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선도 vs 경험 부족 엇갈린 반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가 유행하면서 회사 직책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커졌다. 이 가운데 중견 기업에서 30대 임원이 탄생한 소식이 들려와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최근 유통업계는 젊은 임원이 느는 추세다. 지난 17일 삼양식품은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는데, 가장 큰 관심이 쏠린 인사는 전병우 최고운영책임자(COO) 상무였다.

삼양식품 전병우 신임 전무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제공]
삼양식품 전병우 신임 전무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제공]

2년 만에 전무로 승진한 그의 나이는 31세(1994년생)다. 일반적이면 이제 막 입사하거나 저연차 대리 직급을 수행할 나이다. 입사한 지 6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초고속 승진해 전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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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승진한 것은 그가 창업주 전중윤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25세에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한 그는 이듬해 곧바로 이사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는 32세에 대한항공 전무를 단 조현민 현 한진 사장, 26세로 호반그룹 상무를 단 김민성 현 전무 등에 버금간다. 공교롭게도 모두 오너 일가 출신이어서 눈길을 끈다. 

삼양식품뿐만 아니라 이달 말 진행될 롯데그룹 정기인사도 주목을 받고 있다. 초대 신격호 명예회장의 손자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이 이번 정기인사에서 승진해 사장직을 수행할지 관심이 쏠렸다. 그 역시 입사한 지 이제 6년 차다. 

오너 3세들의 초고속 승진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오너 3세들이 회사 경영에 뛰어든다는 것은 당연히 경영 승계를 고려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다양한 직책을 경험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보는 시각도 적잖다. 젊은 만큼 최근 트렌드에 잘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경험 부족에 따른 리스크가 있고 경영 능력이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동네 구멍가게 경영이 아닌 국가 경제를 이끄는 기업, 나아가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하기에 실적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경영승계에 대한 국민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가에서 경영권 승계를 이유로 각종 논란이 발생해 법적 다툼(올해 무죄 확정)까지 벌어진 전례가 있다. 현대가는 왕자의 난이라 불리는 형제들 간의 다툼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본 국민들은 오너가 경영승계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지난 2020년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밝혀 눈길을 끈 이유다. 아무래도 경영권 승계 과정을 두고 온갖 검찰 수사를 경험한 그가 국민 정서를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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