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야마모토, 김혜성+사사키의 로또 계약, 사치세 논란과 우주 방위대 속 아시아

2025 시즌, 다저스는 1998-2000년 양키스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2연패에 도전한다. '디퍼 논란'과 '사치세 폭탄'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LA의 야구 팬들은 '우주 방위대'의 새로운 도전을 기대하고 있다. 결국 다저스의 실험이 MLB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인지...[본문 중에서]
2025 시즌, 다저스는 1998-2000년 양키스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2연패에 도전한다. '디퍼 논란'과 '사치세 폭탄'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LA의 야구 팬들은 '우주 방위대'의 새로운 도전을 기대하고 있다. 결국 다저스의 실험이 MLB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인지...[본문 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직후 첫 주요 안건으로 LA 산불 대응을 거론한 가운데, LA 다저스가 또 한 번의 대형 영입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다저스는 20일(한국시간) '오타니 킬러'로 불리는 좌완 불펜 투수 태너 스콧과 4년 7200만 달러(약 1045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스콧은 지난해 72경기에 등판해 9승 6패 11홀드 22세이브 평균자책점 1.75의 빼어난 성적을 거둔 투수로, 평균 156km의 강속구를 앞세워 오타니를 상대로 9타수 1안타만을 허용했다.

다저스의 올해 선수단 실제 지급 연봉은 2억 8500만 달러(약 4134억원)에 달하며, 사치세 부과 대상 총연봉은 3억 7500만 달러(약 5441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2위 필라델피아(3억 800만 달러)를 크게 앞서는 수준이다. 특히 다저스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블레이크 스넬, 요시노부 야마모토,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김혜성, 사사키 로키 등을 연이어 영입하며 FA 시장을 싹쓸이했다. 여기에 오타니가 LA 산불 피해 지원을 위해 50만 달러(약 7억3천만 원)를 기부하며 팀의 이미지 제고에도 한몫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오타니, 야마모토, 김혜성, 사사키까지 총 4명의 아시아 선수를 보유하게 됐다. MLB 최초로 50홈런-50도루를 달성한 오타니, NPB 출신 에이스 야마모토, KBO 리그 최고의 2루수 김혜성, 그리고 650만 달러의 '로또 계약'으로 영입한 사사키까지. '지구 방위대'를 넘어 '우주 방위대'로 불리는 다저스호의 2연패 도전에 아시아 선수들이 탑승했다. 현지에서는 "다저스가 지불 유예라는 꼼수로 '새로운 악의 제국'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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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의 대형 산불로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한 가운데 다저스의 공격적인 선수 영입은 지역 사회에서 상반된 시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구단의 과감한 투자는 팀의 경쟁력 강화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동시에 이재민들의 아픔을 외면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오타니의 7억 원 기부를 시작으로 구단 차원의 지역사회 공헌 활동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좌완 불펜 최대어 태너 스콧의 영입은 다저스의 '윈나우' 전략이 정점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스콧은 지난 시즌 왼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 0.132의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으며, 메이저리그 서번트가 측정한 평균 구속도 시속 156km에 달한다. 다저스는 사사키 로키 영입 직후 스콧까지 데려오면서 '돈으로 살 수 있는 건 다 산다'는 비판을 자초했지만, 구단의 강력한 우승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저스의 이번 스토브리그 행보는 1990년대 말 뉴욕 양키스의 '악의 제국' 시절과 비교되고 있다. 하지만 ESPN의 제프 파산 기자는 "양키스도 이 정도로 과감하진 않았다"며 "다저스는 돈과 실력을 모두 갖춘 선수들을 영입하면서도, 오타니-야마모토-김혜성-사사키로 이어지는 아시아 선수단을 구축해 새로운 시장 개척까지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다저스의 선수단은 마치 올스타전 로스터를 보는 듯하다. 프레디 프리먼, 무키 베츠 등 MVP 출신 선수들에 양대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까지 가세했다. 여기에 MLB 역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를 달성한 오타니의 활약까지 더해지면서 공격력은 리그 최강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운드에서도 야마모토, 글래스나우, 스넬로 이어지는 선발진에 스콧이 가세하면서 불펜 약점까지 완벽하게 보완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보여준 다저스의 전략은 단순한 선수 영입을 넘어선다. 구단은 오타니의 계약금 중 98%를 디퍼로 처리하는 등 금융 공학적 접근을 통해 사치세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최강의 전력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MLB.com은 "다저스가 1998-2000년 양키스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2연패에 도전할 만한 팀을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50-50의 사나이, 특급 2루수, 로또 당첨 유망주, 아시아가 쏘아 올린 네 개의 별


MLB 역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를 달성한 오타니는 이제 리그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됐다. 지난해 150경기에서 54홈런 59도루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야구의 새 역사를 쓴 그는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야마모토는 18경기에서 7승 2패 평균자책점 3.00의 성적을 거두며 다저스 선발진의 한 축으로 성장했고,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4경기 2승 무패를 기록하며 '빅게임 피처'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하지만 다저스의 진정한 '다크호스'는 따로 있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주전 2루수로 활약한 김혜성은 지난 시즌 127경기에서 타율 0.326에 90득점, 166안타를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급 2루수로 자리매김했다. 브랜든 고메스 다저스 단장은 "지난해 3월 팀 코리아와의 경기에서 김혜성의 폭발적인 주루와 수비 능력이 인상적이었다"며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다저스는 김혜성 영입 직후 개빈 럭스를 신시내티로 트레이드하며 그에 대한 강한 믿음을 보여줬다.

