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정국 속 정상 외교 실종, 스포츠가 메울 수 있나... 미국이 주목한 태권도의 힘
![트럼프의 태권도 사랑은 단순한 취미나 관심을 넘어선다. 2021년 11월, 그가 자신의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이동섭 국기원장으로부터 명예 9단증을 받은 사실이 화제가 되었다. 그가 이를 자신의 6대 주요 업적 사진 중 하나로 선택했다는 것도 단순한 우연이..[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501/364488_380701_272.jpg)
레이건 이후 40년 만에 실내에서 열리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의사당에서 개최된다. 북극 한파로 인해 의사당 중앙홀(로툰다)에서 진행되는 이번 취임식은 야외에서 진행하는 것보다는 인원 제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다양한 고위급 인사와 손님들이 의회 의사당 내부로 들어올 것"이라고 밝혔다.
정계, 재계 인사들 위주로 구성된 인사들이 취임식으로 향했다. 그중 의외의 인사가 포함되어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동섭 국기원장의 취임식 초청이 그것이다. 국기원장은 취임식 참석을 비롯해 '미국 지부장 MOU 체결식 및 2025년 추진 사업 간담회' 등을 개최하며 태권도를 통한 외교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방미 기간 동안 미국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태권도 명예 단증을 수여하고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한국은 계엄 상황과 대통령 구속이라는 전례 없는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다. 정상급 외교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국제대회 유치와 스포츠산업 투자, 행사 유치 등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황이다. 스포츠계는 스스로 외교적 해법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기원장의 취임식 참석은 태권도라는 한국의 훌륭한 문화 자산이 새로운 외교 채널로서 기능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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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트럼프 2기 재임 동안, 미국은 26 북중미 월드컵과 28 로스엔젤레스 올림픽이라는 굵직한 국제 스포츠대회 2개를 성공적으로 치러야만 한다. 그러나 지난 7일부터 발생한 LA 산불로 인해 해당 지역에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기록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올림픽이 진행될 지역에서, 트럼프는 재난 극복과 LA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모두 이루어야만 하는 막중한 의무를 지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한미동맹, 그리고 두 국가를 이어줄 태권도가 어떤 식으로 기여를 하게 될지가 주목된다.
한류의 원조는 태권도였다, 1950년대부터 시작된 무술 한류의 대장정, 미국도 호응
태권도는 현재 전 세계 213개국에서 약 1억 명 이상이 수련하는 세계적인 무술로 성장했다. 한국태권도진흥재단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이는 20년 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해외에서 태권도를 배우는 외국인의 80% 이상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태권도가 단순한 무술을 넘어 한국 문화의 전령사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태권도의 세계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온 것이 바로 국기원이다. 1972년 설립된 국기원은 태권도를 관장하고 보급하기 위해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특수법인이다. 세계태권도연맹의 모체이기도 한 국기원은 태권도의 기술 연구 및 개발, 승품·승단 심사, 태권도 보급을 위한 각종 교육사업, 태권도 지도자 양성 및 국외 파견 등 태권도의 세계화를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현재 국기원을 이끄는 이동섭 원장은 태권도 9단 그랜드마스터 출신의 정통 태권도인이다.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이기도 한 그는 2021년 1월 국기원장 보궐선거에서 75명의 선거인단 중 55표를 얻어 당선됐다. 특히 그는 국회의원 시절 태권도를 우리나라 국기로 법제화하는 데 앞장선 바 있으며, 취임 이후에는 태권도의 국제적 위상 강화에 주력해 왔다.
특히 국기원 태권도시범단의 활약은 태권도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74년 창단된 시범단은 지금까지 120여개국을 순회하며 시범 공연을 선보였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개회식 공연에 출연했고, 최근에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도 참여하는 등 국가급 행사에서 꾸준히 한국의 위상을 높여왔다.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은 이러한 세계화의 정점을 찍는 순간이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정식종목이 된 이후, 태권도는 한국의 '금메달 제조기'로 불리며 올림픽에서 수많은 메달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메달 획득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태권도가 진정한 의미의 세계 스포츠가 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은 충격적인 '노골드'를 경험했고,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에 그쳤다.
