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만든 연장 난이도 넘어선 5만 3천의 밤, 밴쿠버 서부 결승 첫 입성
![연장전을 가자 분위기는 LAFC에게 더욱 유리했다. 블랙먼 퇴장에 이어 연장 후반 112분 할부니마저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밴쿠버는 9명으로 싸워야 했다. 그러나 끝끝내 역전골을 넣지 못하며 승부차기로 이어졌다.이것에 대해 한 외신 매체는 ‘손흥민의 두 골을 라이브 리캡의 중심에 세우면서도, LAFC가 연장에서 흐름을 잡고도 경기를 끝내지 못한 운영’을 짚었다. 즉, 이 경기의 핵심은 ‘손흥민이 PK를 놓쳤다’가 아니라 ‘손흥민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PK까지 갈 경기도 아니었다’는 쪽에...[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511/403943_435165_3047.jpg)
밴쿠버 화이트캡스가 마침내 LAFC를 넘었다. 23일(한국시간) 서부 준결승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승리하며, 3년 연속 LAFC에게 당했던 플레이오프 악연을 청산했다. 구단 역사상 첫 MLS 서부 컨퍼런스 결승 진출이다.
손흥민은 혼자서 멀티골을 넣으며 위기에 빠진 LAFC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지만, 1번 키커로 나선 승부차기에서 실축했다. 골대를 맞은 손흥민의 슛, 연이어 3번 키커 델가도 역시 실패하며 LAFC는 아쉽게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메시와의 만남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한편 뮐러와의 빅매치로 기대를 모았던 밴쿠버는 이날의 승리로 역사를 썼다. 손흥민은 밴쿠버에게 있어 넘어야 할 거대한 벽인 동시에, ‘역사적인 순간을 영광스럽게 빛낸 선수’라는 양면적 의미를 지닌다.
2023년부터 시작된 LAFC와의 질긴 악연, 3년짜리 트라우마의 시작은 어디?
밴쿠버에 있어 LAFC는 악연이다.
2023년 봄, 콘카카프 챔피언스컵(당시 CCL) 8강에서 밴쿠버는 LAFC에 1차전 0-3, 2차전 0-3, 합계 0-6으로 무너지며 완패했다. 경기력의 격차보다 더 아픈 건 ‘큰 무대에서 만나면 끝내 못 넘는다’는 각인이었다. 같은 해 가을, MLS컵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는 1, 2 차전 모두 털리며 시리즈를 스윕당했다.
2024년도 다르지 않았다. 다시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만난 LAFC와의 BO3 시리즈. 밴쿠버는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3-0 대승을 거두며 분전했지만, 3차전 원정에서 0-1로 또 막히며 탈락했다. ‘이겼다고 느껴보는 딱 하루’를 준 뒤 다시 문을 닫아버린 시리즈는 악연을 트라우마로 완성시켰다.
캐나다 매체 OneSoccer와 Sportsnet이 이번 경기를 ‘3년 악연의 복수극’으로 규정한 이유다. 밴쿠버 팬들에게 LAFC는 ‘플레이오프에서 만나면 지는 팀’이었다.

이 갈고 나온 밴쿠버, 정규시즌 2위, 뮐러 영입, 올해는 달랐다
2025년 밴쿠버는 달라져 있었다. 정규시즌을 서부 2위(18승 7패 9무·63점)로 마치며 구단 최고 성적을 냈다. 리그 전체 득점 1위(66골), 최다 득실차(+28)를 기록했다.
여기에 8월 토마스 뮐러가 합류하면서 공격력이 더 강화됐다. 뮐러는 정규리그 7골을 기록하며 즉시 팀의 핵심이 됐다. 1라운드에서 FC 댈러스를 제압하며 준결승에 오른 밴쿠버는, 드디어 LAFC와 재대결 기회를 잡았다.
PK 실축한 패배의 역적? ‘멱살 캐리’ 손흥민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전반전 점유율 34%, 2-0으로 끌려다니던 LAFC가 살아난 것은 후반 60분 손흥민의 만회골이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5분, 블랙먼이 퇴장당한 직후 손흥민의 프리킥이 골망을 흔들었다. MLSSoccer.com은 “플레이오프 역사에 남을 골라조(golazo)”라고 평가했다.
연장전을 가자 분위기는 LAFC에게 더욱 유리했다. 블랙먼 퇴장에 이어 연장 후반 112분 할부니마저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밴쿠버는 9명으로 싸워야 했다. 그러나 끝끝내 역전골을 넣지 못하며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이것에 대해 한 외신 매체는 ‘손흥민의 두 골을 라이브 리캡의 중심에 세우면서도, LAFC가 연장에서 흐름을 잡고도 경기를 끝내지 못한 운영’을 짚었다. 즉, 이 경기의 핵심은 ‘손흥민이 PK를 놓쳤다’가 아니라 ‘손흥민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PK까지 갈 경기도 아니었다’는 쪽에 가깝다. ‘멱살 캐리’는 칭찬이지만, 동시에 LAFC의 미완성을 비추는 조명이다.
5만 3천, 역대급 흥행 속에 세워진 역사적 기록. ‘손’ 아니었다면 퇴색됐을 승리의 기쁨
이날 경기는 리그 입장에서도 원하는 목적을 달성했다. 리그는 이 대결을 “MLS가 원한 블록버스터 쇼다운”으로 홍보했고, 밴쿠버 홈구장 BC 플레이스는 5만 3,957명으로 매진됐다. 구단 MLS 역사상 최다 플레이오프 관중이었다. 독일 BILD는 이 승리를 “도시가 함께 끊어낸 악연의 밤”으로 묘사했다.
그러나 손흥민이 아니었다면 승리의 기쁨은 반감되었을 것이다. 2점 차를 넘어 3점 차 이상의 대승을 거두는 것은 팀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애초에 그런 전력이었다면, ‘빅매치’가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손흥민은 지는 와중에도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역설적으로 그의 ‘멱살 캐리’가 밴쿠버의 사상 첫 컨퍼런스 결승 진출의 의미를 배가시킨 셈이다.
- [뉴스워커_스포츠] 울산 HD 이청용 골프 세레모니 논란 일파만파, 악성 댓글에 고소·고발까지 등장
- [뉴스워커_스포츠] ‘2년간 3억’ 플레이오프 매진 행렬에도 한숨... 암표와의 전쟁, 왜 매번 지는가
- [뉴스워커_스포츠 이슈] 한국시리즈 1차전 완패당한 한화, 우승까지 7%의 확률, 2차전이 판도 가를까
- [뉴스워커_스포츠] 중국의 좌절, ‘또 한국이야?’ 배드민턴 안세영이 회상시킨 ‘新 공한증’과 ‘싸가지 세대론’
- ‘롤드컵 결승은 맨날 한국 팀끼리?’ 젠슨 황의 경고, 10년 뒤에도 한국이 최강일까
- 김혜성 ‘빚투’ 논란, 7년 vs 250만 달러 그리고 2번의 고소, 당신이 ‘김선생’이라면?
- [뉴스워커_스포츠] 올해 홈경기 매진 0회... 홍명보호, 가나전 이겨도 ‘유종의 미’ 없다?
- 장세일 영광군수, 올해 성과와 2026년 군정 운영 방향 설명... ‘5대 분야, 50개 공약 추진’ 밝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