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점유율 80% 이상인 네스프레소 불참

지난해 11월 우정사업본부(우체국)가 도입한 캡슐커피 재활용 사업이 시행 100일이 넘은 가운데 성과가 미비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에 자발적 참여가 아니라 강제적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최근 몇 년 사이 원두 가격이 크게 올라 커피 가격 또한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선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마실 수 있는 캡슐커피가 유행 중이다. 커피머신만 구매하면 가정이나 회사에서 쉽게 내려 마실 수 있고 캡슐 하나당 가격 또한 저렴한 편이라 인기가 뜨겁다.  

소비자들의 지속된 관심의 결과 지난해 국내 캡슐커피 시장 규모는 4000억원이 넘었다. 80% 이상을 네스프레소가 점유했고 동서식품 카누나 일리가 뒤따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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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슐커피는 간편하고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확실한 단점이 있다. 바로 캡슐의 처리 문제다. 알루미늄 캡슐 안에 커피 찌꺼기가 담겨 재활용이 어렵다. 이에 제조사가 제공하는 전용 회수 봉투에 담아 직접 업체에 반납하거나 일부 주택 단지의 경우 수거함이 따로 있는 등 번거롭다.

캡슐커피를 일반쓰레기로 버리는 소비자가 늘자, 제조업체와 환경부는 고심에 빠졌다. 현행법상 용량이 적은 캡슐커피는 재활용 의무대상 포장재 중 분리배출 표시 예외 품목이어서 마땅한 법적 규제가 없다.

결국 환경부는 우정사업본부와 협약을 맺고 지난해 11월 우체국 캡슐커피 회수 사업에 나섰다. 이 사업은 소비자가 사용한 캡슐커피를 우체통에 넣으면 집배원이 재활용 업체로 옮겨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다만 캡슐커피 시장에 불과 2년 전 뛰어든 동서식품밖에 참여하지 않았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우체국 사업 이전에도 원래 자체적으로 캡슐커피를 수거하고 있었다”며 “지난해 말 환경부와 우정사업본부와 협약을 맺고 사업에 참여했으며,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카누 바리스타 머신 [사진=동서식품 제공]
카누 바리스타 머신 [사진=동서식품 제공]

시장 점유율 80% 넘는 네스프레소가 해당 사업에 불참하면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실제 지난달 말까지 우체국 캡슐커피 회수 건수는 410건에 불과했다.

이러한 지적에 네스프레소 관계자는 "네스프레소는 자체적인 재활용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며 "소비자들이 캡슐커피를 더욱 편리하게 재활용할 수 있도록 우정사업본부, 환경부와의 협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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