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역대급 호황인데, 선수 팔고 꼬리 자르고... 구단은 돈벌이 수단인가?
![2년 연속 꼴찌에 올해 승률 0.307. 2할대로 떨어지는 것이 시간문제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팬들은 벌써 KBO 역대 최저승률을 걱정하기 시작...[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507/387204_411325_5836.jpg)
키움 구단의 운영 행태가 참 가관이다. 안 하느니만 못한 칼질은 지난 14일에 행해졌다. 홍원기 감독,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 현장 지도자 3인을 동시에 경질하는 사상 유례없는 조처를 한 것이다. 사유를 직접 밝히지는 않았지만, 짐작이 간다. 2년 연속 꼴찌에 올해 승률 0.307. 2할대로 떨어지는 것이 시간문제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팬들은 벌써 KBO 역대 최저승률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물론, 어지간히 해서는 달성하지 못할 것이다. 승률 0.188을 기록한 전설의 삼미 슈퍼스타즈가 있으니...
겉으로 보면 키움의 이번 결단은 3년째 이어지는 부진의 고리를 끊고 팀을 리빌딩하기 위한 결연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물론, ‘정상적인 경우’라는 가정하에서다. 리빌딩이라는 명분으로 몇 년을 선수팔이하며 탱킹한 것이 새삼 놀랍지도 않다. 선수진은 얕아져 갔고, 투자는 없었다. 차·포 떼고 셀프 무장해제한 구단이 얻을 결과는 누가 와도 뻔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갑자기 대단한 결단이라도 한 듯 액션을 취하는 것이 합리적인 의도에서 나왔다고 믿는 팬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15일에는 이장석 전 대표 딸의 인턴 채용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16일에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까지 나서 키움의 행위를 비판했다. 그 외에도 많지만, 굳이 더 자세히 논할 필요도 없을 듯하다. 그리고 이는 진지하게 ‘스포츠의 본질이 무엇인가?’, ‘스포츠 구단이 추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역대급 흥행 이어가는 KBO에 찬물 뿌리는 키움, 수혜는 입되 소외는 커지는 중
KBO는 16일,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전반기 시청 데이터 지표>를 보도자료로 공개했다. 440경기를 치른 전반기 동안, 역대 최초로 700만 관중을 달성하는 흥행을 만끽 중이다. 작년 가을 야구에서 사상 첫 천만 관중 시대를 열었고, 현재 추세라면 올 시즌 예상 최대 관중은 1,200만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TV 시청률도 1.17%로 지난해(1.06%)보다 10% 넘게 상승했다. 온라인 플랫폼인 티빙 등에서도 경기당 평균 유니크 뷰어가 전년 대비 40%나 늘었고, CGV 극장 중계도 1만 명을 돌파했다. 올스타전 시청자는 62만 7,351명에 달했다.
좋은 기록들도 쏟아져나왔다. 지난 11일 KBO가 발표한 <전반기 주요 달성 기록>에 따르면, LG는 2,700승, KIA는 4,700홈런, 삼성은 51,000안타, KT는 10,000탈삼진을 기록했다. SSG 최정은 20시즌 연속 10홈런, LG 박해민은 12시즌 연속 20도루로 리그의 역사를 새로 썼다.
하지만 이 화려한 본질의 무대에서 키움 히어로즈는 언제나 ‘상대팀’으로만 남았다. 양현종의 180승 달성, 2,100탈삼진(5월 5일), 손아섭의 8,000타수(6월 12일), 최형우의 500홈런(5월 13일), 김현수의 250홈런(4월 8일), 전준우의 2,000안타(6월 4일), 장성우의 1,000안타(4월 18일), 박민우의 60 3루타(5월 18일), 박해민의 12시즌 연속 10도루(5월 14일), 로아스의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7월 3일) 등이 모두 키움을 상대로 달성됐다.
물론 ‘낙수효과’라는 말이 있듯이 리그 흥행의 이득을 키움도 보고 있다. 올 시즌 들어 19번이나 매진됐다. 최근 9경기는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그러나 팬들의 마음은 참담하다. 이것이 키움이 잘해서도 아니요, 키움의 문제가 장기적으로는 KBO 흥행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팬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구단의 해체를 거론한다.
‘전략적 탱킹’ 수식어 아래 감춰진 그것, 팬들은 ‘제발 매각 좀...’ 스포츠의 본질은 어디로?
스포츠의 본질을 ‘승리’에만 둘 수는 없다. 그러나 승리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과 인간적인 스토리들이 모두를 감동시킨다. 그것이 본질이다. 대부분의 스포츠팀은 이기기 위한 ‘합리적인 방법’을 고민한다. 그리고 수익이 따라온다. 그것이 정상적인 루틴이다.
물론, 때로는 이기기 위해 지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다. 좀 더 큰 목표를 위해 일 보 후퇴할 수 있다.
프로 스포츠에서는 ‘탱킹’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다음 해 드래프트 때 좋은 선수를 얻기 위해 고의적으로 패배하여 낮은 순위를 유도하는 시즌 운영을 말한다. 또한 주축 선수들을 방출하고 젊은 선수 위주로 저렴하게 팀을 운영할 수도 있다. 이를 기반으로 확실하게 바닥을 찍고 전력을 새로 짜는 ‘하드리셋’을 도모할 수도 있다.
키움 또한 2년 연속 꼴찌로 드래프트 1순위를 받았고, 14장의 신인 지명권을 얻었다. 그러나 즉각적 전력 강화에 실패했고 오히려 검증된 선수를 방출하거나 메이저리그에 팔았다. 연봉을 절감하는 반면 투자는 하지 않는 악순환을 반복 중인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까지, 메이저리그 진출 한국인 9명 중 절반 이상이 히어로즈 출신이다. 포스팅으로 거둬들인 이익이 4500달러(약 660억 원)에 달한다. 이미 투자한 이상으로 남는 장사를 한 것이다. 그에 비해 샐러리캡 소진율은 49.7%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구단은 지난해에도 58억 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승리를 위한 투자에는 인색했다. 곰팡이 가득한 2군 시설 노후화 현실이 KBS 뉴스를 통해 보도됐다. 즉, 키움의 탱킹은 장기적 승리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 아닌, 비용 절감과 구단의 수익, 현금 확보에 초점이 맞춰진 단기적인 ‘장사 수단’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스포츠적 본질도 없고, 구단 운영에도 미래가 없으니 ‘차라리 매각이 낫다’는 말이 이상하지 않다. 역대급 야구 흥행 속에서도 우울할 팬들의 마음이 오죽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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