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벌써 3번째 황대헌에게 당해, 임효준, 박인욱 사례도 의구심

이번 시즌 들어 가장 큰 피해자는 박지원이다. 16일의 공멸에 이어 다음날 17일, 남자 1000m 결승에서도 비극은 이어졌다. 또 결승선을 세 바퀴 남긴 시점에서 황대헌에 이어 2위로 달리던 박지원은 곡선 주로에서 빠른 스피드로 인코스를 선점해 1위로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황대헌이 갑자기 손을 뻗어 박지원을 밀쳤고, 중심을 잃은 박지원은 밀려 나가다 휘청거리며 대열에서 이탈했고, 결국 넘어져 일어나지 못했으며 큰 부상 또한 입었다. 이 사건으로 박지원은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포기했다. 역시나 심판진은 황대헌에게 페널티를...[본문 중에서]
이번 시즌 들어 가장 큰 피해자는 박지원이다. 16일의 공멸에 이어 다음날 17일, 남자 1000m 결승에서도 비극은 이어졌다. 또 결승선을 세 바퀴 남긴 시점에서 황대헌에 이어 2위로 달리던 박지원은 곡선 주로에서 빠른 스피드로 인코스를 선점해 1위로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황대헌이 갑자기 손을 뻗어 박지원을 밀쳤고, 중심을 잃은 박지원은 밀려 나가다 휘청거리며 대열에서 이탈했고, 결국 넘어져 일어나지 못했으며 큰 부상 또한 입었다. 이 사건으로 박지원은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포기했다. 역시나 심판진은 황대헌에게 페널티를...[본문 중에서]

지난 15(현지시각)부터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의 결과에 대해 말들이 많다. 이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여자부 김길리의 금메달을 제외하고는 개인전에서는 전부 전멸했다. 실력이 없어서였나? 아니다. 세계랭킹 1위의 박지원이 있고 22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황대헌이 있었다. 그런데 변변한 동메달 하나 걸지 못하고 공멸했다. 대회가 끝난 후, 노메달의 이유가 밝혀지자 성난 팬심은 불같이 들끓었다.

첫 번째로 논란이 됐던 경기는 16일 열렸던 1500m 결승이었다. 이 경기에서 박지원은 1위로 달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세 바퀴 남기고 곡선 주로에서 황대헌과 충돌했다. 황대헌은 무리하게 인코스를 비집고 들어가 박지원을 몸으로 밀어냈고 최하위로 나가떨어졌다. 황대헌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고 메달을 따나 싶더니 심판진은 그의 반칙을 인정해 페널티를 부여, 결국 두 한국 선수 모두 메달을 얻지 못했다. 금메달은 어부지리로 중국의 쑨원에게 돌아갔다.

이 경기는 각국의 유력 우승 후보들이 조기 탈락하여 황대헌의 반칙이 아니었다면 한국은 금메달과 은메달을 모두 걸 수 있었다. 이후 황대헌은 고의가 아니었다고 말했지만, 그가 팀 킬을 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물론 경기하다 보면 안타까운 상황도 발생하겠지만, 우연이 반복되면 고의를 의심해 볼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황대헌의 과거 행적까지 도마 위에 오르면서 그가 자신이나 자기편을 제외한 모두를 제거하는, ‘쇼트트랙계의 배틀로얄을 펼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눈에 거슬리는 자부터 제거한다 :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 가지 마!


이번 시즌 들어 가장 큰 피해자는 박지원이다. 16일의 공멸에 이어 다음날 17, 남자 1000m 결승에서도 비극은 이어졌다. 또 결승선을 세 바퀴 남긴 시점에서 황대헌에 이어 2위로 달리던 박지원은 곡선 주로에서 빠른 스피드로 인코스를 선점해 1위로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황대헌이 갑자기 손을 뻗어 박지원을 밀쳤고, 중심을 잃은 박지원은 밀려 나가다 휘청거리며 대열에서 이탈했고, 결국 넘어져 일어나지 못했으며 큰 부상 또한 입었다. 이 사건으로 박지원은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포기했다. 역시나 심판진은 황대헌에게 페널티를 부여했다. 1000m 세계 최고의 실력자인 박지원은 대회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했지만, 충돌에 의한 부상으로 남자 5000m 계주 결승마저 나올 수 없었다. 이 경기의 금메달은 캐나다의 윌리엄 단지누가 가져갔다.

