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쟁의 핵심 쟁점은 2018년 오너 3인이 작성한 경영 합의문의 해석과, 실적 평가를 둘러싼 맞불 공방이다. 윤여원 대표 측은 합의문에 따라 콜마비앤에이치의 독립 경영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며, 오빠 윤상현 부회장은 최대주주로서의 경영개입은 적법하다고...본문 중에서
최근 분쟁의 핵심 쟁점은 2018년 오너 3인이 작성한 경영 합의문의 해석과, 실적 평가를 둘러싼 맞불 공방이다. 윤여원 대표 측은 합의문에 따라 콜마비앤에이치의 독립 경영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며, 오빠 윤상현 부회장은 최대주주로서의 경영개입은 적법하다고...본문 중에서

콜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갈수록 여름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를 둘러싼 오너 2세 남매의 갈등이 아버지 윤동한 회장까지 참전, 법정 공방과 여론전으로 확산되며, 그룹 내 지배구조와 주주 가치, 산업계 전반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최근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가 이사회 개편과 임시주주총회 소집, 경영 합의 해석을 두고 첨예하게 맞서며 향후 전개될 상황에 귀추가 주목된다.


남매 경영 합의의 균열, 갈등의 시작과 분쟁 확산


콜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2019년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2세 경영체제가 본격화된 이후 예고된 갈등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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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윤상현 부회장은 지주사 콜마홀딩스, 화장품·제약 부문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콜마를, 장녀 윤여원 대표는 건식 분야인 콜마비앤에이치를 맡는 구조였다. 그러나 콜마홀딩스가 콜마비앤에이치 최대주주(약 44~53%)로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배구조상, 윤여원 대표의 독립 경영권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는 구조였다.

결국 2024년 이후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정체와 주가 하락이 이어지자, 콜마홀딩스가 경영진 교체 및 이사회 개편을 요구하며 갈등이 시작됐다. 지난 5월 콜마홀딩스는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요구했으나,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가 이를 거부하면서 법적 공방으로 비화됐다.

윤상현 부회장은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소송을 제기했고, 윤여원 대표는 경영권 침탈을 주장하며 위법행위 중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창업주 윤동한 회장까지 나서, 2019년 증여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을 요구하라는 소송을 제기하며 분쟁은 남매 간을 넘어 부자 간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경영 합의 해석, 실적 논란…팽팽한 양측 입장


최근 분쟁의 핵심 쟁점은 2018년 오너 3인이 작성한 경영 합의문의 해석과, 실적 평가를 둘러싼 맞불 공방이다. 윤여원 대표 측은 합의문에 따라 콜마비앤에이치의 독립 경영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며, 오빠 윤상현 부회장은 최대주주로서의 경영개입은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합의문에는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홀딩스 주주이자 경영자로서, 윤여원 대표가 부여받은 콜마비앤에이치 경영권을 적절히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협조하는 내용이 명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여원 대표는 이를 근거로 경영권 침해 중단을 요구하고 있으며, 윤상현 부회장 측은 합의는 개인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콜마홀딩스는 주주로서 경영 개선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맞서는 중이다.

정리_뉴스워커
정리_뉴스워커

실적 논란도 뜨거운 쟁점이다. 콜마홀딩스 측은 콜마비앤에이치의 영업이익 하락과 주가 부진을 문제 삼으며 경영진 교체 필요성을 강조한다. 반면 윤여원 대표는 2024년 창사 이래 최대 매출(6,156억 원) 달성 등 실적 반등을 내세우며, 실적 부진 주장은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실제로 콜마비앤에이치는 2025년 사업연도 매출 6,350억 원, 영업이익 320억 원을 전망, 수익성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 다만 영업이익 감소와 시가총액 하락, 경쟁사 대비 성장 정체 등 구조적 한계도 지적된다.

법원은 최근 윤상현 부회장의 콜마홀딩스 주식 460만 주(14%)에 대해 처분 금지 결정을 내리며, 일차적으로 아들의 행보에 제동을 건 윤동한 회장 손을 들어줬다. 7월 2일에는 대전지방법원에서 남매 간 첫 심문이 열렸으나, 양측은 입장차만 확인한 채 평행선을 달렸다.


경영권 분쟁으로 급등한 주가, 과연 반길 일일까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콜마비앤에이치의 주가는 2020년 7만2,900원에서 2025년 6월 기준 1만5,000원대까지 하락했다. 최근 1년간 52주 최고가는 1만9,970원, 최저가는 1만1,030원으로 변동성이 심화됐다. 실적 반등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분쟁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 등으로 투자자 신뢰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그러던 중 지난 6월, 주가는 한때 1만3,000원대까지 하락했다가 분쟁 이슈가 부각되며 1만 5,000원 선을 회복했다. 6월 19일 기준 주가는 1만 5,410원으로, 한 달 새 약 15% 가까운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경영권 재편 가능성, 지배구조 변화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된 결과로, 단기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이 크다.

출처_금융감독원
출처_금융감독원

그러나 이러한 주가 반등은 분쟁이라는 단기 이벤트에 따른 투기적 심리가 상당 부분 작용한 결과로, 구조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기관 매수세가 일부 유입되지만 전반적인 투자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사업 전략의 일관성 저하, 신사업 추진 지연, 핵심 인력 이탈 등 실질적 피해가 우려된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 등 추가 하락 압력도 상존하고 있어, 주주와 투자자들은 단기 변동성에 따른 이익과 더불어 구조적 리스크를 모두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실히 드러난 가족경영의 한계…지배구조 투명성 과제로 남아


콜마비앤에이치 경영권 분쟁은 우리나라 대기업 특유의 가족경영 구조가 지닌 리스크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남매 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최대주주와 경영진의 권한 경계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법적·경영적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주주 중심 경영과 지배구조 투명성, 전문경영인 체제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킨다.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투자자 신뢰 하락과 기업가치 훼손, 산업계 경쟁력 약화 등 부정적 파급효과가 불가피하다. K뷰티와 건강기능식품 산업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점에서,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 불안정성은 국내외 파트너십과 시장 신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때문에 주주 입장에서도 단기 이벤트에 따른 변동성에 휘둘리기 보다는 근본적인 문제 해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분쟁의 향방은 법원 판결과 남매 간 합의, 창업주 윤동한 회장의 중재 여부에 달려 있다. 경영권 안정화와 지배구조 개편, 주주권 보호 강화 등 근본적 해법이 마련되지 않는 한, 불확실성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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