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는 사모펀드의 경영 개입 한계와 소액주주 권한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노조·소액주주 연합이 20% 지분으로 대주주 안건을 저지한 것은 상법 제368조(소수주주권)의 효용성을 입증한 사례다. 때문에 피케이밸브 사태가 상장사 지배구조 개선 논의에 불씨를 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506/382459_404738_3354.jpg)
[뉴스워커_경영 레이다] 밸브 제조 전문기업 피케이밸브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최대주주 APC-STX 컨소시엄과 노조·소액주주 연합 간 경영권 분쟁으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대표이사 해임, 법원 가처분, 임시주총 강행 등 잇단 사태로 상장 일정이 불확실해지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표이사 해임과 노조·소액주주 반발로 분쟁 표면화
피케이밸브는 2020년 10월 APC 사모펀드와 STX가 169억 원을 투자해 37.37% 지분을 확보하며 인수된 후, 2024년 10월 IBK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그러나 지난 3월 15일 APC-STX 주도 이사회가 전영찬 대표의 해임을 가결하며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20%이상 지분을 가진 노조와 임직원, 소액주주 연합이 3월 31일 주주총회에서 이사진 교체안을 50.3% 찬성으로 부결시키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애초 APC-STX 측은 ‘전 대표의 IPO 준비 미흡’을 해임 이유로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역으로 이 사태가 ‘사모펀드의 무리한 경영 개입’이라며 법원에 해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3월 29일 창원지법은 절차적 하자를 인정해 전 대표의 복직을 명령했으며, 이에 APC-STX는 5월 2일 임시주총을 강행해 재차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2025년 코스닥 상장 목표도 불투명
이번 분쟁으로 피케이밸브는 목표로 했던 2025년 코스닥 상장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APC-STX 측은 4월 18일 15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노조 측은 4월 21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인수 의향을 보였던 BNK투자증권은 노조 측의 가처분 신청 직전 계획을 철회했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관투자자들도 분쟁 장기화를 우려해 투자 검토를 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경영권 분쟁 기업이 상장 예비심사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 상황에서는 IPO가 2026년으로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조·소액주주, 앞으로도 강경 대응 기조
노조와 소액주주 연합은 현재 APC-STX 컨소시엄의 경영권 장악 시도를 불법적 지배 시도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영찬 대표가 판결 전까지 대표직을 유지해야 하며, 이때까지는 주주총회 개최 권한도 전 대표에게 있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우리사주조합과 소액주주 연대 역시 이번 사태를 단순한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대주주의 불법적 경영 개입으로 보고, 강력한 법적 대응과 공정거래위원회, 금융당국의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노조와 소액주주 연합은 임시주총 무효 확인 소송 등 추가 법적 절차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감독기관에 대주주 부당 개입 의혹을 제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언론, 정치권, 시민사회와의 연대를 통해 ‘사모펀드·대주주에 의한 기업 지배구조 리스크’로 이번 사태를 부각시키는 여론전도 병행 중이다. 노조는 회사의 기술력, 성장성, ESG 경영 등 긍정적 이미지를 강조하며, 경영권 분쟁이 기업가치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방침이다. 더불어 향후 주주총회에 대비해 위임장 확보, 소액주주 결집 등 실질적 표 대결 준비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상장 프리미엄 대신 불안감만 높아진 소액주주 및 투자자
아직 상장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경영권 분쟁은 소액주주와 시장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낳고 있다.
비상장주식 시장에서 피케이밸브 주식의 유동성이 더욱 낮아지고, 거래가 위축되면서 투자자들은 원하는 시점에 주식을 처분하기 어려워졌다. 또한, IPO 기대감에 따른 상장 프리미엄 실현 가능성이 낮아지고, 투자금 회수 시점이 불투명해지는 등 투자 가치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경영 혼란으로 인한 사업 차질, 정보 비대칭 심화, 기업가치 하락 우려 등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특히, 각종 루머와 혼선, 상반된 주장 속에서 투자자들은 정확한 상황 파악이 어려워 의사결정에 혼선을 겪고 있다.
사모펀드 거버넌스 리스크와 소액주주 권한 재조명
현재 양측은 치열한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5월 2일 임시주총 무효 확인 소송을 준비 중이며, APC-STX 측은 추가 주주총회 소집을 예고했다. 한편 전 대표는 5월 10일 기자회견에서 사모펀드의 단기 수익 추구로 인한 기업 발전 저해를 지적하며 투명한 상장 절차를 촉구했다.
이번 사태는 사모펀드의 경영 개입 한계와 소액주주 권한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노조·소액주주 연합이 20% 지분으로 대주주 안건을 저지한 것은 상법 제368조(소수주주권)의 효용성을 입증한 사례다. 때문에 피케이밸브 사태가 상장사 지배구조 개선 논의에 불씨를 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이처럼 피케이밸브의 갈등은 사모펀드가 장기적 기업 가치보다 단기 수익 극대화에 집중할 때 발생하는 거버넌스 리스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특히 APC-STX 컨소시엄이 40.86% 지분으로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시도와 노조·소액주주 연합의 저항은, 상장을 앞둔 기업이 경영권 안정성 확보 없이 자본 시장에 진입할 때 맞닥뜨리는 위험을 보여준다. 향후 법원 판결과 금융당국의 상장 심사 기준이 분쟁 해결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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