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2030, 분위기 쇄신과 국가 발전 목적, 축구에 막대한 자금 쏟아붓는 사우디, 그 한계는?

[뉴스워커_더 자세한 스포츠] 2023년 12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로 이적하면서 전 세계 축구계는 큰 충격을 받았다. 세계 최고의 축구 스타 중 한 명인 그가 중동으로 이적한다는 소식은 많은 축구 팬들에게 충격과 놀라움을 안기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호날두는 막대한 연봉을 제시받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지만, 그의 사우디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35골을 퍼부으며 사우디 프로리그 역사를 쓴 그였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무관으로 시즌을 마쳤다. 6월 1일, 호날두의 소속팀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킹스컵 결승에서 알 힐랄에 패배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알 나스르는 이날 패배로 올 시즌 단 한 개의 우승컵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경기는 매우 치열하게 진행되어 레드카드가 무려 3장이나 나왔고, 결국 승부차기(1-1, PSO 4-5)로 이어졌지만 끝내 알 나스르는 패배했다.

이번 패배 이후 호날두는 말 그대로 엉엉 울면서 통곡했고, 그를 주목하는 세계의 많은 팬이 그 모습을 보며 사우디 리그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 팬들에게 그는 ‘날강두’로 불려 왔다. 2019년 ‘호날두 노쇼’ 사태 이후, 국내 팬들에게 그는 찔러도 눈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냉혈인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그랬던 그가 감정에 겨워 이렇게 통곡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만감이 교차한다. 이러려고 사우디로 간 걸까? 왜 그는 사우디로 이적했을까? 이는 새로운 도전을 위한 선택이었을까, 아니면 단순히 막대한 연봉에 이끌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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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당시 호날두의 연봉은 약 7500만 달러, 한화로 약 1000억원에 달하는 기본급을 받고 상업적 계약금까지 하면 2700억이라는 엄청난 금액으로 계약했다. 이미 40을 바라보는 노장 선수의 연봉치고는 엄청난 수준이다. 오일머니를 위시한 사우디가 아니었으면 시도할 수 없는 계약이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무리 호날두가 세계적인 축구 스타라고 해도, 그리고 사우디가 아무리 돈이 남아도는 국가라고 해도, 은퇴 직전의 선수에게 이런 엄청난 대우를 해주면서까지 데려가는 이유는 쉽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
오일머니의 관심은 호날두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의 세계 스타 손흥민, 김민재에게도 틈만 나면 고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자국 리그로 불러오려 하고 있다. 사우디가 돈이 많기는 하지만, 선진국은 아니다. 국가개발에 쓸 돈이 많은데 기껏 선수 영입하는데 막대한 돈을 제시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떤 목적이 있지 않고서야 말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축구를 단순히 스포츠로만 보지 않는다. 축구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쇄신하고, 국제적인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사우디는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을 영입하고, 2034년 FIFA 월드컵 유치를 추진하는 등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사우디의 축구 투자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국가 브랜드를 재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도구로 쓰이고 있다. 그들은 오랫동안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이미지로 국제 사회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여성의 권리 제한, 표현의 자유 부족, 종교적 강경 정책 등으로 인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사우디는 이러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개방적이고 현대적인 국가로 변모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주도하에 이러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현대적이고 개방적인 국가로 변모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국가나 조직이 스포츠 정신과 게임 열기를 앞세워서 자국의 정치적/사회적 부정적 평판을 세탁하려는 움직임을 ‘스포츠 워싱’이라고 한다.
