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전 안 뛸까도 생각, 은퇴하면 축구계 떠난다고 했지만, 팬들 마음의 준비는 아직...

한국 대표팀의 상태가 이리 엉망인 만큼 태국전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태국은 한국전에 앞서 중국에 홈경기에서 패배했고 이를 이유로 알렉산드레 푈킹을 경질하고 이시이 마사타다 감독을 새로 선임하는 극약처방을 했다. 이시이 감독이 보여준 아시안컵에서 태국의 괜찮은 성적을 고려하면 가볍게 볼 수가 없는 팀이다. 태국이 중국에 지면서 각각 1승 1패로 승점이 3으로 동점인 상태이다. 한국은 2경기 8득점 승점 6점으로 1위지만 ...[본문 중에서]
한국 대표팀의 상태가 이리 엉망인 만큼 태국전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태국은 한국전에 앞서 중국에 홈경기에서 패배했고 이를 이유로 알렉산드레 푈킹을 경질하고 이시이 마사타다 감독을 새로 선임하는 극약처방을 했다. 이시이 감독이 보여준 아시안컵에서 태국의 괜찮은 성적을 고려하면 가볍게 볼 수가 없는 팀이다. 태국이 중국에 지면서 각각 1승 1패로 승점이 3으로 동점인 상태이다. 한국은 2경기 8득점 승점 6점으로 1위지만 ...[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스포츠 분석] 손흥민이 오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손흥민은 전임 감독 클린스만호에 이어 황선홍호에서도 다시 주장으로 임명됐다. ‘핑퐁 게이트에서 이강인과의 다툼으로 부상을 입었던 중지 손가락은 여전히 퉁퉁 부어있었지만, 이를 내색하지 않으려는 듯 외투 하단부를 잡은 채 입국장에 나타났다.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1개월여만이었다.

손가락과 더불어 그의 마음도 아직 다 회복이 된 것 같지 않다. 마음의 상처가 몸의 그것보다 깊어 보인다. 카타르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에서의 패배 이후 그가 망연자실하던 표정을 우리는 잊을 수 없다. 울지도 않고 웃지도 않으면서 넋을 잃은 듯 멍하니 한 곳을 바라보던 그 눈빛을 말이다. 그리고 이후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감독님께서 나를 더 이상 (필요하다고) 생각 안 하실 수도 있고 앞으로의 미래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 다음 문제는 소집되면 내 미래는 어찌 될지 모르니, 생각해 봐야 할 거 같다라고 말했다. 돌려 말했지만, 그는 대표팀에서 뛰는 것이 더 이상 매력적인 도전이 아님을 시사했다. 그리고 손흥민은 귀국하던 18, 인터뷰에서 축구 현역 은퇴 이후 축구계를 떠날 것이라는 생각은 평생 변하지 않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정말 축구를 사랑하고 좋아한다. 하지만 나에게 다른 사람을 가르칠 능력이 없다라고 말했다.

최근 토트넘으로부터 종신계약과 다름없는 딜을 받았고 아직도 훨훨 날아다니는 그가 이렇듯 대표팀 관련한 발언에는 한없이 기운 빠진 소리를 하고 있다. 마치 그가 바랐던 대표팀의 모습이 이런 결말은 아니었다는 듯이 말이다. 실망한 모습이 역력하다. 손흥민의 말대로 어쩌면 그는 태국전부터는 참여하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가 없는 대표팀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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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못 차리고 있는 한국, 물러설 곳 없는 태국, 2의 말레이시아전 될 가능성도?


오는 21일부터 시작하는 태국과의 2연전을 위해 황선홍 감독은 선수들을 소집했다. 그가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8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첫 소집훈련을 했다. 아시안컵부터 온갖 논란으로 비난을 받은 대표팀의 분위기는 침울했다. 그런 분위기 탓인지 이날 훈련은 초반 15분만 공개한 후 나머지는 비공개 속에서 진행했다. 다가오는 19일 훈련은 전면 비공개에 선수 인터뷰도 없었다. 빗장을 걸어 잠근 것이다. 황 감독은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외부의 시선을) 굉장히 좀 많이 부담스러워하고 또 심적으로 굉장히 좀 어려워하고 있다”, “취재진과 팬 여러분께서 좀 도와달라고 말하며 부담스러운 관심을 꺼주길 부탁했다. 손흥민과 갈등이 있었던 이강인은 19일에 귀국한다.

한국 대표팀의 상태가 이리 엉망인 만큼 태국전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태국은 한국전에 앞서 중국에 홈경기에서 패배했고 이를 이유로 알렉산드레 푈킹을 경질하고 이시이 마사타다 감독을 새로 선임하는 극약처방을 했다. 이시이 감독이 보여준 아시안컵에서 태국의 괜찮은 성적을 고려하면 가볍게 볼 수가 없는 팀이다. 태국이 중국에 지면서 각각 11패로 승점이 3으로 동점인 상태이다. 한국은 2경기 8득점 승점 6점으로 1위지만 우리는 갈 길이 멀다. 그동안 태국같이 객관적 전력이 한국에 비해 약세인 팀들은 한국과의 경기에서 이기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점을 적게 하는 수동적인 전략을 채택해 왔다. 그러나 더는 물러설 수 없는 태국은 방어적인 전략보다는 적극적으로 한국을 공략하려 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표면적으로 보면 한국이 태국에게 매우 우세하지만, 종합적으로 보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태국은 의외로 사우디아라비아나 우즈베키스탄 같은 한국 축구가 어려워하는 중동팀과 맞붙어 대등한 경기를 펼쳐왔다. 그리고 태국은 지난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졸전 끝에 비겼던 김판곤의 말레이시아를 쉽게 찍어 누를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 말레이전에서 한국 축구가 보여준 능력이 발전 없이 그대로라면 태국과의 승리도 장담하기 어렵다. 만약 이번 태국전에서 패배한다면 안 그래도 불안한 FIFA 랭킹 때문에 3차 예선에서 2시드로 밀려 불리한 조 편성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이 필요한 이유1 : 존재 자체로 두려움을 선사하는 아시아 최고의 선수. 오타니 같은 존재