진정한 '로또'는 사사키 로키다. 일본 프로야구 최연소 퍼펙트게임의 주인공인 사사키를 다저스는 단돈 650만 달러에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25세 미만 선수 규정을 활용한 이번 계약은 MLB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저스가 또 한 번의 잭팟을 터뜨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시즌 18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2.35의 성적을 올린 사사키는, MLB.com으로부터 "다저스의 미래 10년을 좌우할 영입"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들의 합류로 다저스는 단순한 전력 보강을 넘어선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KBO 최고의 2루수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한국 야구의 위상을 보여줄 시험대가 될 것이며, 사사키의 영입은 다저스의 젊은 피 수혈이라는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MLB 현지 매체들은 "다저스가 현재의 전력과 미래의 잠재력을 동시에 잡았다"며 "김혜성과 사사키는 금액 대비 가치가 가장 뛰어난 영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게다가 사사키가 다저스의 투수 육성 시스템과 만나면서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 낼지도 큰 관심사다.


'피위 리즈-재키 로빈슨' 이을까? 베츠-김혜성 키스톤 콤비의 실험


다저스의 2025시즌 가장 흥미로운 변화는 무키 베츠와 김혜성의 새로운 키스톤 콤비다. 베츠는 2024시즌 유격수로 전환을 시도했다가 6월 손목 부상으로 우익수로 복귀한 바 있다. 하지만 구단은 2025시즌을 앞두고 다시 베츠의 유격수 기용을 확정했다. MLB 네트워크는 "베츠의 유격수 전환이 다저스의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카드"라며 "김혜성의 영입으로 이 실험이 더욱 흥미진진해졌다"고 평가했다.

베츠-김혜성 조합의 가장 큰 장점은 수비 범위다. 베츠는 우익수 시절부터 리그 최고의 수비 범위를 자랑했고, 김혜성 역시 KBO에서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줬다. MLB 스카우트들은 "두 선수가 만들어 낼 수 있는 수비 시프트의 다양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다저스의 내야 시프트 전략이 김혜성의 멀티플레이어적 재능과 만나면서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된다.

공격적인 면에서도 이 조합은 매력적이다. 베츠는 지난해 타율 0.307, 39홈런의 강타자이며, 김혜성은 KBO에서 보여준 0.326의 타율과 90득점이 증명하듯 톱타자로서의 자질을 갖췄다. ESPN의 데이비드 슈멜처 기자는 "베츠의 영입 당시와 비슷하게, 다저스는 김혜성의 타격 능력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팬그래프닷컴의 성적 예측 시스템 '스티머'는 김혜성이 94경기 326타수 91안타 타율 0.279 5홈런 35타점 41득점 14도루 OPS 0.698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이 실험이 성공하기 위해선 베츠의 유격수 적응이 관건이다. 다저스의 내야 수비 코치 대니 레먼은 "베츠는 이미 지난해 유격수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오프시즌 내내 유격수 포지션 훈련에 매진하고 있고, 김혜성과의 호흡도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맞춰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혜성은 KBO에서 유격수로도 활약한 경험이 있어, 필요시 두 선수의 포지션 체인지도 가능하다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팀의 전신인 브루클린 다저스 시절부터 '피위 리즈-재키 로빈슨' 콤비로 대표되는 강력한 키스톤 콤비 전통을 가진 다저스다. ESPN은 "베츠-김혜성 콤비가 성공한다면, 이는 단순한 내야진 구성을 넘어 다저스의 새로운 전통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두 선수의 케미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2025시즌 다저스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럭스도 느낀 압박감, 11번의 의미부터 NASA급 데이터까지... 다저스가 선수를 키우는 법


등번호 하나로도 다저스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다. 사사키 로키가 일본에서 사용하던 17번은 이미 오타니의 등번호다. WBC에서 착용했던 14번은 길 호지스의 영구결번이다. 결국 다저스는 사사키를 위해 로하스의 11번을 72번으로 교체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일본 언론들은 "11번이 다르빗슈 유가 일본 시절부터 고수했던 번호이자, 오타니가 니혼햄에서 물려받았던 의미 있는 번호"라며 다저스의 섬세한 배려를 높이 평가했다.