이러한 정치적인 관점에서 축구는 매우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호날두 같은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을 영입하고,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함으로써 사우디는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스포츠 워싱’이라는 개념 자체가 좋은 이미지가 될 수 없듯이 외부의 눈으로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지만, 하나의 국가에 대해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은 이미지를 떠올리지 못한다. 그 국가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표할 수 있을 만한 개념 몇 개를 떠올리게 된다. 마치 한국이 김치, 한복, BTS, 분단국가 등등으로 비치듯이 말이다. 몇 개 안 되는 이미지를 다른 것으로 치환시키는 작업에 바로 축구가 이용될 수도 있다. 호날두 같은 세계적인 축구 스타도 뛰고 싶어라 하는 개방적이고 조건 좋고 수준 높고 자유로운 국가 사우디아라비아로…
특명! 석유 말고도 미래의 먹거리를 찾아라, 축구 오아시스, '비전 2030'의 야심 찬 청사진
이해하기 힘들 수 있지만, 사우디의 축구 투자는 국가 발전 계획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지금이야 석유 팔아 벌어들이는 돈으로 매우 부유하지만, 이들도 ‘산유국의 함정’을 피해 갈 수는 없다. 거의 모든 국가적 수출 구조가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지라, 다른 산업이 발달하기 힘들다. 기초적인 경공업조차 부실하여 많은 부분을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가 재정의 90% 이상을 석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국가가 사우디이다. 땅만 파도 돈이 나오는데 다른 산업을 할 필요성을 느낄 수 없다. 만약, 한국에 막대한 양의 자원이 있었다면, 우리도 지금 같은 첨단 산업을 이룩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세상은 계속 변한다. 최근 들어서는 에너지 빈부격차와 기후 문제 때문에 화석연료의 사용을 점차 줄이는 추세다. 이에 전기자동차가 늘어나고 있고, 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 개발을 각국에서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석유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현대 산업사회에서 한동안은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극적으로 줄이기는 힘들더라도 언젠가 기후 위기가 극심하게 체감될 때가 오면 더는 화석연료를 펑펑 써가며 세계 경제를 유지하기 힘든 시점이 올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석유에 의존하던 중동 국가들은 위기에 처할 것이다.
바로 이때를 준비하기 위한 계획이 ‘비전 2030’이다. 이 계획은 석유에 의존하지 않는 경제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관광, 엔터테인먼트 등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축구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 중 하나로 선택되었다. 사우디는 축구를 통해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며,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우디는 자국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키고, 세계적인 축구 리그를 유치하여 아시아 축구의 중심지로 발돋움하려는 야심도 품고 있다. 이 때문에 사우디는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여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을 영입하고, 축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호날두가 속해있는 알 나스르 FC를 비롯하여 알 아흘리 SFC, 알 힐랄 SFC, 알 이티하드 FC 등 4개의 팀은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기금이 모두 국영화하여 압도적인 연봉으로 유럽 출신 선수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이렇게 적극적인 투자로 인해, 프로리그 한정으로는 아시아에서 그나마 세계 축구와 비벼볼 만한 국가 중에 사우디 또한 들어간다.
돈으로 때우는 축구의 한계, 산유국의 함정과 일맥상통, 기초부터 투자하지 않으면 사상누각
사우디의 축구 투자는 국가 차원에서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 관광 산업 활성화, 국민들 삶의 질 향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축구를 통해 국민 통합을 이루고 사회적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측면이다.
그러나 장밋빛만 있지는 않다. 당장은 돈으로 유명 선수를 영입하여 리그의 볼거리는 제공할 수 있겠지만, 호날두 같은 선수가 사우디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뛸 수는 없는 것이다. 석유 빼고는 모든 것을 수입해야 하는 산유국의 함정처럼 축구 또한 같은 맥락으로써 작용한다.
