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주식 매각에 소송 제기한 MBK…다시 불 붙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2023년 11월 고려아연은 보유하고 있던 한화 주식(543만6380주, 지분율 7.25%)을 주당 2만7,950원에 한화에너지에 매각했다. 문제는 이러한 결정이 주주총회나 이사회 결의 없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이에 2025년 5월 말, 이러한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동시에 한화 주식을 저가 매각함으로써 회사와 주주에 196억 원 이상의 손실을 입혔다고...[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506/382958_405290_4121.jpg)
고려아연이 또다시 경영권 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MBK파트너스와 최윤범 회장 측의 대치가 한화 주식 저가 매각을 둘러싼 손해배상 소송으로 옮겨붙으며, 주주가치와 지배구조 논란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경영권 분쟁, 1년 넘게 이어진 대치
고려아연은 1949년 창업 이후 최 씨와 장 씨(영풍) 두 가문이 75년간 동업 체제를 유지해온 국내 대표 비철금속 제련기업이다. 그러나 2022년 최윤범 회장이 취임한 이후 두 가문 간 경영 철학과 사업 전략의 차이가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최 회장은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지만, 영풍은 현금 배당 확대와 전통사업 중심의 경영을 요구하며 반발했다.
이 같은 갈등은 2023년 들어 본격적인 지분 경쟁으로 번졌다. 영풍은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공개매수에 나서며 경영권 확보를 시도했고, 최 회장 측 역시 우호지분 결집과 사업적 협력관계(현대차, LG, 한화 등) 강화를 통해 방어에 나섰다.
결국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연합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본격화된 싸움은 2024~2025년 사이 표대결과 소송, 순환출자 논란, 집중투표제 도입 등 지배구조를 둘러싼 갈등으로 이어졌고, 2025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영풍 측 의결권이 제한되며 최윤범 회장 측이 표대결에서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MBK·영풍 연합은 주총 결의 취소 소송,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을 이어가며 경영권 장악을 위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한화 주식 매각, MBK “경영권 방어 위해 회사 이익 외면한 것”
최근 불거진 분쟁의 새로운 불씨 또한 이와 같은 복잡한 경영권 분쟁의 연장선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2023년 11월 고려아연은 보유하고 있던 한화 주식(543만6380주, 지분율 7.25%)을 주당 2만7,950원에 한화에너지에 매각했다. 문제는 이러한 결정이 주주총회나 이사회 결의 없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이에 2025년 5월 말, 이러한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동시에 한화 주식을 저가 매각함으로써 회사와 주주에 196억 원 이상의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 최윤범 회장과 박기덕 대표이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MBK 측 주장의 핵심은 경영진이 한화와의 우호 관계를 구축해서 경영권 방어에 유리한 지점을 차지하고자 회사 이익을 희생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한화 주가는 고려아연의 매각이 진행된 이후 가치가 급등했다. 이에 MBK 측은 최초 주장한 196억원의 손실을 넘어 실제 손실 규모가 1,000억 원을 넘을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MBK는 한 달여 전부터 감사위원회에 매각 경위 조사를 요구했으며, 그럼에도 회사가 응답하지 않자 직접 소송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 “사업적 시너지 위한 정상적 의사결정”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한화와의 사업 제휴 시너지와 더불어 재무적 수익을 위한 정상적 의사결정이었다고 주장한다. 주식 매각 대금은 1500억 원대로,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됐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홈플러스 사태 등 MBK와 사모펀드의 부정적 이슈를 덮기 위해 ‘아니면 말고식’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며 MBK측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안은 시장에서도 대체로 기존의 지분 경쟁과 법적 공방, 주주총회 전략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경영진이 사업적 판단과 경영권 방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추구한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점점 복잡해지는 분쟁 이슈에 주주 불안은 계속
이처럼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주가 변동성과 투자자 신뢰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경영 불확실성, 소송전 장기화, 한화와의 관계 변화 가능성 등으로 인해 외부 투자 집행이 위축되고, 주가 역시 2025년 들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는 중이다.

이번 손해배상 소송은 단순한 주주가치 논란을 넘어, 경영권 방어와 주주 권익, 지배구조 투명성 등 한국 대기업 지배구조의 고질적 문제를 다시 드러내고 있다. 한화와의 전략적 제휴를 둘러싼 이해관계, 경영진의 의사결정 정당성, 사모펀드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소송 결과와 향후 주총 구도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경영권 분쟁 장기화는 투자자 신뢰와 기업가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소송전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고려아연의 지배구조 불안정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와의 관계, MBK·영풍 연합의 추가 법적 대응, 최 회장 측의 경영권 방어 전략 등도 앞으로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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