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 자랑, 안타까움, 그리고 불편함. 그를 바라보는 우리의 복잡한 시선
![임효준. 그가 왜 린샤오쥔이 되었는지 모르는 사람은 배신감을 느낄 수 있다. 왜냐하면 한국 특유의 민족주의에 더해져 독재 시절 우리에게 강하게 뿌리내린 국가주의, ‘그 어떤 이유도 조국을 배반할 단서가 되지 못한다’는 생각, 민주주의 국가지만, 개인보다는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문화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본능적으로 린샤오쥔을 거부하게...[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406/335561_341926_2846.jpg)
[뉴스워커_더 자세한 스포츠] 지난 10일,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중국 티탄저우바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쇼트트랙 팬이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국제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고 중국 국가(國歌)를 들을 때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에서 성과를 내지 못해 슬펐지만, 현재 몸 상태가 좋아지고 있어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린샤오쥔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대표로 금메달을 땄지만, 2019년 진천선수촌에서의 사건으로 자격 정지 1년 징계를 받고 중국으로 귀화했다. 그는 2022-2023시즌 ISU 월드컵 5차 대회에서 남자 500m 금메달을 따며 "(평창)올림픽 금메달을 땄을 때보다 더 기뻤다"고 회상했다.
그는 지난 3월 열린 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500m, 남자 5000m 계주, 혼성 2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3관왕에 올랐다. 2026년 동계올림픽에서는 계주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 1차 목표라며 팀원들과 함께 행복한 결과를 얻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지난 12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본선에 출전해 남자 5000m 계주 결승전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많은 한국 팬의 머릿속에는 아주 복잡한 심경이 떠올랐을 것이다. 분명 평창동계올림픽 때까지만 해도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결승선을 넘었던 그가 이제는 중국인이 되어 한국 선수들의 강력한 경쟁자가 되었다. 누군가는 그를 배신자로 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인인 그의 메달 도전에 또한 자랑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리고 그가 왜 귀화했는지를 알아갈수록 그를 향한 안타까운 마음이 들 수도 있다. 그래서 더 불편하다. 분명 자랑스러운 한국 선수의 이름이 린샤오쥔이라는 것이…
하필 중국으로 가다니… 조국을 배신한 자, 린샤오쥔, 등 돌린 애국심
린샤오쥔. 대구에서 태어나서 한국체육대학교를 졸업하고 고양시청 소속에서 활동한 토종 한국인. 부모와 형제가 모두 한국인인 그의 이름은 2020년 6월, 중국으로 귀화하기 전까지만 해도 ‘임효준’이었다. 한국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누구보다 한국인으로 뛰었을 임효준.
그래서 그의 귀화 소식은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며 한국의 자랑이었던 그가 이제는 중국 국기를 달고 활약하는 모습에 속사정을 모르는 많은 팬이 배신감을 느낀다. ‘자국을 위해 써야 할 능력을 하필이면 한국과 올림픽에서 경쟁하는 옆 나라 중국을 위해 쓴단 말인가?’, ‘태극마크 달게 해주었더니 돌아오는 것은 배신인가?’, ‘모국에서 온갖 혜택 다 받고 결국, 본인 살길 찾기 위해 국적까지 바꾼단 말인가?’ 등등, 누군가는 그 이상의 분노를 느낄 수 있다.
귀화한 것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임효준이 중국에서의 생활에 만족감을 표하며, ‘중국 국가가 울릴 때마다 자부심을 느낀다’는 발언은 많은 사람들에게 씁쓸함을 남겼다. 이는 그가 더 이상 한국의 영웅이 아니라, 중국의 스타가 되었음을 상징한다. 그가 어쩔 수 없이 귀화했다고 믿었던 사람들도 이 발언 한마디에 억장이 무너져 내렸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타국의 사례를 보면 귀화는 개인적인 일이다. 유럽의 축구 선수가 본인의 커리어를 위해 타국에 귀화한다고 하여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그것은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니다. 우리에게 남아있는 민족적 유전자, ‘단일민족’이라는 사고방식에서 이러한 분노가 유발된다. 이에 따라 외국으로 귀화하는 국가대표 선수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을 넘어 국가적 자존심의 문제로 여겨진다. 임효준의 귀화는 한국인들에게 국가적 배신으로 받아들여지며, 이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다.