美 전역 1만개 도장의 힘... 교육에서 군사까지, 미국을 사로잡은 태권도의 특별한 가치
미군이 1962년부터 특수부대 훈련에 태권도를 도입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당시 미국은 베트남전을 앞두고 있었고, 아시아 지역에서의 전투를 위한 새로운 전투기술이 필요했다. 그들이 주목한 것이 바로 한국의 태권도였다. 태권도의 강력한 발차기와 빠른 기동성은 실전에서의 효용성을 인정받았고, 현재까지도 미군 훈련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도 그렇지만, 미국에서도 태권도는 특유의 정신과 교육적 가치를 통해 양육기관으로 훌륭하게 기능한다. 뉴욕한국문화원장의 추정에 따르면 2000년대 후반을 기준으로 미국 내 태권도장 수가 1만여 곳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지금은 그 성장세가 살짝 꺾이긴 했지만, 웬만한 대도시는 동네마다 도장이 있을 정도다. 특히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는 미국 사회에서 방과 후 프로그램(After School Program)으로서 태권도장이 갖는 가치는 매우 크다. 자녀들의 체력 단련은 물론, 예의와 규율을 배우는 장소로서 학부모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태권도는 UFC와 같은 종합격투기 무대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앤서니 페티스나 베일 투이바사 같은 태권도 베이스 선수들의 성공은 태권도의 실전성을 입증했다. 특히 태권도 특유의 화려한 발차기 기술은 종합격투기에 새로운 차원의 기술을 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단순한 스포츠나 무술을 넘어, 실전에서도 통하는 강력한 무술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미국의 다문화 사회에서 태권도는 인종과 문화의 장벽을 넘어서는 독특한 역할도 하고 있다. 도장에서는 백인, 흑인, 히스패닉, 아시안 등 모든 인종의 수련생들이 동일한 도복을 입고 수련한다. 서로를 향한 예의와 존중을 기본으로 하는 태권도의 정신은 다문화 사회 미국의 가치관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특히 명예, 존중, 절제와 같은 동양적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학부모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더불어 태권도는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수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남녀 구분 없이 각자의 체력과 능력에 맞는 수련이 가능하다. 이런 포용성은 미국의 '기회의 평등'이라는 가치관과도 잘 부합한다. 실제로 미국 내 태권도 수련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여 현재 약 200만 명을 넘어섰으며, 특히 7-12세 아동의 방과 후 활동 중 상위 5위 안에 들어갈 정도로 대중화되었다.
마지막으로 태권도는 미국 사회에서 하나의 산업으로도 자리 잡았다. 도장 운영을 통한 직접적인 경제 활동은 물론, 도복과 보호구 등 관련 용품 시장도 상당한 규모로 성장했다. 더불어 태권도장들은 지역 사회의 중요한 교육기관이자 커뮤니티 센터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태권도는 미국 사회에서 단순한 동양의 무술이 아닌, 교육과 문화, 산업이 어우러진 종합적인 가치를 지닌 분야로 발전해 왔다.
기업가 출신 트럼프의 눈에 들어온 태권도의 가치... 태권도복 입고 의회 연설?