17일부터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MLB ‘월드 투어 서울 시리즈에는 다저스 소속 전설의 투타겸업오타니 쇼헤이가 등장했다. 그는 이미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전설이 됐다. 그의 존재만으로도 많은 팬이 열광했고 상태팀의 사기는 깎였다. 아직 본 게임을 시작한 것도 아니요, 대단한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지 못하지만, 스포츠에는 기댓값이라는 것이 있다. 일본과 다저스에 오타니 쇼헤이가 있다면, 한국과 토트넘에는 손흥민이 있다. EPL 내에서도 순위권을 다툴 때 꼭 언급되며 이룩하기 어려운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고, 아시아 출신으로는 최고의 선수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런 손흥민이 이번 태국전에 몸을 실었다. 물론 이전 카타르 월드컵,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손흥민의 존재는 가볍지 않았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 축구는 이 지경은 아니었다. 카타르 월드컵은 파울루 벤투라는 걸출한 명장과 함께했던 시기였고,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는 클린스만이라는 악재가 있었지만, 역대 최고의 스쿼드였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대표팀의 모든 악재가 터졌다. 황선홍 감독이 새로운 인물들을 등용했지만, 그들은 대표팀 발탁이 처음이거나 경험이 적어 기대치가 낮다. 그마저도 믿을만한 선수들은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강인은 그의 실력과는 무관하게 지금으로써는 대표팀에서 어떤 긍정적인 역할을 할지를 기대하기 어렵다. 도대체 무얼 믿고 이들을 응원하란 말인가? 지금으로써는 그래도 손흥민이 나오니까밖에는 없는 것이다. 그가 있는 한, 태국이 한국을 마음대로 유린하지는 못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기에...


이 필요한 이유2 : 손흥민만큼 대표팀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


손흥민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대표팀에 계속 있었다. 2010년 조광래호, 2012년 최강희호, 2013년 홍명보호, 2014년 슈틸리케호, 2017년 신태용호, 2018년 벤투호, 2023년 클린스만호, 그리고 이번 24년 황선홍호에 이르기까지 14년을 넘게 수많은 감독을 거치면서 대표팀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었다. 조현우나 김승규 같은 선수의 수명이 긴 골키퍼와 김영권 정도를 제외하면 대표팀에 지금까지 가장 오랜 기간 소집된 선수는 손흥민밖에 없다. 이 기간에 그는 3번의 월드컵과 아시안컵에 참여해 혁혁한 공을 세웠다.

나이로 치면 늘 대표팀에 터를 박았던 김영권(34)이나 이번에 처음 대표팀에 합류한 주민규(33) 등이 손흥민(31)보다 더 많지만, 이들은 K리거다.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자부심 충만한 젊은 해외파 선수들을 명성으로 찍어 누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뜻이다. 특히 이강인 같이 K리그에 거의 몸을 담지 않았던 선수들에게 K리그 출신의 통제가 잘 먹힐지는 의문이다. 손흥민 정도는 되어야 그들을 끌어갈 수 있다. 흔히 쓰는 말로 실력도 있고 짬밥도 좀 먹었다는 의미이다. 대표팀에 있어 정신적 지주로 존재할 그가 없다면 진정한 힘은 발휘되기 어려울 것이다.


이 필요한 이유3 : ‘없는 국대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언젠가 올 그날


손흥민은 이제 31살이다. 일반인이라면 아직 한창때지만 선수로서의 나이는 황혼이다. 은퇴네 결혼이니 하는 맥 빠진 얘기들이 흘러나오는 것이 어색하지 않을 나이다. 그는 전설이지만, 이제 우리는 그가 없는 대표팀의 미래도 준비해야 한다. 은퇴를 선언해도 될 만한 사건들도 있었다. 요르단전 이후의 인터뷰에서 그랬듯 태국전에서 손흥민을 못 본다고 해도 그를 비난할 수 없다. 그러나 손흥민은 대표팀에 남았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은 역대 최고의 스쿼드를 가지고도 졸전을 보인 이유에 대해 팀의 내홍 앞에서 표면적 지표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모두의 눈으로 지켜봤다. 그러는 동안 다치거나 욕을 먹은 사람도 있었다. 지켜보는 팬들의 실망은 컸고 선수들 사이의 신뢰는 무너졌다. 누구에게 도움을 바라고 누구에게 믿음을 줄 것인가? 단체경기를 팀 내 통합 없이 승리하리라 말할 수 있는가? ‘핑퐁 게이트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건 손흥민은 당사자다. 그는 반드시 이번 태국전 주장으로서 단합된 대표팀의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이강인과의 화합은 물론이고 불안한 소문이 나돌 실마리조차 없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하여 손흥민 다음에 올 전설에 대해 순조롭게 자리를 넘겨주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당신만 전설로 남아있으려 하면 안 된다. 싫더라도 그것이 그의 운명이다.

이렇게 보면 이번 태국전은 그 어느 때보다도 국가대표로서의 손흥민에게 힘들고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그는 에이스로서 실력발휘를 통해 태국전에서 득점을 주도하여야 하고 전설로서는 적팀의 사기를 꺾고 아군의 단합을 유도해내야 하며 그의 은퇴 이후의 대표팀에 미래도 슬슬 준비하여야 한다. 퉁퉁 부은 손가락을 주머니에 넣어서라도 그가 감추고 싶었던 진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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