단순한 감정을 넘는 분노의 채찍질에는 역사적, 문화적 배경에서도 기인한다. 한국과 중국의 오랜 갈등과 경쟁이 이러한 감정의 뿌리에 있다. 한·중·일이 만들어가는 동아시아 경제권은 세계 3대 경제블록이다. 세계에서 이 정도로 경제적으로 상호의존적이며 역할분담이 확실한 경제권은 세 손가락에 꼽는다.
하지만, 그것이 무색하게도 역사 문화적으로 세 나라는 서로 친하지 않다. 두 나라 사이의 역사적 갈등은 한반도의 시작부터 그 궤를 같이했다. 일본의 식민 지배가 가장 최근의 일이라 중국이 살짝 저평가되지만, 우리의 선조들도 그랬고, 지금도 많은 사람이 중국에 대해 좋게만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 없으면 당장 내일 문 닫아야 할지도 모르는 북한조차 대놓고 중국을 경계한다. 체제도 다른 한국에는 경제적 협력 이외의 많은 부분에서 중국과 충돌할 일이 태산이다. 이것은 동아시아의 국제정치적 환경상 피할 수 없는 갈등이다.
그리고 중국은 한국의 스포츠 경쟁국이다. 축구나 야구 같이 선수 풀이 넓은 스포츠는 굳이 국가 주도의 인재 육성이 아니더라도 자생할 수 있지만, 쇼트트랙은 아니다. 10억의 인구에 비해 땅덩어리 작고 인구도 적은 한국이 다양한 스포츠의 부문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길은 소수정예다. 잘할 수 있는 선수에게 몰아주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렇게 스타 한명이 겨우 탄생하는 쇼트트랙이다. 한국은 아직도 쇼트트랙 강국이다. 임효준 한명의 귀화는 엄청난 타격이다. 임효준의 귀화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닌, 더 큰 의미를 가지게 만든다. 이것이 한국인들에게 배신감을 더 크게 느끼게 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그래도 역시 한국인이 세계에서 빛날 때 자랑스럽다! 교포든, 동포든 우리의 피는 하나니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민족주의, 혈통주의적인 유전자는 때로는 배신감과는 전혀 다른 시각을 가지게 한다. 조국을 배신한 린샤오쥔에게 배신감을 느끼는 한편, 10억 중국의 실력자들 위에서 중국 대표로서도 뛰어난 성과를 거두는 모습을 보며 실력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경우도 많다. 이유는 단 하나다. 그가 한국인의 혈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의 성공은 한국 출신 선수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공존할 수 없는 두 개의 감정, 자부심과 배신감이 공존하며 복잡한 감정을 형성한다.
때때로 한국에서 나고 자라지 않았어도 한국 혈통인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프로골퍼인 미셸 성 위 웨스트, 미셸 위(한국명 위성미)는 한국계 미국인 2세이다. 그는 법적으로 전혀 한국인이 아니지만, 많은 한국 골프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왜? 그의 조부모와 부모가 한국인이니까… 그리고 그녀의 활약에 ‘세계 골프 속에 우뚝 선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교포인 경우도 이럴진대, 린샤오쥔을 바라보는 관점은 더욱 혈통주의를 반영한다. 그리고 지금의 그를 만든 조국, 한국과 린샤오쥔은 여전히 한 몸이다. 그의 성장이 한국의 스포츠 인프라와 코칭 시스템 덕분에 가능했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한국이 키운 세계적 선수’라는 이름으로… 이러한 배경을 아는 한국인들은 그의 성공을 보며 자부심을 느끼지만, 동시에 그가 더 이상 한국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현실이 배신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이중적인 감정은 임효준의 귀화가 단순히 개인의 성공이 아닌, 국가적 차원의 문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의 성공이 한국의 자랑이면서도, 중국의 영웅으로서 활약하는 모습은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우리의 본능에 큰 혼란을 일으킨다.
린샤오쥔이 된 이유에 안타까운 마음, 그리고 그를 품을 수 없는 조국에 대한 실망감
임효준. 그가 왜 린샤오쥔이 되었는지 모르는 사람은 배신감을 느낄 수 있다. 왜냐하면 한국 특유의 민족주의에 더해져 독재 시절 우리에게 강하게 뿌리내린 국가주의, ‘그 어떤 이유도 조국을 배반할 단서가 되지 못한다’는 생각, 민주주의 국가지만, 개인보다는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문화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본능적으로 린샤오쥔을 거부하게 만든다.
