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명 후 3차례 우승, 직후 시즌은 항상 중하위권, 올해는 중위권도 불투명
![기아가 보여온 징크스는 한가지 우려를 낳는다. 기아가 자신 있는 부분을 극대화하여 승리했던 시즌. 그리고 우승이라는 단물에 취해 약점을 보강하지 못한 채, 여전히 지난 우승에서 먹혔던 방법을 시도하다가 늪에 빠지는 상황. 그리고 우승 직후 어김없이 따라오는 부진 징크스의...[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509/396189_423957_621.jpg)
정규리그 공식 일정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기아 타이거즈의 가을야구가 사실상 희박해지고 있다. 23일 기준 기아는 62승 4무 70패 0.470 승률로 8위를 기록하고 있다. 1위 LG와는 무려 20게임 차, 5위권인 KT와는 5게임 차로 간극 좁히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피타고리안 승률을 이용하여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을 계산해 주는 사이트인 KBO PS Odds에 따르면, 기아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0.2%. 사실상 가을야구 진출이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기아는 작년 시즌, 2위 삼성과 무려 9게임 차를 내며 정규 시즌 1위로 마무리하고 한국시리즈에서도 4승 1패로 압도적인 승리를 끌어낸 디펜딩 챔피언이다. 정규 시즌 1위로 가을야구에 진출만 했다 하면 그해 한국시리즈 트로피는 어김없이 기아의 차지였다. 그러나 승리 이후 어김없이 찾아오는 징크스는 팬들의 기대를 꺾어왔다.
KIA의 이름을 사용한 2001년 이후 이어져 오는 우승 징크스, 올 시즌도 어김없이 반복
KIA는 82년 KBO 리그 출범 당시부터 ‘해태 타이거즈’로 활약했던 원년 맴버로, 2001년 현대-기아자동차그룹에 인수되며 KIA 타이거즈로 개명되었다. 개명 이후, 2009, 2017, 2024시즌 총 3번의 리그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게 된다. 기아가 가을야구에서 보여줬던 가장 큰 특징은 일단 정규리그 1위로 올라갔던 시즌에는 무조건 한국시리즈 트로피까지 들었다는 점이다.
문제는 성적의 지속성이다. 2001년 이후 기아는 심각한 징크스가 있는데, 통합 우승을 달성한 그다음 시즌은 항상 중위권으로 부진했다. 이는 디펜딩 챔피언의 명예는 없었다. 2018 시즌의 경우는 그나마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했다.
이것이 기아만의 징크스라고 볼 수는 없지만, 유독 두드러진다. 삼성과 SK의 경우, 연속 1위를 달성한 시즌이 여러 번 있고 두산 또한 2015, 2016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NC와 KT도 우승 다음 시즌에 중위권으로 떨어진 것은 같으나 해당 기간 우승 횟수가 많지 않아 패턴을 관찰하기가 어렵다.
이미 굳어진 징크스라고 해도 올해는 유독 실망감이 크다. 가을야구는 희망이 멀어진다고 해도 이대로 가면 역대 최악의 우승 징크스를 보일 확률이 농후하다. 23일 기준, KIA는 7위 NC와 2게임 차, 9위 두산과 4게임 차를 기록하고 있다. 23일 SSG전, 24일 키움전, 27~28 NC 2연전, 30일 삼성전 등 9월에 5게임이 남아있다. 만약 하위권으로 고착된다면, 그나마 5위라도 건졌던 나머지 2번의 우승 직후 시즌과는 대비되는 기록을 쌓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합 갖춰지면 패왕, 직후 시즌 무너지는 조합과 우승 징크스. 특정 선수와 타격 의존도
기아는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우승을 달성했던 시즌들은 리그를 압도하는 타격 지표에 크게 의존하는 패턴을 보인다. 반면 우승 시즌에도 평균자책점(ERA)이 최상위권 팀보다 낮은 경우가 많았다. 2009년 우승 당시 기아의 ERA는 3.92로 2위 SK(3.67)보다 높았고, 2017년 우승 당시 ERA 4.79는 2위 두산(4.38)이나 3위 롯데(4.56)보다 높았다.
2009 시즌 우승 다음 해인 2010년에는 ‘CK포’라 불리는 최희섭과 김상현의 홈런 및 타점 생산력이 크게 감소했다. 09년 MVP를 받았던 김상현은 타율 0.215로 크게 부진했다. 투수진에서는 외국인 투수인 로페즈와 콜론의 부진과 필승조의 활약도 저하되었다.
2017년 우승 당시 기아는 팀 타율이 무려 0.302라는 엄청난 타격 생산력을 보여줬다. 직후 2018년에는 타격은 리그 2위(0.295)로 선방했으나 투수진이 문제였다. 2017년 당시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외국인 선발 투수 헥터와 팻딘의 부진, 토종 양현종과 임기영, 그리고 마무리 투수진의 안정성 하락이 악영향을 미쳤다. 팀 평균자책점은 무려 5.40으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며 5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2024 시즌에도 타격은 매서웠다. 팀 타율 1위(0.301), 팀 OPS 1위(0.828) 등 김도영의 활약을 기반으로 리그 공격력을 지배했다. 장현식-전상현-정해영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의 좋은 모습도 우승에 큰 기여를 했다.
