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팀 셀프디스로 지탄받는 투헬, 곧 계약 종료, 김민재 실력은 어디 가질 않아...
![투헬 감독은 "경기 수준은 높지 않았고 템포는 명백하게 부족했다. 우린 열정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라며 "우린 이런 식으로 경기가 진행되리라 기대하지 않았다"라며 선수들의 플레이를 탓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날 경기에서 공격자원으로...[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404/326216_330405_2048.jpg)
[뉴스워커_더 자세한 스포츠] 투헬 입에서 쏟아지는 말을 듣고 있자니 정말 팀의 수장이 맞나 싶다. 김민재가 속해 있는 바이에른 뮌헨은 31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3~24시즌 분데스리가 27라운드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0-2로 완패했다. 뮌헨은 홈 경기였음에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뮌헨은 승점 60점(19승 3무 5패)으로 2위에 머물렀다. 앞서 경기를 치른 1위 바이어 04 레버쿠젠이 TSG 호펜하임을 2-1로 승리, 뮌헨과 13점 차이로 벌어지면서 우승 가능성은 더욱 멀어졌다.
뮌헨은 지난 11년 동안 연속 리그 우승으로 분데스리가를 지배했다. 타이틀 수비를 하기 위한 압박감이 상당할 것이다. 아직 남은 경기가 있지만, 경기 직후 나온 투헬 감독의 인터뷰와 그가 한 말들을 보면 이제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우승을 포기한 듯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투헬은 "물론 분명하다. 당연하다. 더 이상 희망은 없다"며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또한, "아니, 아니, 아니, 이번 경기 이후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몇 점 차이지? 13점이지? 레버쿠젠에 축하 인사를 보낸다!"라며 자포자기한 모습을 보였다. 이게 과연 감독이 할 발언인가?
팀 부진에 선수 탓하는 감독. 진짜 문제는 당신일 수도...
투헬 감독은 "경기 수준은 높지 않았고 템포는 명백하게 부족했다. 우린 열정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라며 "우린 이런 식으로 경기가 진행되리라 기대하지 않았다"라며 선수들의 플레이를 탓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날 경기에서 공격자원으로 신뢰를 주었던 케인은 침묵했고, 김민재 대신 기용한 다이어는 발 빠른 아데예미의 뒷공간 침투를 막지 못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선수들이 아니라 투헬 자신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본인은 모르는 것으로 보인다. 24년은 시작부터 불안했다. 1월 6일 열린 바젤과의 친선전을 비기며 불안한 출발을 시작했다. 1월 22일 베르더 브레멘과의 홈 경기에서 16년 만에 패배하며 최악의 전술과 선수 기용을 보여주었고 리그 타이틀이 걸린 21라운드 레버쿠젠 원정에서 이해 불가능한 3백 전술을 들고나와 3:0으로 완패하며 팬들의 원성을 샀다.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 SS 라치오 원정에서는 유효슈팅 0개라는 졸전을 펼치며 1:0 패배, 이후 보훔 원정에서 충격 패를 당함으로써 감독 경질 논란이 일었고 2월 21일, 투헬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 해지 후 팀을 떠나게 되었다. 당장 자르지 않은 것은 뮌헨이 전임 감독 나겔스만을 시즌 도중 경질한 것을 재현하지 않으려고 한 의도일 뿐이었다. 이런 자가 경기 졌다고 선수 탓만 하고 있으니 아무리 곧 떠날 사람이라도 ‘지금 당장 경질하자’는 여론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지 않은가?
투헬 때문에 뮌헨 왔지만 잠깐 쓰고 버림받은 김민재
이날 경기에서도 김민재는 벤치에 앉아있었다. 4경기 연속 제대로 출전하지 못했다. 투헬의 영입으로 뮌헨에 왔지만, 이제는 투헬이 있는 한, 주전 복귀를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재는 작년 7월까지만 해도 뮌헨으로 입단 후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차며 ‘혹사’라는 평을 들을 만큼 연속으로 출전했고 좋은 경기를 보여주었다. 시즌 초반 다요 우파메카노, 마타이스 더 리흐트가 번갈아 부상을 당했고 김민재는 반강제적으로 선발출전을 강요당하다시피 했다.
그랬던 그가 아시안컵 이후 계속 벤치를 지키고 있다. A매치 기간에 소집되어 카타르 아시안컵을 치르는 동안 토트넘에서 넘어온 에릭 다이어에게 기회를 제공했고 복귀 후 계속하여 주전 자리를 내주며 출전 기회를 잡고 있지 못하고 있다. 팬들은 ‘김민재가 다이어에게 밀려 이제는 팀에서 가망이 없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 최근 김민재의 이적설이 선수 개인 측면에서 제기되는 결정적인 이유다.
