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레이다] 콜마홀딩스, 달튼 경영권 참여로 긴장…분쟁 가능성과 투자자 우려는?

최근, 콜마홀딩스(대표 윤상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당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Dalton Investments)가 주식보유 목적을 ‘경영권 참여’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소위 주식보유 목적을 경영권 참여로 변경하는 경우,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자 하는 의사표시인 동시에 향후 경영권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콜마홀딩스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이들이 분쟁을 벌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달튼인베스트먼트의 과거 행적을 알아보고 당사가 콜마홀딩스의 경영권 참여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콜마홀딩스와 관련된 이슈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콜마홀딩스는?

콜마홀딩스는 한국콜마, HK이노엔, 콜마비앤에이치 등을 거느린 지주사다. 그 중, 한국콜마는 코스맥스, 이탈리아 인터코스와 함께 세계 3대 화장품 제조업자 개발 생산 방식(ODM)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다. 콜마홀딩스는 지난 2002년 4월, 유기증권시장에 상장했으며, 2012년 10월에는 인적분할로 인해 변경 상장된 이력이 있다. 당사의 주 수입원은 자회사로 부터 받는 상표권 사용수익, 경영관리수수료, 지분법이익, 배당금 및 임대료 등이다.

-달튼인베스트먼트는?

1999년에 설립된 달튼인베스트먼트는 LA·뉴욕·도쿄·홍콩·시드니·뭄바이 등 전 세계 7개 주요 도시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다. 설립 초기부터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투자 활동을 해왔으며 총 운용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45억 달러, 한화로 약 6조 원에 달한다. 당사는 저평가된 사업 구조를 가진 회사에 장기투자 하면서 주주제안을 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참여와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시행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달튼인베스트먼트, 달튼코리아 설립

달튼인베스트먼트는 이전에도 메리츠금융지주, JB금융지주, 메가스터디교육, SK 등에 투자를 단행하면서 한국 기업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던 중 올해 2월 14일, 한국법인 달튼코리아(Dalton Korea)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 행보에 나섰는데, 법인 설립 이후 첫 투자기업으로 콜마홀딩스를 선정해 눈길을 끈다. 업계에서는 당사가 콜마홀딩스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콜마홀딩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7배에 불과해 저평가된 기업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동안 달튼인베스트먼트가 저평가된 사업구조를 가진 기업을 주요 타겟으로 선정하는 투자 성향을 보였고, 통상 PBR이 1배 이하이면 기업이 시장에서 저평가된 것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달튼코리아 설립에 대해 달튼인베스트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한국은 기업 경쟁력과 산업 역동성 측면에서 매우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자본배치 향상 등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기업 가치 제고의 기회가 클 것”이며 “서울법인 설립으로 달튼인베스트먼트의 장기 투자철학과 효과적인 주주참여 활동으로 ‘밸류업’ 과정을 돕고자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달튼인베스트먼트 과거 행적

한편, 지난 2019년 달튼인베스트먼트는 현대홈쇼핑의 지분 2.5%를 매수한 후,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을 비판함과 동시에 자사주 매입·소각 및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주주 서한을 발송하는 등의 주주행동을 펼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2020년에는 삼영무역에, 2022년엔 SK그룹에 주주행동을 펼친 바 있는데 비교적 최근인 2024년 4월에도 일본의 대형 제과업체인 에자키 글리코에 주주제안을 했다. 당시 달튼인베스트먼트는 에자키 글리코에 자본 비용과 주가를 고려해 경영할 것을 정관에 명시하고, 발행 주식의 10%에 해당하는 270억 엔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양도제한부주식(RSU) 확대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에자키 글리코 측은 성장을 위한 투자가 우선돼야 하며 자사주 매입 규모가 과도하다는 이유로 반대했으며, 정관을 강제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RSU 확대 제안 역시 현재 수준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실질적으로 달튼인베스트먼트 측 주주제안을 모두 반대했다.

-달튼인베스트먼트, 콜마홀딩스에 ‘경영참여’ 목적 밝혀..

작년 10월, 달튼인베스트먼트가 콜마홀딩스 주식 172만 1862주(지분율 5.02%)를 취득했다. 이어서 올해 3월 12일에는 콜마홀딩스 주식 23만 337주를 추가 매입한 결과, 현재 5.6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3월 14일에는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했는데 이에 대해 달튼인베트스먼트 측은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에는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고려해 관계 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 및 방법에 따라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 각호의 사항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콜마홀딩스, 정기주총서 주주제안 ‘통과’

이후 달튼인베스트먼트는 임성윤 달튼코리아 공동대표를 콜마홀딩스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추천했다. 여기서 기타비상무이사란, 상근하지 않지만 이사진 멤버로서 회사의 의사 결정을 감독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안건이 통과되면 달튼인베스트먼트가 콜마홀딩스 이사회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결국 3월 31일, 콜마홀딩스는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고 이날 달튼인베스트먼트가 제안한 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이에 대해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회사는 지속적인 주주 친화 정책과 소통을 통해 주주가치를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달튼 측의 이사 선임 시 이사회 내에서 기업 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할 수 있을 걸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낮지만..

그렇다면 달튼인베스트먼트는 향후 어떤 움직임을 보일까. 가장 우려되는 점인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면, 다행히도 여지가 낮은 편이다. 왜냐하면 현재 콜마홀딩스의 주주현황은 아래의 표처럼, 최대주주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지분 31.75%를 보유하고 있어 콜마홀딩스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48.45%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달튼인베스트먼트가 콜마홀딩스에 경영권 분쟁보다는 자사주 매입과 같은 주주환원책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가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의 수가 줄어들어,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콜마홀딩스 주주현황>

‘출처_네이버증권’

-콜마홀딩스, 주주친화 정책 추진 이력 존재해..

한편, 지난해 6월, 콜마홀딩스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통해 별도기준, 주주 환원율을 50%까지 올리겠다는 구상을 밝히는 등 주주가치제고에 신경을 써왔다. 당사는 이를 위해 무상증자, 현금배당 외 분기배당 시행,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실제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힌 직후 20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소각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달튼인베스트먼트가 경영참여에 대한 의사를 표명과 더불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압박을 가한다면, 콜마홀딩스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처럼 달튼인베스트먼트가 콜마홀딩스 이사회에 진입함으로써 향후 콜마홀딩스를 상대로 어떤 주주행동을 펼칠지,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또한, 달튼인베스트먼트가 또 다른 국내 기업을 상대로도 기업투자와 더불어 적극적인 주주행동을 보일 것인지에 대해서도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달튼인베스트먼트와 콜마홀딩스의 주요 이슈 요약 >

‘정리_뉴스워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