트럼프의 태권도 사랑은 단순한 취미나 관심을 넘어선다. 2021년 11월, 그가 자신의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이동섭 국기원장으로부터 명예 9단증을 받은 사실이 화제가 되었다. 그가 이를 자신의 6대 주요 업적 사진 중 하나로 선택했다는 것도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트럼프는 ‘다시 당선된다면 태권도복을 입고 의회에서 연설하겠다’고 말했다. 기업가 출신인 트럼프다. 태권도가 주는 나름의 실익과 가치가 없다면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
태권도와의 만남의 중요한 계기는 그의 막내아들 배런 트럼프가 태권도 유단자라는 점이다. 최응길 전 버지니아태권도협회 회장의 증언에 따르면, 배런의 태권도 수련이 트럼프와 태권도의 인연을 맺어준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2m에 달하는 큰 키를 가진 배런은 부친의 선거 유세에 처음으로 등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엄지를 세워 보이며 관중의 함성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는 태권도를 통해 길러진 카리스마의 한 면모라고 볼 수 있다.
트럼프는 골프와 격투기에 많은 관심이 많다. 특히 UFC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작년 6월 UFC302 대회에 참석해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과 함께 선수처럼 입장하기도 했다. 그리고 UFC가 지금의 국제적 위상을 갖기 전, 화이트가 어려워할 시기에 트럼프는 UFC를 지원했다. 트럼프는 뉴저지에 있는 ‘타지마할 카지노’를 내주며 어려웠던 UFC의 재기에 큰 도움이 되었다. UFC와 태권도의 관계는 밀접하다. 많은 UFC 선수가 태권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태권도가 단순한 무술이나 스포츠가 아닌, 실전에서도 통하는 강력한 격투기라는 점을 입증한다.
트럼프의 재임 기간 중에는 26 북중미 월드컵과 28 LA 올림픽이 개최된다. 그는 이미 "LA 올림픽이 사상 최고의 대회가 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모든 방법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안타깝게도 사람들의 통념과는 달리 태권도가 완벽하게 올림픽 정식 종목의 지위를 누린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올림픽 개최국에 따라, 태권도와 겹치는 종목을 대신 투입한다든지,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 종목을 배제한다든지 하는 일은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아니다. 태권도는 미국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스포츠다. 이를 반영하듯 LA 올림픽에서 태권도는 판단 보류 없이 바로 정식 종목에 포함되었다. LA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태권도와 같이 대중적 기반이 탄탄한 종목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임기 막바지를 장식할 이 중요한 국제스포츠 행사를 치러야 하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성공이 절실하다. LA 지역의 대형 재난을 극복하고 적자 없는 올림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팬들의 관심도를 높여야 한다. 가뜩이나 줄어가는 올림픽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관심. 그것을 조금이라도 집중하기 위해서는 태권도와 같은 종목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실용주의 기업가로서 트럼프는 태권도가 가진 경제적 가치도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 내 1만여 개의 태권도장, 200만 명이 넘는 수련 인구, 관련 용품 시장의 규모 등은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한다. 특히 그가 추구하는 ‘위대한 미국’이라는 방향에 맞춰, 태권도는 청소년 교육과 지역 사회 발전에도 기여하는 종합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
마지막으로, 트럼프는 태권도가 가진 문화적 소프트파워의 가치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선에 성공하면 도복을 입고 의회에서 연설하겠다"는 그의 발언은 단순한 농담이 아닌, 태권도를 통한 새로운 형태의 외교를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 실제로 태권도는 한미 양국을 잇는 중요한 문화적 가교 구실을 해왔으며, 단순 무도나 스포츠를 넘어, 교육, 예술, 군사, 산업 등 ‘한류’로서의 소프트파워의 영향력을 전 세계에 전파하고 있다. ‘K’ 시리즈로 대표되는 ‘한류’의 성공, 그리고 그 문화산업에서 오는 엄청난 실익을 보건대, 트럼프에게도 이것과 관련한 구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 외교 멈춘 자리, 태권도가 움직인다... 현 정국에서 할 수 있는 스포츠 외교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과 서부지법 난입 사태 등 한국의 정국은 하루가 다르게 시시각각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는 정치적 혼란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나 산업은 안정적이지 못하다.