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이 한진칼의 보유지분을 늘림으로써 향후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또한 호반건설은 법적 분쟁 중인 LS의 지분을 매입함으로써 전략적인 행동에 나선 상태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한진칼과 LS는 EB를 통해 서로에게 백기사가 되어주고...[본문 중에서]
호반건설이 한진칼의 보유지분을 늘림으로써 향후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또한 호반건설은 법적 분쟁 중인 LS의 지분을 매입함으로써 전략적인 행동에 나선 상태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한진칼과 LS는 EB를 통해 서로에게 백기사가 되어주고...[본문 중에서]

최근 호반건설이 한진칼의 보유 지분을 늘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이들 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양 사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이 쏠렸다. 왜냐하면, 호반건설은 현재 한진칼의 2대주주인데 이번 지분 매수로 인해 보유지분율이 18.46%로 늘었고, 이는 한진칼의 조원태 회장과 그의 특수관계인의 지분의 합인 20.09%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한진칼은 과거에도 경영권 분쟁을 겪은 이력이 존재하는데, 이번에도 경영권 분쟁과 관련되어 이슈가 반복되고 있어 그 이유와 호반건설이 지분을 늘린 배경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조원태 회장 vs 3자 연합 간 경영권 분쟁 이력..


지난 2020, 한진칼에서는 조 회장과 3자 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간 경영권 분쟁이 발발했었다. 당시 3자 연합은 지분을 늘리는 동시에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변경하면서 본격적으로 조 회장이 가진 경영권을 흔들었다. 하지만 20203월에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3자 연합이 새로운 이사진을 제안했으나, 산업은행이 조 회장 측에 선 덕분에 이 제안은 부결됐다. 이후에도 2020년 말 3자 연합이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해 산업은행이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을 막으려고 시도했으나, 해당 소송 역시 기각되는 결과를 맞이했다. 결국 20214, 3자 연합은 한진칼 주식 공동보유 계약 종료를 알리며, 상호간 특별관계가 해소됐음을 공시함으로써 1년 이상을 끌어온 경영권 분쟁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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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2대주주의 등장, 호반건설.. 꾸준히 지분 매입하는 중


이처럼 조 회장과 3자 연합이 경영권 분쟁을 끝낸 이후 2022, 3자 연합의 한 주축을 담당했던 KCGI가 지분 17.41%를 매각함에 따라 호반건설이 한진칼의 새로운 2대주주에 등극했다. 호반건설은 이후에도 2023, 팬오션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5.85%를 추가 매입했으며, 계열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와 호반을 동원해 최근까지도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다. 호반그룹은 지분보유 목적에 대해 아직까지는 단순투자목적이라고 밝힌 상태지만,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꾸준히 지분을 늘리는 이유가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는 추측이 오가고 있어, 향후 적대적 M&A의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1989년에 설립된 호반걸설은 호반그룹의 모태이자 핵심 계열사로, 국내 시공능력평가 순위 12위에 달하는 기업이다. 회사는 위파크, 호반써밋, 베르디움의 아파트 건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호반건설 뿐 아니라 호반산업, 호반프라퍼티를 거느리고 있는 호반그룹은 2010년대 중반부터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M&A를 추진하며 사업영역을 확장해오고 있다. 항공업에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 지난 2015,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한 이력이 존재한다. 당시 호반건설은 채권단 기대치보다 낮은 금액을 써내 결과적으로 인수에는 실패했으며 7200억 원을 제시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재인수하는데 성공했었다.


경영권 방어에 취약한 조원태 회장의 낮은 지분율


그렇다면, 한진칼은 왜 경영권 분쟁 이슈에 반복해서 휘말리는 것일까. 이는 한진칼의 주주 및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답을 알 수 있다. 한진칼의 주주구성은 아래의 표와 같은데 여기서 특이점은 바로, 조 회장이 가진 개인지분이 5.78%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다행히도 현재까지는 가족을 비롯한 특수관계자의 지분과 델타항공, 한국산업은행과 같은 우호주주들의 지분을 다 합하면 약 50%의 우호지분을 확보해 놓은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조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들은 지난 2019, 부친의 별세로 인한 상속세를 5년에 걸쳐 분할 납부하고 있는 이슈가 존재한다. 여기서 조 회장 개인이 부담해야 할 상속세는 현재 약 6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매각, 혹은 담보 등의 방법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는 조 회장의 지배구조를 더욱 더 취약하게 만드는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출처_네이버증권’
‘출처_네이버증권’

호반그룹, LS지분도 매입.. 한진칼 LS 연합작전


한편, 지난 3, 호반 측이 LS 지분 약 3%를 매입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호반의 LS 지분 매입은 소송 전에서의 협상력 확보와 LS 내부구조 변화 가능성에 주목한 전략적 접근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는 호반이 LS와 해결해야 할 법적 분쟁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내막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지난 2019, LS전선이 대한전선을 상대로 부스덕트(Busduct) 조인트 키트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021, 호반이 대한전선을 인수해 자회사로 품었는데, 올해 법원에 따르면 대한전선이 약 15억 원을 배상하고, 관련 완제품 및 반제품을 폐기하라LS전선의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현재 경찰은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 노하우가 대한전선 측에 유출됐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처럼 호반과 LS 간 법적 분쟁이 있는 상황에서 호반이 LS의 지분을 매입함으로써 LS의 경영권에도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정리_뉴스워커’
‘정리_뉴스워커’

이에 맞서기 위해 LS는 이달 16, 자사주 1.2%(387000)를 담보로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에 65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교환사채는 미리 적시해 둔 조건에 따라 특정한 미래의 시점에 발행자 외 기업 주식을 위한 채권을 교환하기 위한 숨어있는 옵션(embedded option)이자 보통 사채로 구성된 혼종 유가 증권의 일종이다. 따라서 호반이 향후 LS의 경영권을 노릴 경우, 대한항공이 LS 자사주 1.2%를 모두 인수해 우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한진칼 역시 호반건설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에 LS와의 연합은 확실한 윈윈 전략으로 보인다.


이처럼 호반건설이 한진칼의 보유지분을 늘림으로써 향후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또한 호반건설은 법적 분쟁 중인 LS의 지분을 매입함으로써 전략적인 행동에 나선 상태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한진칼과 LSEB를 통해 서로에게 백기사가 되어주고 있는데, 이러한 관계들이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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