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도 A매치, 홍명보호 2기의 첫 상위 랭킹 상대, 삿포로 참사, 또다시 역적 될까?
![홍명보 감독 개인에게도 이 경기는 중요하다. 가뜩이나 선임 과정에서의 논란과 경기력 문제로 국내 팬들의 제대로 된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벤투호에서의 두 번의 한일전 참패는 한국 축구의 전술적 완성과 외국인 감독의 특수성으로 인한...[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507/386667_410611_3442.jpg)
2025 EAFF E-1 풋볼 챔피언십(일명 동아시안컵)이 한창인 가운데, 이 대회의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한일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전초전인 13일 여자 축구 한일전은 양국의 격차에도 불구하고 1-1 무승부로 선방했다. 이제 시선은 남자부로 향한다. 경기는 15일 저녁 19시 24분에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진행된다.
한편, 이 대회의 존속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목소리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12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렸던 일본과 중국과의 경기 관중 수는 1,661명에 불과했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아넥스는 “지난 8일 홍콩전 관객 수는 687명에 불과했다”면서 흥행 참패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전달했다. 이는 개최국 경기도 다르지 않아 7일 한중전 관객수는 4,426명으로 저조했다.
이해는 간다. 더운 여름에 월드컵도 아니요, 인기 있는 주요 유럽파 선수들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참가국의 저변이 넓은 것도 아니다. 예산 문제로 VAR 도입도 불가능해 골 취소, 대놓고 쿵푸축구 등의 논란으로 번지기도 했다.
그래도 명색이 한일전이다. 13일 21시 기준, 대한축구협회(KFA)의 용인미르스타디움 한일전 예매 현황을 보면, 총 37,155석 가운데, 남아 있는 티켓은 18,785석으로 현재까지 50%가 넘는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앞선 경기들이 세 자릿수를 넘지 못한 반면, 절반은 일단 깔고 가는 분위기다.
계륵 같은 한일전, “일본에 패하면 대한해협에 뛰어들어라!” 졌잘싸 안 통한다
역사상 최초의 한일전은 1945년 광복 이후, 54년에 있었던 스위스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이었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출정식을 하는 대표팀에게 “일본에 패배하면 고국으로 돌아오지 말고 대한해협에 뛰어들어라”라고 일갈했을 정도로 살벌한 분위기였다. 이것이 먹혔는지 당시 대표팀은 5-1로 압승하고 대한민국 최초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 해방된 지 10년, 35년간의 식민 지배를 당했던 서러움을 한일전으로 풀어내면서 민족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것에 환호를 보냈다.
이후 현재까지 한일전 역대 전적은 81전 42승 23무 16패로 한국이 우세다. 80년대까지만 해도 한일전은 한국이 좀 더 우세했지만, 최근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A매치 기준, 직전 한일전인 21년 친선전과 22년 동아시안컵에서 연속 0-3으로 굴욕적인 참패를 당했다. 모두 벤투호에서 발생했다. 특히 21년 친선전은 ‘요코하마 참사’라고도 불리며 한일전에 대한 국민적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승리가 아닌 전술 실험에 매진한 실패였다고 볼 수 있다. 국민적 분노가 들끓었다.
이때 패배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는지 경기가 끝난 3월 26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명의로 사과문까지 올라왔다. 22년 동아시안컵 참패 때에는 일본 네티즌으로부터 ‘앞으로 최소한 10년은 일본에 미치지 못할 것 같다’는 조롱이나 받았다. 지금은 ‘벤버지’라고 불리며 한국 축구사상 성공한 감독 반열에 오른 벤투지만, 가볍게 생각했다가 엄청난 대가를 지불한 셈이다. 즉, 한일전에 ‘졌잘싸’ 따위는 없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그래야 본전이다.
동아시안컵도 엄연한 A매치, 만약 진다면? 월드컵 본선 2포트 가능성이 멀어진다
엄연한 공식 A매치이다. 이 말은 FIFA 랭킹 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한일전 승리는 대회 우승과 동시에 월드컵 조 추첨 2포트에 들어갈 수 있느냐를 결정한다. 7월 10일 발표된 FIFA 랭킹을 보면, 한국은 현재 1587.08점 23위로 2포트 가능성 끝자락인 23위에 간신히 걸려있다. 똑같이 본선에 진출한 호주가 바짝 그 뒤를 추격하고 있고, 22위인 오스트리아가 바로 앞단에 위치한다. 21위인 덴마크가 오스트리아와 딱 20점 차이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앞뒤 단의 점수 차는 그리 많지 않다.

오스트리아를 앞지르고 22위로 올라갈 수도, 호주에 뒤처져 24위로 떨어질 수도 있음을 뜻한다. 만약 한국이 이번 한일전에서 승리하면 11일 홍콩전과 승리와 더불어 포인트 2.76점을 추가 획득, 오스트리아를 제치고 22위로 올라갈 수 있다. 이 대회 이후 있을 평가전 등도 FIFA 랭킹 산정에 도움을 주겠지만, 친선전이라 큰 영향을 주기는 힘들다.
2포트의 골든 순위는 23위로 만약 22위로 진입하고 유지하면, 2포트에 진입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2포트에 들어간다면 톱 시드에서 아쉽게 2포트로 밀려난 독일, 우루과이, 크로아티아, 모로코 등 8강 이상 잠재력을 가진 강팀을 확정적으로 피할 수 있어 한국의 16강 이상 토너먼트 진출에 더 유리하다. 일본 또한 지난 랭킹보다 2단계나 떨어졌기에 한국을 제물로 여기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역적 취급은 덤, 리그 자존심 걸린 대회, 진다면 잃어야 하는 것들
한편으로는 유럽파 차출 없이 순수 국내파만으로 진행되는 대회이다. 이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라 결국 K리그 vs J리그의 자존심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홍명보 감독이 부임 후 지금까지 한국보다 높은 FIFA 랭킹의 국가를 상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은 유럽파 차출 논란 끝에 2군에도 못 미치는 4군 정도의 전력을 들고 나왔다. ‘유럽파가 없다면 빈 깡통’이라고 조롱하는 일본을 제대로 상대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진다면? K리그는 또다시 조롱의 대상이 될 것이다.
홍명보 감독 개인에게도 이 경기는 중요하다. 가뜩이나 선임 과정에서의 논란과 경기력 문제로 국내 팬들의 제대로 된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벤투호에서의 두 번의 한일전 참패는 한국 축구의 전술적 완성과 외국인 감독의 특수성으로 인한 것이라 넘어갈 수 있었지만, 홍명보는 아니다. 한일전의 특성상 당연히 다음날 양국 스포츠뉴스 1면을 장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후지산이 무너지든, 한국 축구 치욕의 날이 되었든, 역적으로 몰리든, 논란의 중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월드컵까지 1년도 안 남은 시점에서 한일전을 빌미로 감독을 교체하지는 못하겠지만, 저조한 지지도를 가지고 대회에 나간들 선수들 사기에도 유리할 것이 없다. 팬들의 비난이 싫겠지만, 누군들 자국 축구를 미워하고 싶으랴? ‘비난 자제’ 같은 요구하지 말고 실력으로 보여주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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