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승리 팀 우승 확률 73.2%, 2차전 지면 우승 확률 0% 수렴, 역대 역전 스토리는?

43년 한국시리즈 역사에서 플레이오프를 뚫고 올라온 하위 시드가 0-2를 뒤집고 우승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통계상 우승 확률은 0%에 수렴한다. 반대로 말하면, 한화가 2차전을 잡아 1-1을 만들기만 하면 7%의 선례가 살아난다. 1989년 해태, 2001년·2015년 두산 모두 2차전에서 최소한 균형을 만들어놓고 역전을...[본문 중에서]
43년 한국시리즈 역사에서 플레이오프를 뚫고 올라온 하위 시드가 0-2를 뒤집고 우승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통계상 우승 확률은 0%에 수렴한다. 반대로 말하면, 한화가 2차전을 잡아 1-1을 만들기만 하면 7%의 선례가 살아난다. 1989년 해태, 2001년·2015년 두산 모두 2차전에서 최소한 균형을 만들어놓고 역전을...[본문 중에서]

박해민의 방망이가 공을 가른 순간, 잠실은 LG 일색으로 물들었다. 3회 솔로 홈런. 이미 2점을 앞서가던 LG는 이 한 방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갔다. 한화는 반격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했다. 최종 스코어 8-2. 7년 만에 돌아온 한국시리즈 무대는 한화에게 냉정했다.

선발 톨허스트는 6이닝 동안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지켰고, LG 타선은 상·하위 가릴 것 없이 안타를 쏟아냈다. 한화는 불펜과 수비에서 작은 균열이 겹치며 무너졌다. 7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치른 LG와 7년 만에 돌아온 한화의 경험 차이가 첫 경기부터 드러났다.

이 승리로 LG는 단순히 1승 이상을 얻었다. 역사적 확률은 한화에게 더욱 암울한 전망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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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숫자, 2차전 패배는 사실상 ‘우승 확률 0%’에 수렴...


문제는 2차전이다. 만약 한화가 2차전마저 내준다면, 한국시리즈는 사실상 끝난다.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의 우승 확률은 73.2%(41회 중 30회). 반대로 1차전을 진 팀의 우승 확률은 26.8%(41회 중 11회)다. 그런데 이 11번의 역전 우승 중 하위 시드(업셋 팀)가 해낸 건 단 3번(1989, 2001, 2015)뿐이다. 나머지 8번은 모두 정규시즌 1위 팀이 만든 역전이다. 한화의 업셋 우승 확률은 7.3%. 

한국시리즈 1차전 패배 후 우승한 11개 시즌 분석KBO/정리_뉴스워커
한국시리즈 1차전 패배 후 우승한 11개 시즌 분석KBO/정리_뉴스워커

더 중요한 건 2차전이다. 1차전을 지고 우승한 11팀 중 2차전마저 진 팀(0-2 출발)은 단 2팀뿐이다. 2007년 SK와 2013년 삼성. 그런데 이 두 팀 모두 다음 시즌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전성기 시절 정규시즌 1위 팀이었다.

43년 한국시리즈 역사에서 플레이오프를 뚫고 올라온 하위 시드가 0-2를 뒤집고 우승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통계상 우승 확률은 0%에 수렴한다. 반대로 말하면, 한화가 2차전을 잡아 1-1을 만들기만 하면 7%의 선례가 살아난다. 1989년 해태, 2001년·2015년 두산 모두 2차전에서 최소한 균형을 만들어놓고 역전을 시작했다.


LG의 다 잡은 게임인가? 방심은 금물, 대전 3연전 기다리는 한화


여기서 흥미로운 변수가 등장한다. 바로 홈구장 효과다. 2025 정규시즌 상대 전적을 보면 양 팀의 홈/원정 차이가 극명하다. 시리즈 포맷은 2-3-2. 잠실 2경기를 치른 뒤 대전 3연전이 이어진다.

2025 정규시즌 한화 vs LG 상대전적KBO/정리_뉴스워커
2025 정규시즌 한화 vs LG 상대전적KBO/정리_뉴스워커

만약 한화가 2차전을 잡아 1-1로 만든다면? 시리즈는 갈피를 잡을 수 없다. 반대로 LG가 2-0으로 앞서간다면? 대전 3연전은 한화의 필사적인 추격전이 되지만, 이미 매치포인트를 쥔 LG 입장에서는 단 한 경기만 가져가면 된다.


역전 우승의 공식 - 에이스, 빅이닝, 결정적 한 장면


1차전 패배 후 우승한 팀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1989년 해태는 장타와 견고한 수비로 4연승을 쓸어 담았다. 2001년과 2015년 두산은 불펜을 조기 가동하며 실점을 최소화하고, 빅이닝으로 한 방에 뒤집었다. 특히 2015년 두산의 4연승은 단기전 불펜 운영의 교과서로 꼽힌다.

또 다른 키워드는 ‘결정적 한 장면’이다. 2017년 KIA는 2차전에서 양현종의 완봉승으로 분위기를 바꿨고, 2022년 SSG는 5차전 9회 김강민의 대타 끝내기 3점 홈런으로 시리즈를 뒤집었다. 단기전에서 에이스 한 판의 무게, 그리고 후반 대타 카드 하나가 얼마나 큰 파괴력을 갖는지 보여준 사례들이다.


류현진 카드, 그리고 한화의 승부수


많은 이들이 그토록 중요한 1차전에서 ‘왜 류현진을 쓰지 않았는지?’ 묻는다. 김경문 감독의 실책으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푹 쉬어 체력이 좋은 데다 홈 구장 1차전을 한화가 무조건 승리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반대로 한번 체력을 뺀 LG를 상대로 2차전은 해볼 만하다고 봤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에이스를 ‘져서는 안 되는 경기’에 배치하는 게 합리적이다. 2차전을 잡아 1-1을 만들고, 한화가 강한 대전 3연전으로 이어간다는 큰 그림일 수도 있다.

2차전 한화의 전략은 네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최대한 버텨라. 류현진은 초반 1~2회 볼 배합을 보수적으로 가져가 장타를 차단하고, 수비는 번트·주루 상황을 미리 대비한다. 둘째, 불펜 조기 투입한다. 리드가 보이면 필승조를 아끼지 않는다. 2015 두산, 2013 삼성 모두 불펜 타이밍으로 승부를 가렸다. 셋째, 수비 실수는 최소화한다. 역전 우승 사례의 공통분모다. 작은 실책 하나가 빅이닝의 뇌관이 된다. 넷째, 후반 한 방 세팅이 필요하다. 7~9회용 대타·대주자 카드를 미리 설계해 두고, 찬스가 오는 순간 주저 없이 쓴다.

LG 입장에서는 2-0으로 앞서가지 못하면 방심할 수 없는 구간이 시작된다. 반대로 한화에 0-2는 곧 ‘끝’을 의미한다.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 그리고 대전 3연전으로 이어질 드라마. 모든 것이 2차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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