김민재가 못하는 것이 아니다. 투헬의 전술과 맞지 않을 뿐
투헬 본인이 못 해서 경질되는 마당에 자신이 영입한 선수마저 앞길을 막고 있는 느낌이 강하다. 김민재가 팀에서 잠시 벤치를 지키고 있는 큰 이유 중 하나는 투헬 감독의 전술 스타일 차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투헬 감독의 시스템은 안정적이고 조직적인 수비에서 출발한다. 이에 반해, 김민재는 공격적인 수비 스타일을 선호하며, 상대 공격진에 압박을 가하고 공을 빼앗는 것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현재 투헬이 요구하는 것은 다이어와 같은 안정적인 수비력과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이라고 본 것이다.
김민재의 공격적인 스타일이 예상치 못한 기회를 얻어 득점으로 연결하는 시발점이 되는 상황도 있었지만, 종종 치명적인 실수도 했다. 투헬 본인의 전적이 계속 나빠지고 있기에 좀 더 안정적인 체제로 가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감독의 전술적 판단은 상황에 따라 가변적일 수 있어야 한다. 선수들의 체력 안배도 신경 써야 한다. 이것은 감독의 전술 스타일의 차이가 만들어 낸 결과지 김민재가 못해서 벤치를 지키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다이어-더리히트 조합이 실패했으면 김민재를 한 번 믿어볼 법도 한데 투헬은 본인의 독단으로 지휘했고 결국 패배한 것이다. 이것이 선수들만의 잘못이 아닌데도 팀을 격려해야 할 수장인 투헬은 오히려 특유의 독설로 사기를 완전히 꺾어놓았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
그러나 계속 이런 양상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겨울은 지났다. 그리고 김민재의 현재 상황은 그의 실력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다. 김민재는 이미 이탈리아 세리에 A와 튀르키예 리그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으며, 이러한 실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뮌헨 내에서도 다시금 빛을 발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유럽 정상급 수비수다. 그리고 최근 A매치인 북중미 월드컵 예선 2차 태국 원정에서도 김민재는 특유의 강력한 수비와 공격적인 움직임을 통해 박진섭이 A매치 데뷔골을 넣는 데 기여했다. 김민재의 스타일이 다른 만큼 다양한 상황에서 다이어 대신 넣어볼 가능성이 있고, 특정 선수의 능력을 온전히 쓰는 것은 감독의 역할이다.
가야 할 자와 남을 자는 이미 정해졌다. 투헬이 가고 새 감독이 오면 김민재 사용법과 그의 역할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투헬의 망발이 의미하는 것은 이미 경질 예정인 그가 이제는 팀이 이기는 것에 별 관심이 없음을 뜻한다. 그가 팀을 더욱 망치고 떠날수록 투헬 체제에서 외면받던 김민재에게는 전화위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봄이 머지 않았다.
- [뉴스워커_스포츠 분석] 국대 뛸 날 얼마 안 남음을 시사한 손흥민, 손가락보다 마음이 더 아프다
- [뉴스워커_스포츠 분석] 황대헌의 쇼트트랙 배틀로얄 : 내 앞길 방해하면 큰일 날 것
- [뉴스워커_스포츠 분석]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전, 홈경기도 무승부.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하는가
- [뉴스워커_스포츠 분석] 오타니 쇼헤이가 지불해야 했던 ‘신뢰의 가격’...남현희-전청조 사건도 같은 맥락
- [뉴스워커_스포츠 분석] 소화기 없이 불 끄러 온 소방수 감독 ‘황’, 화재 얼마나 진화했나?
- [뉴스워커_더 자세한 스포츠] 전북 복귀 손준호, 정말 감사해야 할 ‘좋은 사람’ 클린스만
- [뉴스워커_스포츠 분석] 벚꽃 야구 한창인데 또 ‘502 Bad Gateway’, 쿠팡에 조롱받는 티빙. 다급한 이유는?
- [뉴스워커_더 자세한 스포츠] 솔솔 올라오는 르나르 감독론 설레발, 돈 없는 축협 향해 ‘나 감당할 수 있겠니?’ 외치는데…
- [뉴스워커_스포츠 분석] 잠깐 빛날 자와 영원히 빛날 자, 이강인도 사과했는데… 반칙왕 넘어선 박지원
- [더 자세한 스포츠] 내가 기계보다 못하다니... 경기장 위의 판사, 프로야구 심판, 권위의 추락과 저항
- [더 자세한 스포츠] 한·중·일 올림픽 축구 삼국지, 중국은 소림 축구, 일본은 사무라이 축구, 한국도 태권 축구?
- [더 자세한 스포츠 분석] 이길 수도 없고 질 수도 없고, 골치 아픈 한일전 딜레마, 황선홍호 실리인가 명예인가?
- [뉴스워커_금융의 호랑이_교보증권 박봉권 대표 편] 증권가 CEO 교체 칼바람 피한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 ‘3연임’의 비결과 향후 과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