그러나 징크스는 여전히 찾아왔다. 올 시즌 김도영은 단 30경기를 뛴 채 시즌을 마무리했고, 나성범, 김선빈, 윤도현 등의 선수들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투수진에서도 황동하, 윤영철, 곽도규 등의 이탈이 팀을 흔들었다. 마무리 정해영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흔들리는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이 되었고 대체 자원들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타선이 모두 무너진 가운데 팀 평균자책점은 4.64로 상위권 팀인 LG(3.72)나 한화(3.52)와 무려 1점 이상 큰 격차를 보이며 마운드의 불안정성을 보여줬다.
‘해줘 야구’와 대체 전술의 부재, 다음 우승 이후가 더 두렵다...
기아가 보여온 징크스는 한가지 우려를 낳는다. 기아가 자신 있는 부분을 극대화하여 승리했던 시즌. 그리고 우승이라는 단물에 취해 약점을 보강하지 못한 채, 여전히 지난 우승에서 먹혔던 방법을 시도하다가 늪에 빠지는 상황. 그리고 우승 직후 어김없이 따라오는 부진 징크스의 무한루프...
일각에서는 애매한 순위 유지할 바에는 ‘화끈하게 꼴찌하고 다음 시즌 준비하자’는 의견도 있는데 첨예한 중위권 싸움 구도에 뛰어들지 않을 수도 없고 최하위권은 키움이 버티고 있어 쉽지 않다. 만약 그것이 현실화된다면 KIA는 우승과 꼴찌를 극단으로 오가는 불명예 팀이 되었을 것이다.
핵심 선수들의 이탈은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아쉬울 따름이다. 그러나 그런 이탈을 막을 방법도, 대체할 자원도 부실했던 것은 아닐까? ‘작년에도 잘했으니 올해도 맡겨 놓으면 잘하겠지?’라는 쉬운 생각에 운영진이 빠져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볼 필요도 있다. 잇몸이 없으면 이로도 막을 간절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도 많다. 이러면 언제가 될지 모르는 다음 우승 이후가 걱정이다. 잠깐의 행복한 순간은 또 얼마나 큰 상처로 돌아올지...
- ‘신인감독 김연경’과 함께할 맴버 명단 유출, 9월 3일 흥국생명 첫 경기 이길 수도?
- [스포츠 이슈] 김하성의 애틀랜타행 먹튀 논란, 망신 vs 호재? 내야수 ‘저니맨’ 현실 될까...
- [뉴스워커 스포츠] ‘또 박용우야?’ 붉어지는 기용 반대론, 홍명보호의 미국 원정 3선 퍼즐은 오리무중
- [뉴스워커_스포츠] 클린스만 악몽 떨쳐낸 홍명보의 진짜 인생 역전은 멕시코전, 11년 전 복수 가능할까?
- [뉴스워커_스포츠] 경질된 모랄레스, 차기 후보는 국내에서? 감독하나 바꾸면 달라져?
- [뉴스워커_스포츠] ‘배구계 내가 살린다’... ‘증명의 여왕’ 김연경에게 주어진 특명은?
- [뉴스워커_스포츠] KOVO컵 때린 FIVB(배구연맹)에 ‘각국 실정 외면한 위선적 조치’ 비판 와글와글...
- [뉴스워커_스포츠] 유죄 받고도 ‘월드컵 뛰고 싶다’던 황의조, 만약 홍명보호에 돌아온다면?
- ‘이기야’ 일베 논란에 혼쭐난 임시현, 마녀사냥인가?...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 [뉴스워커_스포츠] 벌써 8골.. 호날두 보고 있나? 날아다니는 손흥민, 잘하면 메시도 뛰어넘겠는데?
- [뉴스워커_스포츠] 브라질전 참패의 이유가 몸값 차이? 홍명보호, 파라과이보다 1.87배, 예상 스코어는?
- [뉴스워커_스포츠] 김판곤, 신태용, 동남아에 두 번 당한 울산 축구... 역대 최초 외국인 감독 가능성은 몇 프로?
- [뉴스워커_스포츠] 한화냐 삼성이냐, 승자에 따라 달라질 한국시리즈 기록들, ‘최초’의 영광은 누구 품에?
- [뉴스워커_스포츠] 울산 HD 이청용 골프 세레모니 논란 일파만파, 악성 댓글에 고소·고발까지 등장
- [뉴스워커_스포츠] ‘2년간 3억’ 플레이오프 매진 행렬에도 한숨... 암표와의 전쟁, 왜 매번 지는가
- 월드시리즈 씹어먹는 오타니 쇼헤이, 日 만화 '명탐정 코난' '메이저' 작가가 그림으로 표현하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