그러나 진실에 다가갈수록 이 감정은 바뀔 수 있다. 린샤오쥔이 된 배경에는 한국 스포츠 시스템의 문제점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얼마 전 ‘팀킬왕’으로 논란이 되었던 황대헌이 있다. 임효준은 황대헌과의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징계받고 법정에 섰으며, 두 시즌 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는 커리어를 이어가기 위해 중국으로 귀화했다.
사건은 2019년 6월 17일 오후 5시경 진천선수촌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에서 발생했다. 당시 남녀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은 자유롭게 워밍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한 여성 선수가 클라이밍 장비를 이용해 오르는 도중, 황대헌이 장난삼아 그녀의 엉덩이를 쳤다. 이어 황대헌이 클라이밍 장비에 오르자, 임효준이 그의 바지를 살짝 잡아당겼고, 황대헌의 엉덩이 일부가 노출되었다.
이 장면을 목격한 다른 선수들은 웃음을 터뜨렸고, 임효준은 장난스럽게 달아났다. 황대헌은 당황하며 옷을 바로잡았고, 곧 도착한 코칭 스태프의 훈련 지시로 상황은 종료되었다. 여성 선수는 땅에 떨어진 후 황대헌을 향해 장난스럽게 반응했다.
하지만 이 사건 이후, 황대헌은 임효준을 선수촌과 대한체육회에 성희롱 혐의로 신고했다. 임효준은 2019년 8월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고, 12월에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 일로 임효준은 많은 비난을 받았고,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재판을 준비하느라 선수 생활에 집중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국가대표 자격을 상실했다. 그런데 이 사건은 그가 이미 린샤오쥔이 된, 2021년 5월 대법원의 상고 기각으로 무죄가 확정되면서 마무리되었다. 나의 동료가 억울한 누명을 씌우고 선수 생활을 접게 했다. 어느 누가 이 상황을 맨정신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린샤오쥔을 만든 것은 그 스스로가 아니다. 한국 스포츠 시스템의 한계일 뿐이다. 빙상연맹과 대한체육회는 무고한 그를 지켜주지 못했다. 그의 선택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 차원의 문제로 받아들여진다. 그의 귀화는 한국이 자국 선수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하며, 안타까운 마음은 점점 우리나라의 한계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진다.
‘손흥민 보유국’의 야망, 이견이 있을 수 없는 열망, ‘영웅’과 ‘민족’과 ‘나’
한국인에게 스포츠는 이따금 국가 정체성과 민족주의를 강화하는 중요한 수단으로서 기능한다. 국가대표 선수는 단순한 운동선수가 아니라, 국가의 자부심과 정체성을 대표하는 존재로 여겨진다.
지난 11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 2차전 마지막인 중국과의 경기에서 손흥민은 자신에게 야유를 퍼붓는 중국 관중에게 ‘3대 0’ 손동작으로 대응해 이목을 모았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 홈경기장에서 그렇게 (야유)하는 건 내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런 야유는) 우리 팬들도 같이 무시하는 행동”이라며, “대한민국 선수로서 뭔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중국과의 1차전에서의 스코어인 3-0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팬들은 그의 행동에 열광했다.
손흥민의 성공과 한국인의 자부심은 스포츠 민족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홋스퍼에서 활약하며,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의 성공은 단순한 개인의 성과를 넘어, ‘손흥민 보유국’으로써 한국 전체의 자부심으로 여겨진다. 손흥민이 골을 넣거나 뛰어난 플레이를 펼칠 때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시아 넘버원’, ‘한국 출신 레전드’인 그의 성공을 자신들의 성공으로 느낀다.
이러한 요소들은 손흥민의 성공이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그는 단순한 축구 선수를 넘어, 한국의 자부심과 정체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인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임효준의 귀화에 대한 복잡한 감정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한국 사회의 민족주의와 단일민족 의식, 문화적 차이와 역사적 배경에서 비롯된다.
