다.
결론적으로, 검도의 올림픽 종목화 문제는 단순히 스포츠의 영역을 넘어 문화와 철학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종주국인 일본을 비롯한 많은 검도인들은 검도가 올림픽 종목이 되기보다는 정신 수련의 도구로 남기를 바라고 있다. 이는 펜싱과 검도가 가진 근본적인 차이를 보여주는 동시에, 스포츠가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칼의 두 얼굴, 펜싱과 검도, 같은 듯 다른 두 검술, 스포츠와 문화의 교차로에서
펜싱과 검도는 모두 칼을 다루는 무예이지만, 그 진화의 과정과 현대 사회에서의 위치는 매우 다르다. 펜싱은 유럽의 귀족 문화에서 시작해 근대 올림픽의 화려한 종목으로 자리 잡았고, 검도는 일본의 무사 정신에서 출발해 동아시아의 정신 수련 도구로 발전했다.
오상욱의 금메달은 단순한 스포츠 승리를 넘어, 아시아인이 서양의 전통 스포츠에서 꾸준히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이는 펜싱이 진정한 글로벌 스포츠로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한국 스포츠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반면 검도는 올림픽 종목화의 길을 걷지 않고 있다. 이는 검도가 가진 철학적, 문화적 가치를 지키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러나 이것이 검도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검도는 현대 사회에서 스포츠 이상의 의미, 즉 교육과 인성 함양의 도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펜싱과 검도는 각자의 방식으로 현대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펜싱은 국제 스포츠로서 문화 교류와 경쟁의 장을 제공하고, 검도는 전통적 가치를 지키며 정신 수양의 길을 제시한다. 두 종목의 차이는 스포츠의 다양성을 보여주며, 동시에 문화의 고유성과 보편성 사이의 균형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올림픽을 시청하는 많은 팬이 펜싱의 우아함에 감격하고는 한다. 현란한 칼끝에서 나오는 움직임은 스포츠를 뛰어넘어 예술로서 보이기도 한다. 반면, 같은 검술인 검도는 펜싱보다는 훨씬 투박하다. 두 검술이 가지고 있는 철학적 기반이 다르다. 칼을 다루는 이 두 예술은, 각자의 방식으로 우리에게 신체적 기량 이상의 것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번 올림픽에서 또 한 가지 즐길 것이 있다면, 그 현란함 너머에 있는 본질적인 아름다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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