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와의 갈등 맞았다.. 동성제약 이양구 회장, 지분 매각 후 본격 행보
![동성제약은 지난해, 3세 경영을 시작한 이래로 중동지역 진출 및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등 적극적인 변화를 꾀했으나 지난 4월 돌연, 동성제약의 최대주주가 변경됨에 따라 경영권 분쟁 조짐을...[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505/377953_398666_2554.jpg)
최근 68년 전통의 제약사, 동성제약(대표 나원균)이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동성제약은 지난해, 3세 경영을 시작한 이래로 중동지역 진출 및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등 적극적인 변화를 꾀했으나 지난 4월 돌연, 동성제약의 최대주주가 변경됨에 따라 경영권 분쟁 조짐을 보였다. 더군다나, 이와 같은 과정 속에서 현 경영진이자 오너 3세인 나원균 대표가 배제되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업계에서는 삼촌과 조카 간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돌았었는데, 실제로 최근 오너 2세이자 이전 최대주주인 이양구 회장이 향후 열릴 임시주총에서 경영권을 되찾아올 것이라고 선포하면서 동성제약이 본격적인 분쟁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에, 이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3대에 걸친 오너 경영, 오너리스크 가져온 이양구 회장..
1957년에 설립된 동성제약은 정로환, 세븐에이트 등의 대표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토피·흉터 치료제 등 다양한 생활건강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중견 제약사다. 1대 오너는 동성제약의 창업주인 故 이선균 회장으로, 이후 그의 막내아들인 이양구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았으나 이 회장이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오너리스크가 붉어졌다. 실제로 지난 2024년 3월, 1심 재판에서 이 회장은 의료인들에게 회사 의약품 처방 대가로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는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이로 인해 회사 브랜드 평판이 하락하고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생겼는데 이와 더불어 동성제약은 지난 10년 간 부진한 실적을 보여 왔기에, 지난해 10월 이 회장의 조카인 나원균 전 부회장이 3대 오너자리에 오르면서 세대교체 및 회사의 만성적자 상태를 타파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나섰다.
나 대표는 취임 이후, 중동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2019년 동성제약에 입사한 이후 국제전략실에서 해외 진출을 추진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와 같은 행보에 나선 것인데, 실제로 비건 새치염색약 브랜드인 ‘동성허브’는 쿠웨이트 최대 약국 체인인 ‘파마존(Pharmazone)’과 ‘로얄(Royal Pharmacy)’에 성공적으로 론칭했으며 이라크 및 이란과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또한, UAE의 대표 유통사인 ‘루루 하이퍼마켓(LuLu Hypermarket)’에도 입점한 상태다. 이에 대해 동성제약 관계자는 “비건 트렌드에 부합하는 ‘동성 허브’는 천연식물 추출 염료를 사용하여 두피에 순하면서도 뛰어난 염색력을 갖춘 비건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미국과 중동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일본, 유럽 등 10조 원 규모의 해외 천연 염색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대 오너 이양구 회장, 3년 차 신생기업에 지분 넘겨..
그런데 지난달 22일, 동성제약이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음을 공시했다. 이는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368만 4838주를 브랜드리팩터링에 넘기기로 함에 따라 최대주주가 변경된 것으로, 총 매매대금은 120억 규모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브랜드리팩터링은 지난달 22일, 이 회장에게 1차 매매대금으로 92억 원을 지급했으며, 브랜드리팩터링이 지정하는 인사가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돼 경영권 이전이 종료되는 즉시 이 회장은 잔여 주식 86만 5000여주를 인도하고, 나머지 자금인 28억 원을 마저 손에 쥐게 될 전망이다.

여기서 특이점은, 새로운 최대주주인 브랜드리팩터링이 설립된 지 약 3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기업이라는 점과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는 기업은 상장 폐지 위기에 처한 상태라는 것이다. 실제로, 백서현 대표가 이끄는 브랜드리팩터링은 2022년 8월에 설립된 비상장 마케팅 회사인데 백 대표는 브랜드리팩터링 외에도 암 진단 등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회사이자 코스닥 상장사인 셀레스트라의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2011년에 설립된 셀레스트라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벤처기업 1호로 2020년에 기술특례제도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하지만, 이후 수익을 내지 못했으며 지난 12월, 감사보고서에 관해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고, 현재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거절 사유는 ‘감사범위 제한 및 계속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성’이다.
할인매각의 여파.. 이면에는 삼촌과 조카 간 갈등 존재?
여기서, 더욱이 우려되는 점은 나 대표가 이 회장의 지분 매각을 사전에 몰랐거나 이 회장의 지분 매각에 반대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다. 나 대표는 취임 후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외부 인재 영입,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오너 3세 경영에 매진했었기 때문에 나 대표가 사전에 지분 매각을 알았으면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 입장 역시 “지분 매각은 회사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개인적인 결정”이라고 밝혔으며 “앞으로 50일 이내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브랜드리팩터링 측 이사 선임 여부와 향후 경영 참여 방향 등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통상 경영권 거래에서는 지분에 프리미엄이 붙지만 이번 거래는 당일 종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지분을 매각해 의아함을 자아냈는데 실제로 이 회장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브랜드리팩터링에 주당 3256원에 넘겼으며 이는 거래 당일 종가인 3820원보다 할인된 가격이었다.
한편, 나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 동성제약 지분은 4.09%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지난 2월, 이 회장으로부터 지분 2.9%를 장외매수 해 늘린 것이기 때문에 향후 경영권 분쟁이 발발했을 경우 나 대표는 경영권 방어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동성제약의 지분구조는 어떠할까. 이번 지분 거래로 인해 최대주주는 브랜드리팩터링으로 변경됐으며, 현재 지분 10.8%만 넘겨받았지만 임시주총 이후 나머지 지분까지 확보하게 되면 총 14.12%의 지분율을 차지할 전망이다. 반면, 나 대표 측 우호지분은 모친과 동성제약 자사주(7.13%)로 교환사채(EB)를 발행받은 것으로 알려진 딥랩코리아를 포함하면 총 12.77%다.

이양구 회장, 입장 밝혀.. “경영권 되찾을 것”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6일, 이 회장이 국내 일간지와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나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 “회사 자금난을 타개하고자 자금 차입 성공을 조건으로 지난해 10월 대표이사를 조카에게 넘겨주고 경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조카가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어려운 상태가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할인매각으로 논란이 된 최대주주에 대해서는 “브랜드리팩터링은 일종의 특수목적법인(SPC)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 자금을 댄 기관은 백기사인 사모펀드(PEF)와 한 시중은행”이며 “2년 후 지분을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이 포함돼 매각가격이 시장가보다 낮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 회장은 “시중은행과 사모펀드(PEF)를 비롯한 가까운 개인 투자자 등을 통해 30% 이상의 우호 지분을 확보했다”며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현 대표이사 및 이사진을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직접 경영하는 대신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남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약 70년의 전통의 동성제약이 2,3 세대 오너 간 갈등으로 인해 화합이 아닌, 분쟁의 길로 들어섰다. 양 측의 지분율 차이는 약 3%로 보이지만 이 회장 측 주장대로 30%에 달하는 우호지분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나 대표는 향후 열릴 임시주총에서 경영권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 상태다. 과연, 이들 간 갈등의 원인인 회사의 자금난 상황이 임시주총을 기점으로 해결될 기미를 보일지, 아니면 분쟁이 장기화되며 회사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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