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매체 예상 순위표 최하위, 해볼 만했던 마멜로디전 패배에 팬들 분노, 유리멘탈 김판곤에 팀 운명 걸린 울산의 웃픈 현실

클럽 월드컵 개막 전부터 울산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혹했다. 중계사 DAZN,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 축구 통계 플랫폼 옵타까지, 3대 매체가 꼽은 이번 대회 32개 팀 파워랭킹에서 울산은 공통으로 하위권, 심지어 꼴찌에 이름을...[본문 중에서]
클럽 월드컵 개막 전부터 울산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혹했다. 중계사 DAZN,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 축구 통계 플랫폼 옵타까지, 3대 매체가 꼽은 이번 대회 32개 팀 파워랭킹에서 울산은 공통으로 하위권, 심지어 꼴찌에 이름을...[본문 중에서]

징하게도 안 풀리는 울산의 국제전이다. FIFA 클럽 월드컵 F조에서 울산은 마멜로디를 만나 0-1로 패하며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상황이 이러니 올해 울산 팬들의 마음은 그야말로 뒤죽박죽이다. “김판곤 O.U.T!” “경기력, 성적 처참할 때도 팬들은 굿즈 사고, ·원정 안 가리고 박수 쳤다. 근데 너네는? 클럽 월드컵까지 시원하게 말아먹냐?” “감독이고 프런트고 다 나가야 한다. 이제는 유니폼 입고 응원하는 내 자신이 환멸난다.” “이 팀은 이기기 위해 준비하는 감독이 필요하다. 지금은 비기려고만 한다등등 분노의 감정이 울산 자유게시판을 뒤덮었다. K리그 3연패라는 자부심으로 버텨온 팬들이자, 국제 무대에서 생존한 유일한 K리그팀의 자존심을 걸었던 경기였다. 이날 패배로 울산은 클럽 월드컵 통산 55패를 기록하며 실력 차이를 체감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더더욱 허탈하다. 피파가 대회 역사상 가장 큰 상금을 걸고 32개국 체제의 클럽 월드컵을 출범시켰다. 참가만 해도 140억 원, 1승이면 28억 원, 비겨도 14억 원, 16강 진출 시 100억 원이 넘는다. 만약 울산이 16강에 진출한다면, 2105만 달러(308억원), 즉 한 해 구단 예산에 가까운 금액을 얻어올 수 있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였다. 무엇보다 이번엔 대진 운도 따랐다. 브라질의 플루미넨시와 독일 도르트문트는 물론 강하지만, 지난 대회보다는 덜하며, 남아공의 마멜로디 선다운스만큼은 울산이 객관적 전력상 충분히 싸워볼 만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3개 매체 예상 순위 모두 꼴찌급으로 찍힌 울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네... 아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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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월드컵 개막 전부터 울산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혹했다. 중계사 DAZN,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 축구 통계 플랫폼 옵타까지, 3대 매체가 꼽은 이번 대회 32개 팀 파워랭킹에서 울산은 공통으로 하위권, 심지어 꼴찌에 이름을 올렸다. 포트 3에 배정됐던 팀임에도, 디애슬레틱은 31, DAZN32, 옵타는 30. 같은 F조의 마멜로디 선다운스는 울산보다 한두 단계 더 높은 26~29위권에 자리했다.

이처럼 울산이 혹독하게 저평가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2012, 2020년 두 번의 클럽 월드컵에서 모두 2패씩을 당해 전패 기록을 이어왔고, 지난 2024-25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리그 스테이지 7경기에서 16패로 조기 탈락하는 등, 국제전 성적이 늘 기대에 못 미쳤다. 결국 이번 대회 F1차전에서도 울산은 마멜로디에 패하며 1경기 001, 득점 0, 실점 1, 승점 0점으로 조 꼴찌에 머물렀다. 반면 마멜로디가 1, 도르트문트와 플루미넨시가 각각 무승부로 2, 3위를 차지했다. ‘국내용 호랑이, 국제전에서는 종이호랑이라는 자조가 더 이상 농담이 아니게 됐다.

다즌, 디애슬레틱, 옵타의 FIFA 클럽 월드컵 예상 순위 / DAZN, The Athletic, Opta/정리_뉴스워커
다즌, 디애슬레틱, 옵타의 FIFA 클럽 월드컵 예상 순위 / DAZN, The Athletic, Opta/정리_뉴스워커

승패 예측은 해볼 만했다’ But 기록은 처참, 남은 두 경기는 넘사벽, 또 전패 예약?