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은 폭등하는 등 불안정성도 가중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정치적 불안정이 한국의 외교적 역량을 크게 제약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스포츠계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이동섭 국기원장의 트럼프 취임식 참석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40년 만에 실내에서 진행되는 이번 취임식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과 함께 국기원장이 초청받았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국기원장은 취임식 참석을 넘어 미국 상·하원 의원 5명에게 명예 단증을 수여하고, 백악관 앞에서 태권도 축제를 개최하는 등 구체적인 문화 외교 일정도 준비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LA 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태권도를 통한 스포츠 외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기원이 운영하는 태권도시범단의 화려한 퍼포먼스는 격식 있는 각종 국제행사에서도 많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4, 5월 무렵 예정된 백악관 앞 태권도 축제와 7월의 캘리포니아 세계태권도한마당은 LA 올림픽을 앞두고 양국 간 스포츠 협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트럼프는 격투기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와 UFC의 관계는 특별하다. MZ세대의 등장으로 고전 스포츠의 입지와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e스포츠를 비롯한 새로운 종목의 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이에 젊은 세대들의 글로벌 트렌드에 맞출 수 있는 종목의 발굴을 각지에서 노력하고 있다. 최근 들어 IMMAF(International Mixed Martial Arts Federation, 국제종합격투기연맹)의 주도하에 종합 격투기의 정식 종목 채택에 많은 공을 기울이고 있고, UFC는 세계 최대의 종합 격투기 대회로서 미국을 대표한다. IOC도 이것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 종합 격투기에 대한 관심, 그리고 관련 단체가 미약하지만, 최근에는 ZFN 등, UFC와 연계되는 리그가 조금씩 고개를 내밀고 있다. 태권도 자체가 종합 격투기와 동급이 될 수는 없지만, 관련성이 큰 만큼, 한국 종합 격투기 산업의 성장에 있어서도 태권도가 가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태권도는 이미 미국 사회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미군 훈련 프로그램의 일부이자, 200만 명이 넘는 수련 인구를 보유한 대중적 스포츠로서의 위상은 정치적 교착 상태를 뚫을 수 있는 강력한 문화적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는 자국 산업의 성장을 도모해 온 트럼프, 그리고 자국 스포츠 산업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국기원장의 이번 방미는 한국 정부의 공식 외교채널이 제한된 상황에서 민간 외교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다. 백악관의 한국 담당 보좌관과의 면담, 상·하원 의원들과의 교류는 정치적 불안정기에 한미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태권도라는 소프트파워를 통해 한국의 문화적 가치를 전달하고, 이를 통해 현 정국의 위기 상황에서도 양국 관계의 근간을 지켜나갈 수 있는 새로운 외교의 지평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무임승차국? 이제는 문화 수출국... 태권도가 바꿔놓을 한미관계의 새 지평
이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은 한국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한미 관계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와 주한미군 감축 논의 등으로 적잖은 긴장을 겪었다. '부자 나라 한국이 미국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있었고, 이는 현재 국정 공백 상태에 있는 한국에게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태권도는 이런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한국이 미국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가치를 통해 호혜적인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가 추구하는 미국 우선주의, 실용주의 방향과 맞물려, 태권도는 청소년 교육, 지역 사회 발전, 문화 산업 육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미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태권도는 스포츠와 문화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품고 있다. 도복과 보호구 등 장비 시장, 단증 심사, 각종 대회와 공연, 교육 프로그램 등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 여기에 태권도를 매개로 한 한국 문화 콘텐츠의 소비까지 더해지면서, 새로운 한류 산업의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점은 실용주의 기업인 출신 트럼프의 관심을 끌 만하다.
한미 양국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한국은 유례없는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고, 미국은 LA 산불 피해 복구와 올림픽 준비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런 상황이야말로 태권도가 가진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는 때일 것이다. 실용주의를 앞세운 트럼프조차 주목한 태권도의 가치. 어쩌면 우리는 지금, 정치와 외교가 멈춘 자리에서 태권도가 열어갈 새로운 한미관계의 장을 목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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