이러한 세심함은 다저스가 쌓아온 노하우다. 1995년 노모 히데오를 시작으로 다저스는 아시아 선수들과 오랜 인연을 이어왔다. 특히 구단은 선수들의 적응을 위해 전담 통역은 물론, 현지 음식점 정보부터 자녀들의 학교 문제까지 꼼꼼하게 챙긴다. MLB.com의 켄 거닉 기자는 "다저스는 단순히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가족까지 함께 영입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저스에서 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신시내티로 트레이드된 개빈 럭스는 "모든 것이 현미경으로 관찰되는 듯한 압박감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다저스는 경기 데이터 분석에 있어 리그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선수들의 세세한 동작까지 분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ESPN은 "다저스의 데이터 분석팀은 NASA의 연구소를 연상시킨다"며 "때로는 이러한 철저한 분석이 선수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다저스가 선수들의 '드림팀'으로 꼽히는 이유가 있다. 구단은 압박감을 덜어주기 위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문화를 만들어왔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우리는 선수들에게 완벽함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 선수들을 위해서는 일본인 트레이너와 한국인 코치를 영입하는 등 선수들이 편안하게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LA 타임즈의 빌 플렁켓 기자는 "다저스는 마치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처럼 데이터에 강하면서도, 가족 같은 문화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1조 5천억 디퍼의 마법사 다저스, MLB의 새로운 '악의 제국'되나?


MLB의 사치세는 연봉 총액이 2억 4100만 달러(약 3521억원)를 넘어설 경우 부과되는 일종의 '부자구단 규제책'이다. 그러나 다저스는 디퍼(지불 유예)라는 금융공학적 해법으로 이를 교묘히 피해가고 있다. 오타니의 10년 7억 달러 계약금 중 98%인 6억 8000만 달러를 디퍼로 처리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영입한 스콧의 계약금 7200만 달러 중 2100만 달러도 같은 방식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다저스의 디퍼 금액만 10억 4600만 달러(약 1조 5158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다저스의 디퍼 활용은 MLB만의 독특한 연봉 시스템에서 비롯된다. NPB는 구단당 연봉 총액을 제한하는 동시에 외국인 선수 보유 수를 제한하여 극단적인 전력 격차를 방지한다. 실제로 NPB는 구단당 외국인 선수를 4명으로 제한하고, 이 중 동시 출장은 3명까지만 허용한다. KBO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제와 계약금 제한까지 두고 있다. 총 연봉 100만 달러 이내, 계약금 20만 달러 이내라는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이다.

반면 MLB는 사치세라는 간접적인 규제만 있어 다저스와 같은 부유한 구단들이 창의적인 방법으로 이를 우회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디퍼는 화폐의 시간적 가치를 활용한 금융공학의 결정판이다. MLB 사무국은 디퍼 계약에 대해 '할인율'을 적용하는데, 다저스는 이를 통해 현재의 사치세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다. ESPN의 제프 파산 기자는 "메츠의 스티브 코헨 구단주는 최소한 디퍼 없이 정직하게 사치세를 내고 있지만, 다저스는 규정의 허점을 파고들어 더 큰 전력 격차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다저스의 행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MLB 트레이드 루머스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팬들의 66%가 샐러리캡 도입에 찬성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약 49%의 팬들이 "2027시즌이 취소되더라도 샐러리캡은 도입되어야 한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현재의 사치세 제도로는 디퍼를 활용하는 부유한 구단들의 전력 강화를 막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다저스의 이러한 행보는 MLB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현재 3억 달러(4200억원) 이상의 연봉을 지출하는 팀은 다저스와 양키스뿐이지만, 다저스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디퍼를 통해 사실상 5000억원이 넘는 연봉을 운용하고 있다. MLB.com의 마크 파인샌드 기자는 "1990년대 말 양키스의 '악의 제국' 시절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다저스가 만들어 가는 '초격차'는 리그의 경쟁 구도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다저스의 실험은 계속될 전망이다. 구단은 오타니, 야마모토, 김혜성, 사사키로 이어지는 아시아 4인방을 영입하며 경기장 안팎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김혜성과 사사키의 영입은 단순한 선수 보강을 넘어 미래에 대한 투자로 평가받는다. LA 타임즈는 "다저스가 돈으로 현재를 사들이는 동시에, 젊은 피 수혈로 미래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5 시즌, 다저스는 1998-2000년 양키스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2연패에 도전한다. '디퍼 논란'과 '사치세 폭탄'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LA의 야구 팬들은 '우주 방위대'의 새로운 도전을 기대하고 있다. 결국 다저스의 실험이 MLB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인지, 아니면 리그의 균형을 깨뜨리는 계기가 될 것인지는 시간이 답해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다저스가 만들어 가는 2025년의 실험이 메이저리그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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