마멜로디 선다운스와의 1차전은 울산이 현실적으로 승점을 노려볼 수 있었던 유일한 경기였을 것으로 보인다.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경기 전 해외 팬 투표에서도 울산의 승률은 21.7%, 무승부 확률이 58.7%, 마멜로디 승리 예측이 19.6%에 달하며 근소하게 울산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였다. 울산을 응원하는 국내팬들과는 다르게 해외의 시각에서는 적어도 지지는 않겠다는 기대를 품고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달랐다. 울산은 32%의 점유율, 322번의 패스 시도에 그치며, 마멜로디의 68% 점유율, 716번의 패스에 크게 밀렸다. 슈팅 수는 914, 기대 득점(xG)1.021.36으로 큰 차이는 아니었지만, 결정적인 찬스에서는 번번이 마무리에 실패했다. 울산에서 기대 득점이 제일 높았던 라카바가 0.41, 마멜로디에서 골을 기록한 레이너스의 기대 득점은 0.24로 울산은 넣어야 할 골을 못 넣었고 마멜로디는 어려운 골을 성공시켰다. 그나마 에릭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마멜로디의 기대 득점과 기대 도움이 더 골고루 높게 분포했다. 결과적으로 울산은 유일하게 비벼볼 만한 경기에서조차 공격다운 공격을 보여주지 못한 채 0-1로 패했다.

더 답답한 건 남은 두 경기다. 울산은 이제 브라질의 플루미넨시, 독일의 도르트문트와 차례로 맞붙는다. 트랜스퍼마크트 기준으로 보면 플루미넨시는 8265만 유로, 도르트문트는 47790만 유로에 달하는 팀 가치로 울산(1505만 유로)을 압도한다. 팬 승패 투표 역시 플루미넨시전은 플루미넨시 승 93.8%, 울산 승 0%, 도르트문트전은 도르트문트 승 100%, 울산 승 0%. 객관적 격차에 더해 대다수 팬의 생각 또한, 울산이 2, 3차 전에서 승리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결국 이대로라면 울산은 클럽 월드컵 전적 77패라는 참담한 기록을 남기며, 지난 아챔에서부터 이어진 국제전 부진으로 팀 내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클럽 월드컵 F조 2, 3차전 팀별 가치 비교 & 팬 투표 승리 예측 / 트랜스퍼마크트/정리_뉴스워커
클럽 월드컵 F조 2, 3차전 팀별 가치 비교 & 팬 투표 승리 예측 / 트랜스퍼마크트/정리_뉴스워커

리그 우승도 장담 못 하는 울산, 가장 걱정해야 하는 것이 감독 멘탈인 웃픈 현실


K리그가 반환점을 돈 지금, 울산의 현실은 명확하다. 19라운드 기준 울산은 승점 29점으로 4위에 올라와 있다. 전북이 41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대전이 33점으로 2, 김천이 같은 승점 29(3), 포항 역시 29(5)로 울산과 동률이다. 울산이 아직 상위권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1위 전북과는 어느새 12점 차이로 벌어졌다. 심지어 득점(23), 실점(19), 득실차(4) 역시 과거에 비해 특별히 두드러지지 않는다. 최근 몇 년간 K리그를 지배했던 패왕의 위상은 이제 단지 치열한 박스권에 속한 팀으로 위축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가장 불안한 변수는 김판곤 감독의 멘탈이다. 팬들은 김판곤 감독의 자진 사퇴를 외치고 있다. 시즌 도중 감독 교체는 미지수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김판곤 감독 본인의 멘탈이다. 특히 지난 4, 리그 4경기 무승이 이어지던 시기 홈팬들의 야유가 쏟아지자, 김판곤 감독은 외부 압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팬들의 실망을 외부적 요인으로 돌리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 밖에도 경기 결과에 대한 책임보다는 팬 여론을 불편해하거나, 거친 표현으로 팬심을 더 식게 만드는 모습이 반복됐다. 안 그래도 팬들 사이에서는 김판곤 감독의 유리멘탈을 비꼬는 시선이 많다. 이는 선수단 전체에도 불안감을 전염시킨다.


아시아 강호, K리그 최강팀으로서 대표해서 나간 자존심의 손상은 안타깝지만, 클럽 월드컵에서 전패를 당한 것은 국제적 격차를 넘을 수 없는 현실이라고 받아들이고 인정하면 된다. 문제는 그 이후이다. 클럽 월드컵이 끝나고 국내로 다시 돌아오면, 더욱더 많은 팬의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여기에 흥분해 감독의 멘탈이 완전히 바스러져 가루가 된다면, 분위기는 수습 불가일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 시즌에서 울산은 진짜 사공 잃은 배신세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K리그 3연패 최강팀의 운명이 고작 감독의 멘탈에 달린 이 상황이 웃프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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