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코스피 한때 3900선도 붕괴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의 대장으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지난주 한국을 방문하면서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순풍만 탈 것 같던 AI 관련주들이 대거 폭락해 그 이유에 시선이 모였다.

지난주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참석차 한국을 찾은 젠슨 황 CEO는 일거수일투족에 엄청난 관심이 쏠렸다. 그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한 깐부치킨 치맥 회동과 엔비디아 주관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GeForce Gamer Festival)’ 모두 화제였다.

그도 그럴 것이, 주식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엔비디아, 테슬라, 삼성전자 등 AI 관련주가 늘 관심사다. 특히 엔비디아는 개미들 사이에선 전설적인 인물이라 관심도가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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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최근 5년 간 주가 상승 폭 [사진=FinanceCharts]
엔비디아 최근 5년 간 주가 상승 폭 [사진=FinanceCharts]

엔비디아는 지난 2020년만 해도 주가가 겨우 13달러(당시 환율 기준 1만5600원)에 불과했다. 현재는 195달러(28만2000원)로 대폭 상승했다. 이에 아직도 많은 이들은 “그 당시에 엔비디아를 살걸”하고 푸념 중이다.

엔비디아는 GPU(그래픽 처리 장치)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가져 최근 몇 년 사이 비트코인, 인공지능 시장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됐다. 이에 엔비디아의 최신 GPU를 공급받기 위해 물 밑에서 경쟁이 일어나고 있기도 하다.

엔비디아 그래픽카드 [사진=픽사베이]
엔비디아 그래픽카드 [사진=픽사베이]

덕분에 엔비디아 주가도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한국시간 기준 지난 4일 밤 미국 주식시장에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관련주들이 잇달아 폭락했다. 엔비디아가 3.96%, 팔란티어가 7.94%, AMD가 3.67%, 브로드컴이 2.81% 각각 떨어지는 등 AI와 반도체 관련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 여파는 5일 오전 열린 한국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줬다. 최근 연일 신기록(코스피 4226)을 경신하며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던 주식시장은 갑자기 5일 오전 5% 넘게 하락하며 3900선마저 무너졌다. 국내 대표 AI 관련주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역시 동반 하락했다.

폭락이 이어지자 한국거래소는 약 7개월 만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이러한 상황에 일각에서는 주가 대폭락 사건인 블랙먼데이를 빗대 검은 수요일이라고 지칭했다.

이러한 AI 관련주 급락의 이유로는 ‘AI 거품론’이 꼽힌다. AI가 주도하는 주가 상승 랠리에 대한 우려 시선이 커지면서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졌고, 결국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 지난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를 예견하며 유명세를 탄 마이클 버리가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에 “때론 우리는 거품을 본다”며 “유일한 승리는 참여하지 않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AI 버블론에 동조, 이번 AI 관련주들의 폭락을 야기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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