이 대회 이전에도 박지원은 황대헌의 반칙에 발목이 잡혔다. 작년 10ISU 월드컵 11000m 2차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던 박지원을 황대헌이 인코스로 무리하게 추월하다가 밀치며 함께 넘어졌다. 이 일로 황대헌은 옐로카드를 받았고 모든 포인트를 몰수당했다.

박지원은 이번 일로 메달을 모두 날려 국가대표 자동 선발을 기대하기 힘들게 되었고 25년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에 진출할 수 있을지의 여부를 확정 짓지 못했다. 만약 하얼빈 아시안 게임에서 박지원이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병역면제를 받을 수 없어 26년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은 나갈 수 없다. 국제대회에서는 날아다니지만, 유독 국내 대회에 약한 박지원. 세계랭킹 1위인 그는 황대헌에게 막혀 메달은커녕, 선수 생활을 더 영위하는 것조차 장담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내 심기를 거스른 자, 제거한다 : 여자 선수 엉덩이 때린 것은 장난, 임효준은 성추행?


빅토르 안에 이어 린샤오쥔, 한국명 임효준. 그는 22년부터 중국으로 귀화했다. 임효준은 이번 선수권대회 500m에서 금메달, 혼성계주 금메달, 5000m 계주에서 금메달 3관왕을 달성하면서 한국에게 큰 쇼크를 줬다. 이번 박지원 사건으로 황대헌과 얽혔던 아픈 과거가 드러나면서 임효준이 국가대표팀에서 삭제된 것에 대해 황대헌의 고의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사건은 2019617일 오후 5시경, 남녀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이 진천선수촌의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에서 자유롭게 워밍업과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발생했다. 이때 한 여성 선수가 클라이밍 장비를 사용해 오르는 도중, 황대헌이 장난삼아 그녀의 엉덩이를 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어서 황대헌이 클라이밍 장비에 오르자, 임효준이 그의 바지를 살짝 잡아당기자 황대헌의 엉덩이 일부가 노출됐다.

이 장면을 목격한 다른 선수들은 웃음을 터뜨렸고, 임효준은 달아나며 장난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황대헌은 이 상황에 당황해하며 옷을 바로잡았다. 곧바로 도착한 코칭 스태프의 훈련 지시로 상황은 종료되었다. 이 여성 선수는 땅에 떨어진 후 황대헌을 향해 장난스럽게 반응했다. 그런데 사건 이후, 황대헌은 임효준을 선수촌과 대한체육회에 성희롱 혐의로 신고했다. 임효준은 그해 8월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1년간의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고, 12월에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 일로 임효준은 많은 비판을 받았고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재판을 준비하느라 선수 생활에 집중할 수 없었으며 국가대표 자격을 상실했다. 이 사건은 215, 대법원의 상고 기각으로 최종적으로는 임효준의 무죄가 확정되었다.

당시 상황이 쉬면서 장난을 치는 상황이었고, 굳이 성추행 논란이 있을 만한 사건을 꼽자면, 황대헌이 여성 선수의 엉덩이를 주먹으로 때린 것이었고 그것이 상식적인 시선에는 더 그럴듯했다. 그런데 황대헌 본인이 한 것은 장난이었고, 남자 선수끼리의 장난으로 바지가 살짝 내려간 것은 성추행이라는 황당한 잣대에는 선뜻 동의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수치심을 느낀 것이야 개인마다 다를 테지만, 일반적인 시선에서는 그의 신고는 고의가 있었다고 의심받을 만했다. 이 사태 이후로 한국 쇼트트랙에서 설 자리를 잃은 임효준은 중국으로 귀화했고 3관왕을 달성함으로써 결국 한국 선수팀을 향해 복수 아닌 복수를 했다. 참고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임효준은 금메달, 황대헌은 은메달을 각각 획득했다.


