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장기화와 소송전, 그리고 대규모 자사주 매입 등으로 인해 고려아연의 재무 부담은 크게 늘었다. 2024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95%로 급등했으며, 신용평가사들은 등급 하향 압박을 가하고 있는...[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507/385402_408762_2812.jpg)
법원이 2003년 고려아연이 HMG글로벌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상증자에 대한 무효 소송 1심 판결에서 영풍 측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인만큼 이 판결이 곧바로 경영권 구도에 직접적 변화는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고려아연 측 경영권 방어 전략에 결정적 타격을 입으면서 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법원, "HMG글로벌 유상증자는 무효"...1심 영풍 승리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법은 고려아연의 2023년 현대차그룹 해외 계열사 HMG글로벌을 대상으로 한 5,00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신주 104만여주 발행)를 무효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정관상 ‘외국의 합작 법인’에 한해 신주발행이 허용되지만, HMG글로벌은 고려아연이 출자한 법인이 아니므로 해당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그동안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이 신주발행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위법적 ‘백기사’ 동원이라고 주장해 온 바 있는데 법원이 이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신주발행 무효가 최종 확정될 경우 현대차그룹 계열사 지분이 소멸해 우호지분이 줄어들고, 최 회장 측의 이사회 장악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에 최윤범 회장 측은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팽팽한 분쟁 상황에 백기사 영향력↑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풍의 25.42% 지분 의결권이 법원 결정으로 제한되며, 최윤범 회장 측은 이사회 장악에 성공했다.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수 상한 설정 등 정관 변경이 이뤄졌고, 이사회에는 최 회장 측 5명, MBK·영풍 측 3명이 선임됐다. 그러나 MBK·영풍 연합의 지분은 여전히 40.97%로, 의결권 제한이 해제될 경우 언제든 경영권 구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한화그룹은 표면상 중립을 표방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최 회장 측에 우호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화에너지가 고려아연 보유 한화 지분(7.25%)을 매입한 이후, 한화와 고려아연은 태양광 폐패널 리사이클링 등 자원순환 사업에서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파트너십 관계 속에 한화는 최 회장 측 우호 세력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며, 주총에서도 집중투표제 도입 등 최 회장 측에 유리한 표를 던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영권 분쟁 장기화에 늘어나는 재무 부담과 주주 피해
경영권 분쟁 장기화와 소송전, 그리고 대규모 자사주 매입 등으로 인해 고려아연의 재무 부담은 크게 늘었다. 2024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95%로 급등했으며, 신용평가사들은 등급 하향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가도 출렁이고 있다. 법원 1심 판결이 있었던 6월 27일 주가는 79만3000원으로 출발해 판결 소식이 전해진 후 단숨에 90만 9,000원까지 급등했다. 결국 주가는 전일 대비 6.43% 상승한 84만 4000원에 마감했다. 이는 단기 매수세와 경영권 분쟁 격화에 대한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주주들의 이익으로만 돌아가는 상황은 아니다. 이날 외국인·기관의 대규모 순매수(783억 원)가 상승을 주도했으나, 개인 투자자들은 850억 원 순매도로 차익 실현에 나섰다. 결국 주가는 다음 날부터 종가 기준 하향세로 돌아섰으며, 2일 오전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번 이슈뿐 아니라, 경영권 분쟁 관련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주가는 출렁였다. 2025년 상반기 주가는 763,000~909,000원 구간에서 18.4% 변동폭을 기록하며 롤러코스터 행보를 이어갔고, 6월에도 초, 중순에는 약 4% 수준의 하락세를 보였다.
경영권 분쟁과 최윤범 회장에 대한 법적 리스크(횡령·배임 혐의)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순매도세, 공매도 우려도 겹치면서 현재로서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백기사' 전략의 한계인가? 법원 정관 해석, 핵심 변수로 떠올라
이번 신주발행 무효 판결은 한국 대기업 경영권 분쟁에서 ‘백기사’ 전략의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집중투표제 도입, 이사 수 상한 등 소액주주 권리 강화와 지배구조 투명성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법원의 정관 해석이 경영권 향방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한화 등 전략적 투자자의 역할, MBK·영풍 연합의 추가 소송 및 의결권 회복 시도, 최 회장 측의 방어 전략 등도 여전히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경영권 분쟁의 장기화는 주주와 투자자,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며, 기업가치와 산업계 신뢰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향후 임시 주총, 항소심 결과, 지배구조 개편과 정책 변화 등 계속되는 이슈에 경영권은 물론 주주들까지 불확실성에 놓여있는 가운데, 고려아연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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