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부는 조건부 개최, ‘졸속행정 국제 망신’ vs ‘국제연맹 전형적 갑질’ 당신의 생각은?

FIVB는 오래전부터 ‘국제대회 기간에 자국 대회 자제’를 권고해 왔다. 그러나 국내 리그 일정과 맞지 않았는지 KOVO는 이 권고를 무시해 왔고 그것이 ‘관행’처럼 굳어졌다. FIVB도 그동안 그럭저럭 눈감아줬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브라질 출신의 파비우 아제베두가 FIVB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모든 규정이 더욱...[본문 중에서]
FIVB는 오래전부터 ‘국제대회 기간에 자국 대회 자제’를 권고해 왔다. 그러나 국내 리그 일정과 맞지 않았는지 KOVO는 이 권고를 무시해 왔고 그것이 ‘관행’처럼 굳어졌다. FIVB도 그동안 그럭저럭 눈감아줬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브라질 출신의 파비우 아제베두가 FIVB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모든 규정이 더욱...[본문 중에서]

FIVB(국제배구연맹)에 의한 KOVO(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불허 사태의 여파가 남아있는 가운데 KOVO16, ‘여자부 대회는 오는 921일 정상 개최한다고 알렸다. 지난 13일 개최된 남자부 첫 경기 이후 대회 취소와 조건부 승인, 15일에는 현대캐피탈의 중도 하차 등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는 한국 배구이다.

이런 가운데 2014년 폴란드 대회 이후 11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에 복귀한 남자 대표팀은 지난 14일 프랑스전 패배 이후 16일에는 아르헨티나에 세트 스코어 1-3(22-25 25-23 21-25 18-25)으로 2연패를 기록,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었다.

이번 사태에 결정적 영향을 준 세계선수권대회에 참여하지 못했던 여자부 대회는 FIVB의 조건부 승인(외국인 및 아시아쿼터 선수 제외) 하에 진행한다. 초청팀 득지앙은 제외되었다. 이에 따라 여자부는 국내 7팀으로만 컵대회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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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 FIVB 운영 규칙 마음대로 제친 KOVO, 왜 자꾸 반복되나?


FIVB 규정 6.1.1.b에는 국가대표팀 기간 동안(516~ 1015)의 우선순위가 명시되어 있다. 이 기간에 모든 국내 리그 및 연맹 클럽 대회는 FIVB의 승인을 받아야만 하고 클럽 경기(7.2.5, 7.2.6 조항)에 출전 할 수 없다. 또한 선수 보호를 위해 국제대회 이후 최소 3주 이상의 휴식 기간을 강제한다. 6.5.1.4에는 ‘ITC는 국가대표팀 기간에는 FIVB의 별도 승인이 없는 한 효력이 정지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현재 남자부 세계선수권대회는 912일부터 시작하였다. , 이 기간에 FIVB의 승인을 받지 못한 모든 국내 정식 대회는 원칙상 개최가 불가능하다.

FIVB는 오래전부터 국제대회 기간에 자국 대회 자제를 권고해 왔다. 그러나 국내 리그 일정과 맞지 않았는지 KOVO는 이 권고를 무시해 왔고 그것이 관행처럼 굳어졌다. FIVB도 그동안 그럭저럭 눈감아줬다. 그러다 지난해 11, 브라질 출신의 파비우 아제베두가 FIVB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모든 규정이 더욱 FM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FIVB는 지난해 말, 2025년부터 2028까지 대표팀 시즌, 클럽 시즌 등의 일정표를 담아 발표했다. 이것은 강제 사항이었다.

상황이 이럼에도 KOVO는 컵 대회가 정식 대회가 아닌 리그 시작 전 반짝 치르는 이벤트성대회라고 스스로 규정하고 첫 경기를 강행했다. ITC 발급에 대해서도 세계선수권대회 기간에 굳이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가 있나?’라며 넘어간 듯 보인다. , 문제가 될 사항인지 자체는 인지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KOVO컵이 과연 이벤트성 대회일지는 의문이다. 2006년부터 시작하여 19주년을 맞는 KOVO컵은 2016년부터 외국인 선수도 출전할 수 있도록 확대했다. 티켓, TV 중계, 스폰서 등등 정규 대회에서 보일 요소들도 모두 있다. 진정한 이벤트성 대회라면 작년에 남자부에서 했던 '2024 코리아컵 제천 국제남자배구대회'나 올해 일본전 편파 판정 논란이 있었던 ‘2025 코리아인비테이셔널 진주국제여자배구대회정도가 맞다. 이 대회들은 정규적으로 개최되는 대회가 아니다. 결국 국제규정 무시와 국제연맹의 의지를 읽지 못한 아마추어적인 행정으로 인해 선수와 관객만 피해를 보는 상황을 자초한 셈이다.


선수 보호? 자국 대회까지 위축될라... FIVB의 도 넘은 그립력은 갑질과 내정간섭


일차적으로 KOVO의 행태가 비판받지만, 현실과 맞지 않는 FIVB 측의 빡빡한 규정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있다. 비판점은 크게 네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첫째로 FIVB가 말하는 선수 보호 명분은 위선이라는 주장이다. 한 팬은 축구나 야구는 비시즌에 아예 대회가 없다면서 배구는 4월 시즌 끝나고 5월에 챔프전, 6~7VNL, 9월에 세계 선수권, 10월 시즌 개막, 1년 내내 우려먹으면서 선수 보호를 말하나?’라며 선수를 혹사시키는 것은 오히려 FIVB라고 강조했다.

둘째로는 국내 대회에 대한 과한 간섭 및 유연성 부족을 꼽았다. 한 팬은 자기네들 수익 되는 국제대회 벌이느라 각 나라 리그는 되도록 축소하게끔 유도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가뜩이나 제대로 리그 돌아가는 나라도 적은 배구 저변을 스스로 깎아 먹는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셋째로는 예비 엔트리 출전 불허에 대한 불만이다. ‘출전하지도 않은 선수에 대해 컵대회까지 막는 것은 지나친 내정간섭이라는 논리이다. 실제로 여자부는 이번 선수권대회에 아예 출전하지도 못했다.

넷째로는 다른 종목 국제연맹과의 비교. 한 논객은 국제배구연맹이 각국 프로리그 발전에 독이 되어 왔다라며 축구 FIFA가 프리미어리그나 라리가 등을 간섭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FIVB의 간섭은 길들이기식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여자부 정상 진행될지는 지켜볼 일... 빌미를 준 죄 vs 국제연맹의 갑질, 무엇이 맞나?


컵 대회 여자부가 남자부보다는 제약사항이 더 적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고 조건부 허용을 받았지만, 대회 도중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이는 남자부 경기 시작 전까지도 KOVO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생각했던 것과 별 차이가 없다. FIVB가 작정하고 딴지를 걸자면 참 힘든 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국은 높아진 스포츠 국제적 위상에 걸맞지 않게 행정 부분에서는 미흡한 점이 이따금 관찰되어 왔다. 2014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이용대-김기정 도핑 규정 위반 사건, 올해 5월 광주 FC의 연대 기여금 미납 사건 등등이 대표적이다. 국제연맹이 각국의 실정을 완벽히 반영 못 하는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규정 이외의 것들을 소통과 외교적인 부분으로 해결할 수도 있지만, 아부나 지나친 굽힘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국제표준과 다름없는 이들 기구의 의지에 반하면서 세계에 진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이 정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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