일단 축구 생태계의 불균형이 심화한다. 석유산업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는 자국의 경제처럼 축구 또한 자국 선수의 육성보다는 영입한 스타 선수에게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호날두 같은 대스타가 주장 달고 뛰고 있는 리그에서 이름 없는 신입 선수를 영입하여 육성하려고 하겠는가? 그들이 성장하고 뛸 자리는 있겠는가? 사람과 기술이 없지, 돈은 많다. 선수를 한번 사서 써 버릇하면 육성하기 힘들다.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지만, 유소년 육성 시스템, 지도자 양성, 축구 인프라 구축 등 기초적인 부분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면 지속적인 발전은 어렵다. 이는 사우디 축구의 장기적인 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천정부지로 뛸 몸값 인플레이션도 문제이다. 비록 은퇴 시점의 호날두라도 유럽에서 뛰고 싶어라 하지 아시아 변방에서 뛰고 싶어 하는 대스타는 없다. 축구팬으로서 호날두의 의지를 호도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가 돈 때문에 사우디로 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최근 들어 비교적 젊은 손흥민이나 김민재에게도 오일머니가 드리우는 것을 보면, 좀 더 젊고 의지가 충만한 선수들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 돈을 준다고 하는 곳이 있으면 몸값은 계속 오를 것이다. 국영화된 사우디 리그들이 뿌리는 막대한 자본이 축구계에 유입되면서 선수들의 몸값이 폭등하고, 이는 다른 리그의 재정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는 것이다. 사우디 리그 내에서도 소수의 부유한 클럽만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으며, 이는 리그 전체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이러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리그의 흥미를 떨어뜨리고, 전체적인 축구 문화의 질을 저하할 수 있다.
제아무리 세계 스타를 영입하여 눈 가리려고 해도, 이는 ‘스포츠 워싱’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사우디는 인권 문제 등으로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축구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려 하지만, 지금은 20세기가 아니고 사람들도 바보가 아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발전시킨 정보화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이다. 세계 구급 전쟁이 터져도 몇 분이면 전쟁 영상이 전 세계 스마트폰 속으로 퍼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 스포츠는 스포츠이고 정치는 정치이다. 스마트폰을 손에 쥔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을 골라 취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호날두는 보되, 그 뒤의 목적에는 관심이 없거나, 알아도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 처음에는 오일머니에 팔려 간 스타들을 보는 재미에 관심을 주겠지만,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만약, 그들이 추구하는 축구가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팬들의 관심도 식을 것이고, 젊고 유능한 선수들이 오일머니 하나 보고 사우디에 가는 일은 없어질 수도 있다. 이는 사우디의 축구 투자가 진정성을 의심받고, 국제적인 지지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우디 축구의 진정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선수들의 동기 부여도 큰 문제이다. 엉엉 울고 있는 호날두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측은한 부분이다. 그래도 왕년에는 유럽 전역을 호령하던 최고의 선수 중의 하나가 아니었던가? 아무리 나이가 있다고 해도 사우디 리그에서 뛰기에는 아까운 선수이다. 차라리 박수칠 때 떠났으면 좋았을걸, 그는 라이벌 메시와는 다르게 명예가 아닌 돈을 선택했다.
호날두같이 막대한 연봉을 받고 사우디 리그에 합류하는 선수들이 진정으로 축구에 열정을 가지고 뛰는지, 아니면 단순히 돈을 위한 선택인지는 의문이다. 이는 리그의 질적 향상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선수들이 돈만을 위해 경기를 뛰는 것은 리그의 경쟁력과 질을 저하하고, 팬들의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
‘스포츠 워싱’ 사우디만이 아니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세계 각국에서 축구를 활용해
사우디와 한국 외에도 축구를 국가의 정치적, 경제적 목표 달성을 위한 도구로 활용한 사례는 많다. 대표적인 예로 브라질과 러시아를 들 수 있다.
정치적으로 국민들의 신뢰도가 낮은 브라질은 축구를 통해 국가적 자부심과 정체성을 강화해 왔다. 브라질 정부는 축구를 국가 통합과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수단으로 사용했으며, 이를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왔다. 브라질 국민들 자체가 축구에 열을 올리는 성향도 이러한 정책이 쉽게 먹히는 데 영향을 준다. 특히,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브라질은 월드컵을 통해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고, 국가 브랜드를 강화했다. 이는 브라질의 경제를 활성화하고, 국제 사회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브라질은 월드컵을 개최하기 위해 재정적으로 많은 무리를 했고, 지금도 그 영향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
푸틴의 나라 러시아 역시 2018년 월드컵을 유치하며 국제적 이미지 개선과 정치적 입지 강화를 꾀했다. 러시아 정부는 월드컵을 통해 국가 이미지를 쇄신하고, 서구 사회와의 관계 개선을 도모했다. 이는 스포츠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또 다른 사례로 볼 수 있다. 러시아는 월드컵을 통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인프라를 개선하며, 국가 브랜드를 강화했다. 그러나 이렇게 모은 국가적 에너지를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곳에 소모하며 모두 날려버리는 중이다.