불편한 본능, 스포츠 민족주의, 선수 개인에게 민족과 국가의 이미지를 투여
국제 대회에서 국가대표 선수의 성공은 국민적 자부심을 고취하고, 사회적 단합을 촉진한다. 국가가 하나로 뭉쳐 선수들을 응원하고, 그들의 성과를 통해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임효준이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한국 사회는 그의 성과를 통해 큰 자부심을 느꼈다. 이는 국가적 단합의 순간이었으며, 국민들은 그를 영웅으로 칭송했다.
스포츠를 통해 국가 간 경쟁심이 강화된다. 손흥민이 중국전에 임하는 것은 그 개인이 아닌, 국가와 국가의 전쟁으로 발전한다. 특히 정치적, 역사적 갈등이 있는 국가들 사이에서 특히 두드러지며, 국가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임효준이 중국으로 귀화한 이후, 한국과 중국 사이의 스포츠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그의 성공은 이제 중국의 자부심이 되었으며, 그를 빼앗긴 허탈함과 동시에 배신감, 실망, 분노, 불편 등 오만가지 감정의 시발점이 된다.
스포츠 민족주의에서 개인은 개인으로서 존재하지 못한다. 각국의 선수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대표하는 그릇일 뿐이다. 선수들은 마치 국가의 아바타처럼 기능한다. 임효준이 중국 대표로서 활약하는 모습은 한국인들에게 그의 한국적 정체성이 사라졌다는 느낌을 주었고, 이는 한국인들이 그의 귀화를 더욱 복잡하게 받아들이는 이유 중 하나이며 임효준이 아닌, ‘린샤오쥔’이라는 이름이 주는 불편함의 근원이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영웅으로 칭송받으며, 그들의 성공은 국가적 신화와 연결된다. 이들은 국가의 상징이 되며, 그들의 성과는 국민적 자부심과 자긍심을 고취시킨다. 임효준은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며 한국의 영웅이 되었지만, 그의 귀화 이후 이러한 영웅의 모습은 복잡한 감정으로 바뀌었다. 임효준이 아닌 린샤오쥔의 성공은 이제는 한국이 아닌 중국의 자부심으로 여겨지면서, 우리의 본능적인 불편함의 근원이 된다.
국수주의와 배타성, 린샤오쥔이 임효준이 되었다면? 이민 받겠다는 나라의 태도가…
한국의 스포츠 민족주의는 민족 단결과 통합을 달성하게 도와주고 민족의 자긍심을 심어주며, 국가적 행동이 필요할 때 집중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이것이 심해지면 국수주의와 배타성, 그리고 이것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세력이 난립하고, 과도한 경쟁사회가 되며, 스포츠 본질이 사라지고 국가의 상업적 도구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우리가 린샤오쥔에게 느끼는 감정을 반대로 생각해 보면 쉽다. 우리는 과연 린샤오쥔을 임효준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한국의 저출산은 국가적 해결 과제이다. 이것을 해결하지 못하면 국가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지난 총선에서 거의 모든 정치인이 이 화두를 들고나와 서로 본인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떠들었다. 그리고 24년 현재, 대한민국 국민은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부분 동의한다. 그렇지만 백약이 무효하다. 최후의 방법으로 이민자의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우리와 생김새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종교도 다른 그들을 받아들이자고 한다. 잠깐 왔다 돌아가는 것이 아닌, 영원히 같은 민족의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 열려있고 깨인 현대 한국인들의 머리는 대부분 동의한다. 그러나 가슴이 멈칫한다. 본능적인 불편함이 마음속 어딘가에서 거슬린다.
중국은 다민족 국가로서 다양한 소수 민족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 그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하나의 중국’을 추구한다면서도 좋든 싫든, 바로 이 내재적인 다양성이 중국이 다른 민족을 포용하는 데 있어 더 유연한 태도를 가지게 만든다. 많은 중국팬이 린샤오쥔을 응원한다. 그가 중국 국가를 들으며 느꼈을 자부심은 이러한 관심에서 기인한 것일지도 모른다.
다시 돌아가서 ‘린샤오쥔이 임효준으로 귀화한다면 우리는 그를 순수한 마음으로 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각자 내려보자. 그가 중국 사람이 아닌, 진짜 한국을 사랑해서 우리에게 온, 순수한 개인으로 그를 볼는지, 아니면 ‘대륙의 피’가 흐르는 이방인으로 볼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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