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라인업 기준 5배 차이에 0-5, 파라과이전 1골 차 이상 승리해야...

10일 친선전의 선발 엔트리의 선수 가치 총합(트랜스퍼마크트)은 한국 1억 870만 유로 대 5억 7,100만 유로. 무려 5배가 넘는다. 브라질에 5골 차로 졌으니 딱 선발 선수 가치 총액만큼의 실점을 내줬다. 우연인지 아닌지, ‘5골 차 패배는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이 수치로...[본문 중에서]
10일 친선전의 선발 엔트리의 선수 가치 총합(트랜스퍼마크트)은 한국 1억 870만 유로 대 5억 7,100만 유로. 무려 5배가 넘는다. 브라질에 5골 차로 졌으니 딱 선발 선수 가치 총액만큼의 실점을 내줬다. 우연인지 아닌지, ‘5골 차 패배는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이 수치로...[본문 중에서]

오는 14일 치러질 파라과이전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브라질전 참패의 후폭풍은 아직 거세다. 추석 연휴가 막 끝났던 지난 10일, 홍명보호는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5로 참패했다.

12일 기준 한국과 브라질의 피파 랭킹은 각각 23위, 6위. 1위였던 시절의 공포보다는 ‘조금 덜 매운’ 삼바 축구였지만, 브라질은 브라질이었다. 홍명보호는 지난 9월 A매치에서 나름 성과가 있었던 3백 전술을 다시 들고나왔지만, 소용없었다. 5백에 가까운 선수비 이후 롱볼로 손흥민에게 연결하여 상대해 보고자 했던 홍명보의 전술은 경기 내내 무력했다. 점유율 41 : 59, 유효 슈팅 1 : 7. 브라질은 쏘는 족족 다 들어갔다고 볼 수 있고, 대표팀은 시간이 갈수록 영혼이 바닥에 닿도록 탈탈 털리는 것이 느껴졌다.


벤투도 어쩔 수 없던... 이기리라 예상치는 않았지만, 얻은 것은 무엇?

나와 관심이 같은 사람이 본 뉴스

만원 관중을 뒤로 한 홈경기였지만, 브라질을 이길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한국 축구사에 소위 ‘명장’이라고 불렸던 역대 감독들도 브라질 앞에서는 숙연해졌다. 역대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유일하게 승리해 본 감독은 1999년 허정무 1기 시절 친선전 1-0 홈경기가 유일하다.

벤투 시절 브라질과 세 번 맞붙어서 모두 3점 차 이상으로 졌으며, 카타르 월드컵 직전 평가전에서 1-5로, 16강 토너먼트에서 1-4로 패했다. 큰 점수 차로 패하기는 했지만, 당시 벤투호는 강팀을 상대로 움츠러드는 전술이 아닌, 대등하게 맞불을 놓는 전술로 임했다. 비록 졌지만, 월드컵에 임하는 한국 축구의 방향성을 명확히 했다는 평가도 많았다.

반면, 이번 친선전은 ‘무엇을 얻었는가?’에 대한 의문이 많이 남는다. 홍명보 1기 시절인 2013년 10월 친선전에서의 결과는 0-2. 역대 최강 스쿼드 + 12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보다도 못한 0-5. 플랜A의 가능성을 보였던 3백은 우승 후보급 강팀 앞에선 속절없이 무너졌고 세부적인 전술 변화는 없다시피 했다. 3점 차 이상으로 이기고 있는데도 시종일관 서서 작전을 지휘하는 안첼로티 감독과 굳은 표정으로 함구하고 있는 홍명보 감독의 대조는 더욱 아쉽다.


몸값 차이 어쩔 수 없었다? 선발 엔트리 가치 한국의 5배, 골 득실차도 5배... 파라과이전은?


일각에서는 ‘선수 개개인의 차이가 너무 심해 전술이 의미가 없다’고 한다. 홍명보가 아니라 누가 와도 똑같다는 것이다. 공감은 간다. 브라질은 호드리구,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에데르 밀리탕(이상 레알 마드리드 CF),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아스날 FC), 히샬리송(토트넘 훗스퍼 FC), 마르테우스 쿠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등등 우리가 아는 명문 구단에서도 핵심을 담당하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브라질전, 일본전 선발 엔트리 기준 선수 가치 비교(단위 : 유로)  transfermarkt/정리_뉴스워커
브라질전, 일본전 선발 엔트리 기준 선수 가치 비교(단위 : 유로)  transfermarkt/정리_뉴스워커

10일 친선전의 선발 엔트리의 선수 가치 총합(트랜스퍼마크트)은 한국 1억 870만 유로 대 5억 7,100만 유로. 무려 5배가 넘는다. 브라질에 5골 차로 졌으니 딱 선발 선수 가치 총액만큼의 실점을 내줬다. 우연인지 아닌지, ‘5골 차 패배는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이 수치로 보이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논리라면, 14일 있을 파라과이전은 우리가 1~2골 차로 이겨야 정상이다. 피파 랭킹 37위의 파라과이가 19위 일본에 꺼내든 선발 엔트리의 총합은 고작 5,805만 유로. 이 엔트리가 랭킹 상위 순위인 대한민국 상대로도 크게 변할 여지가 없으니 우리와 파라과이의 선발 총액의 차이는 1.87배. 무려 두배에 가깝다.

가치 기준, 파라과이에서 좀 눈여겨 볼만한 선수들은 디에고 고메즈(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FC), 미켈 알미론(애틀란타 유나이티드 FC), 오마르 알데레테(선덜랜드 AFC), 구스타보 고메스(SE 파우메이라스) 등이다. 대표팀의 핵심인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3명의 가치만 합쳐도 파라과이 선발팀 전체 가치보다 높은 상황이다. 그러니 브라질전 참패가 몸값 때문이라면, 파라과이전은 적어도 1골, 그 이상 차이로 이겨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우려되는 홈약원강 징크스, 승리 못 하면 승점 다 까먹고 2포트도 위험, 변명의 여지 있나?


전술적인 요인을 배제하더라도 대표팀은 역대급 스쿼드로 구성되어 있다. 브라질 패배의 원인을 선수 차이로 돌리려거든, 파라과이전도 스쿼드로 압도해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홍명보호는 A매치 내내 ‘홈약원강’의 징크스를 보여왔다. 9월 미국 원정도 그것의 연장선에 있다. 따라서 파라과이전도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이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것에 있다. 현재 23위의 한국은 24위 에콰도르와 단 0.93포인트 차이이다. 파라과이가 한국보다 순위가 낮아 이겨도 큰 점수를 얻기 어려운 반면, 지게 되면 크게 깎인다.

만약 패배 시에는 그 어떤 변명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또다시 잔디 논쟁으로 되돌아가는 광경을 보고 싶은 팬들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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