축구가 거의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유럽을 제외한 국가들은 민간 영역에서부터 자생한 것이 아니라 강제로 국가가 목적을 가지고 투자한 사례가 많았다. 위의 최근 사례만 보더라도 축구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국가의 정치적, 경제적 목표를 달성하는 중요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축구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쇄신하고,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며, 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은 많은 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방법이다. 이는 축구가 가지는 거대한 사회적, 경제적 영향력을 반영하는 것이다.
80년대 3S 정책의 일환, 스포츠 워싱 목적으로 탄생한 K리그의 역사
한국의 경우도 사우디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의 프로축구 리그, K리그는 1983년 출범하여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K리그의 탄생 배경에는 단순히 스포츠를 즐기는 것을 넘어, 정치적인 목적이 숨어 있었다. 1980년대 전두환 정부는 군사 독재로 인한 반발을 억제하고 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3S 정책'을 도입했다. '3S 정책'은 스크린(Screen), 스포츠(Sports), 섹스(Sex)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정권 정당성이 약한 5공 시절, 국민들의 정치적 반발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전두환 정부는 스포츠를 활용하여 국민들의 관심을 정치에서 돌리기 위해 프로 스포츠를 급조했다. 그 결과 1982년에는 프로야구가, 1983년에는 프로축구 리그인 K리그가 출범했다. 당시 정부는 1988년 서울 올림픽 유치에도 성공하여 국제적인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얻으려 했다. 서울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모든 국민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논리로 국민 통합을 시도했다.
K리그의 출범은 단순히 축구 팬들을 위한 스포츠 리그의 탄생이 아니었다. 이는 국민들의 정치적 관심을 돌리고, 사회적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전략적 도구로 사용되었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전두환 정부는 프로축구 리그를 통해 국민들에게 즐거움과 흥미를 제공하여 정치적 무관심을 조장하려 했다. 이는 독재 정권이 정치적인 이유로 스포츠를 장려했던 여러 사례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스포츠 워싱'과 유사하게, 전두환 정부는 축구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고, 국제적 입지를 강화하려 했다. 그러나 사우디가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을 영입하여 국제적인 시선을 끌려는 것과 달리, 한국은 국내 프로리그의 출범과 올림픽 유치를 통해 국민적 자부심을 고취하고, 국제 사회에서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했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탄생한 K리그는 초기에는 정부 주도의 급조된 리그라는 한계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 축구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한국 축구 발전의 근간이 되고 있다. 그러나 그 출발점이 정치적 목적을 띠고 있었다는 점은 K리그의 역사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호날두의 통곡, 오일머니 축구, 산유국의 함정으로 빠지지 않길…
사우디의 축구 투자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그들은 앞으로도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여 세계적인 선수들을 영입하고,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할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축구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돈 잔치'를 넘어, 유소년 육성, 인프라 확충, 축구 문화 조성 등 장기적인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인권 문제 등 국제 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사우디 축구의 미래는 '오일머니' 그 후에 달려 있다. 그들이 '황금빛 미래'를 열 수 있을지, 아니면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칠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 있다. 한국 축구도 이런 모습을 경계 삼아 지속 가능하고 진정한 발전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단기간의 투자에만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과 기초 투자, 선수 육성에 힘쓰는 건강한 축구 강국이 되기를 희망한다.
결국, 축구는 단순한 게임을 넘어 국가의 미래와 연결된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다. '오일머니'의 유혹을 넘어, 사우디가 진정한 축구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아니면 한낱 신기루에 그칠지는 그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제는 눈부신 현란함이 아닌, 진정한 뿌리를 내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축구의 진정한 가치는 돈이 아닌, 열정과 지속성에 달려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호날두의 눈물이 말해주는 것이 있다. 진정한 축구 강국은 돈이 아니라 꿈과 땀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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