우리 편 아닌 자, 제거한다 : 하늘이 허락해도 내 허락 없으면국가대표 선발 짬짜미논란


쇼트트랙 국가대표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치열하게 선발된다. 그러나 실력이 뛰어나고 하늘이 허락했어도 누구 하나가 반대하면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

박인욱이 그랬다. 논란은 2021-22시즌 국가대표 선발전 2차 남자 1,500m 슈퍼파이널 경기에서 발생했다. 이 경기에서는 이준서, 김동욱, 박장혁, 한승수, 박인욱이 참가를 했다. 당시 경기 상황에서 황대헌이 선두로 달리던 박인욱을 막아섰고 뒤이어 나머지 4(이준서, 김동욱, 박장혁, 한승수)이 두 선수를 앞지르며 박인욱을 따돌리는 모양이 됐다. 황대헌은 박인욱을 막아서다 결국 꼴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경기에서 이준서는 1, 박장혁은 2, 한승수는 3, 김동욱은 4, 박인욱(대전체육회)5위에 올랐고 황대헌은 꼴찌를 해도 이미 국가대표 포인트를 확보한 상태였다. 박인욱을 막아서며 5위를 만들어놓고 본인을 비롯한 나머지 5명은 국가대표 출전권을 획득했다. 경기 후 박인욱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이 자기들끼리 기쁨의 하이 파이브를 했고, 그곳에 낄 수 없었던 박인욱 혼자 국가대표에서 떨어졌다. 경기 영상을 지켜본 사람들은 황대헌이 자기 몸을 던져 팀 킬을 했다고 의심했고 박인욱을 떨어뜨리기 위해 다 같이 짬짜미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나왔지만, 물증은 없다. 이들 중 대전체육회 소속인 박인욱을 제외하면, 5명 모두 한국체대나 스포츠토토 소속이다.


나만 이기면 되고 내 편만 이기면 돼. 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


이번 사건 이후 비록 황대헌이 박지원에게 고의는 아니었다고 했지만, 팬들의 시선은 좋지 못하다. 18일 황대헌 인스타그램에는 "태극마크 달고 뭐 하는 짓이야." "경쟁자 죽이기가 특기인가" "아직도 그 습성 못 버렸네" "정정당당하게 살아라" "박지원마저 다른 나라로 귀화시켜야 속이 시원하겠냐" 하는 의견이 달렸다.

이렇게 보면 지금까지의 황대헌의 팀킬은 고의성이 충분해 보인다. 적어도 제삼자의 관점에서는 그렇다. 이것은 마치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처럼 최후의 1인이 살아남을 때까지 나한테 위협이 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다 죽여야 하는 쇼트트랙판 배틀로얄같아 보인다. ‘배틀로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다. 목적 자체가 서바이벌이니까 말이다. 때로는 유리한 고지를 지키기 위해 남이 올라올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도 반칙이 아니다.

문제는 기울어진 룰이다. 배틀로얄에서 살아남는 것이 의미가 없는 판이면 서바이벌 자체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이 모든 것을 다 가져갈 수 있는 이 적용되는 판이라면, 그 결과에 많은 사람들이 협조한다면 앞으로도 배틀로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한국 쇼트트랙계가 오랜 기간 파벌싸움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체육대학(한체대)과 스포츠토토 소속, 비한체대 출신 사이에 파벌싸움은 오래된 문제이다. 황대헌은 한체대 출신,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박지원은 공교롭게도 단국대 출신이다. 박인욱은 한체대 출신이었지만 황대헌의 무리는 아니었다. 이것이 쇼트트랙 업계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고질병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에서 유능한 인재가 남아있지 못하는 이유가 설명이 된다. 재능있는 사람들이 모국을 버리고 해외로 쫓겨나 생존해야 하는 판이 깨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우리나라는 인재들의 무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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