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도중 퇴단 후 최강야구 行은 선 넘어 vs 한국 야구 발전 도모할 기회
![일각에서는 솔직하지 못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면, ‘거기 나올 만한 선수들은 대부분 현역 시절 거액의 몸값을 받았던 스타 출신’이라는 것이죠. 현재 최강야구 시즌4의 라인업을 살펴보면 그럴 만도...[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507/386160_409887_3525.jpg)
폭염이 극성인데, 야구계를 더욱 뜨겁게 달군 이슈가 6월 말에 있었습니다. 지난 27일, 이종범 전 KT 코치의 퇴단 및 JTBC 예능프로인 ‘최강야구’ 감독 수락이 그것입니다.
이어 8일에는 야구 해설위원 장성호가 최강야구 수석코치로 합류했습니다. 장성호는 KBO 통산 2064경기, 타율 0296, 211홈런, 일명 ‘장스나’라는 별명으로 활약했던 대표적인 좌타자입니다. 해태 시절부터 함께 필드를 누빈 장성호의 합류로 이종범의 행보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종범이 누구인가? 모두가 알고 있는 한국 야구의 레전드, ‘바람의 아들’, 야구의 대를 이은 이정후 아빠. 선동열에 이은 KIA 타이거즈의 두 번째 영구 결번. 그러나 이런 그에게도 채워지지 못한 결핍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감독’이라는 두 글자. 코치 생활만 10년, 22시즌에는 LG 트윈스 2군 감독을 맡긴 했지만, 만족하진 못했을 것입니다. 이 상황을 바라보는 여론의 시각은 어떨까요?
나는 반댈세! 시즌 중 프로팀을 탈주하고 간다는 곳이 예능이라니... 무엇이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한 일?
이종범의 행보를 비판하는 측에서 가장 문제시 삼는 부분은 역시 시즌 중 퇴단입니다. 도의적 문제라는 것이죠. 전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은 건강 또는 경기력 문제 등, 피치 못할 사정이 고려됩니다. 8일 기준, KT의 순위는 43승 3무 40패 86경기로 6위. 1위인 한화와 6.5 게임 차는 그렇다 치고 5위 SSG와의 격차는 거의 없고 2위 롯데가 3.5 게임 차, 포스트시즌 진출권 경쟁이 치열합니다. 이 긴박한 상황에 예능이라니...
이종범은 23시즌을 끝으로 미국 연수를 갔다 와 작년 10월, KT 코치로 합류하였습니다. 한 시즌도 채우지 못하고 바람처럼 사라졌습니다. 배신감을 느끼는 이들도 적잖아 보입니다.
예능 행 목적의 당위성도 비판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종범은 지난 30일, 인터뷰를 통해 ‘예능으로 야구 저변을 넓히고, 은퇴 선수들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최강야구가 유소년 야구 등 아마 야구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고 말했습니다. 전국 고교 졸업 예정 야구 선수 중, KBO에 지명받는 인원이 보통 10% 안팎, 그리고 프로에 입단해도 3년 안에 중도하차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명분은 훌륭합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솔직하지 못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면, ‘거기 나올 만한 선수들은 대부분 현역 시절 거액의 몸값을 받았던 스타 출신’이라는 것이죠. 현재 최강야구 시즌4의 라인업을 살펴보면 그럴 만도 합니다. 이종범을 포함, 심수창, 김태균, 윤석민, 이대형, 오주원, 나지완, 이학주, 윤길현, 윤희상, 이현승, 오현택, 문성현, 나주환, 권혁, 강민국, 최진행, 허도환, 조용호, 그리고 장성호까지 모두 프로선수 출신입니다. 시청률과도 관련이 있겠죠. 아쉽게도 아마추어 선수들의 합류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예능이 어때서... 프로만 야구냐? 선수보다 못한 코치 처우, 야구 저변 확대 기여 바람직
이종범의 선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KBO는 인기가 날로 상승하여 2024시즌에는 사상 처음으로 1천만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러나 은퇴하는 선수들의 진로는 희망적이지 못합니다. 그들이 갈 수 있는 자리라고는 고작 코치-감독 루트, 또는 해설위원 정도. 매년 2~30명의 선수들이 은퇴하는 것을 감안하면 코치 자리는 제한적이고 해설위원도 명성에 크게 좌우됩니다. 팀당 1군 코치진 10명 내외, 2군까지 해도 20명 정도가 전부이고 된다고 해도 선수 시절 받던 금액보다는 현저히 낮습니다.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기아 출신 이범석의 근황이 이런 어려움을 잘 보여줍니다. 한때 KBO를 누볐던 그가 현재는 트럭 운전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에 많은 팬들이 안타까워했습니다.
최강야구가 붐을 일으키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진 것은 사실입니다. 예능 진출이라는 또 하나의 길이 생긴 것입니다. 심지어 최강야구에 출연했다가 얻은 인기를 토대로 다시 프로무대에 진입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국민타자 이승엽이었죠. 감독직과 인연이 없었던 이승엽은 최강야구 1기 감독으로 활동 도중 두산의 공식 감독으로 선임되었습니다. 코치로 함께 부임한 정수성의 사례까지 더해지며 ‘취업 맛집’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프로야구와 단절된 세계라고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야구 저변 확대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스포츠는 일반적으로 남성의 관심이 높은 분야입니다. 최강야구가 방영되면서 냉정하고 딱딱한 내용이 아닌, 인간미를 통해 조금 더 야구로의 접근을 쉽게 한 측면도 존재합니다. 선수 개인이 브랜딩 되었고 그 결과로 야구에 큰 관심이 없던 2030 여성팬들을 끌어안았습니다. MZ세대의 콘텐츠 소비 패턴의 변화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이종범의 선택은 ‘자유’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커뮤니티의 한 팬은 “50 넘은 야신 이종범이 1루 코치라... 왜 창피하게 만들었을까요?”라며 입장을 공감했습니다. 이미 다른 코치들이 있었고 이강철 감독도 ‘큰 문제는 없다’고 말한 상황에서 그의 행보를 꼬집어 비난해야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팀 내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외부인은 잘 모를 수도 있겠습니다.
‘욕먹을 각오’했다던 이종범. ‘코치’가 아닌, ‘감독’으로 불러줘야 할까?
이종범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든, 그렇지 않든 이종범이 ‘감독’ 자리를 갈망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고 결국 최강야구의 ‘감독’이 되었습니다. 훌륭한 지도자로 마침표를 찍는 것은 대다수 선수들의 희망입니다. 아쉬울 것 없었던 이종범의 단 하나의 결핍이 지금의 선택으로 이끈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것과는 별개로 이 결단의 명암은 분명한 듯합니다. 우리는 그의 결정을 존중해야 할까요? 그를 더 이상 ‘코치’가 아닌 ‘감독’으로 불러야 할까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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