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마비 부른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재해인가, 인재인가?
![관련 업계 설명에 따르면 국가정보관리원은 이중화를 위해 서버 데이터만 백업했을 뿐, 클라우드 플랫폼은 구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국가정보관리원의 브리핑에 따르면 현재 이중화 작업은 지난해 컨설팅을 받고 올해 시범사업을...[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509/396783_424842_1414.jpg)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 화재로 행정 마비가 계속되고 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는 지난 26일 오후 8시 20분 정도에 대전 국가정보원관리원 5층 전산실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27일 오전 불길이 진압됐지만 완전한 소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도됐다. 따라서 전산실 서버가 어떤 상태인지 확인되지 않아 사태 해결이 더딜 것으로 보인다.
행정 마비 복구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화재는 화재에 취약한 리튬이온 배터리와 서버를 분리하기 위한 작업 도중 발생했다.
화재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 도중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화재가 발생한 5층 전산실에는 리튬이온 배터리 384개와 70여 개의 정부 기관 전산 서비스를 담당하는 서버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서버 사이 간격이 1.2m이고, 서버와 배터리 사이 간격이 약 60cm 상황에서 화재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배터리를 6차례에 걸쳐 지하실로 옮기는 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는 1차 작업을 완료한 상태에서 2차 작업을 진행하던 도중 발생했다. 작업자가 전원을 차단한 채 배터리와 케이블을 분리했으나 불꽃이 튀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장 작업을 하던 하도급 직원이 화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했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문제는 전산실 서버였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2층에서 5층까지 전산실 서버를 운영해 총 647개의 정부 기관 전산 서비스를 담당해 왔다. 허나 이번 화재로 5층 전산실 서버만 불탔지만, 다른 층의 서버도 중단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왜 5층 서버뿐만 아니라 다른 층 서버도 운영 중지라는 파국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을까?
그 이유는 서버가 있는 전산실 온도와 습기를 조절하는 항온항습기가 고장이 났기 때문이다. 다수의 언론은 그 내막을 이상민 국가정보자원관리 기획관을 인용해 전했다. 이상민 기획관은 화재로 항온항습기가 고장 나 다른 층의 전산실 온도가 올라가 다른 층 서버 피해를 우려해 전원을 차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라 국가정보자원관리관 대전 본원에서 관리하는 정부 전산 서비스가 모두 마비되는 사태로 이어진 것이다.
그 결과 정부24, 우체국, 국민신문고, 교통 민원, 행정안전부 홈페이지 등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이 관리하는 647개의 정부 기관 전산 서비스가 모두 중단됐다.
그런데 과연 이번 화재가 불러온 파국을 미리 방지할 수 없었을까?
화재 예방 작업을 하던 도중 발생한 사건이라지만 국가 기간 시설 마비가 불러온 파문은 만만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과거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이번과 같은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즉각적인 복구를 호언장담한 적이 있다.
경향신문은 28일 자 보도에서 2022년 10월 19일 강동석 전 행정안전부 국가정보관리원장의 발언을 실었다. 강동석 전 원장은 당시 국가정보관리원 대전 본원이 화재나 지진 등으로 완전한 소실이 일어나더라도 실시간 백업된 자료로 3시간 만에 복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돼있다고 발언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국가정보관리원의 약속과 달리 소위 ‘이중화’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화 작업이란 유사시를 대비해 같은 시스템을 물리적으로 분리된 곳에 설치하는 것을 말한다. 일종의 쌍둥이 시스템으로 이번 화재처럼 유사시에도 서비스를 이어가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관련 업계 설명에 따르면 국가정보관리원은 이중화를 위해 서버 데이터만 백업했을 뿐, 클라우드 플랫폼은 구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국가정보관리원의 브리핑에 따르면 현재 이중화 작업은 지난해 컨설팅을 받고 올해 시범사업을 하기로 계획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를 주제로 비상대책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이 신속한 시스템 복구와 함께 국민 불편을 최소화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화재로 인한 장애 및 복구 소식을 투명하게 알려 국민과 소통할 것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근본적인 사태 해결을 위해 이중 운영 체계 보완책 마련과 함께 집행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2023년에도 전국적인 행정 전산 서비스 장애로 불편을 겪은 경험이 있다. 당시 장애는 네트워크 장비 유지 보수를 방치한 행정안전부의 무신경함에 있었다. 전자정부를 표방하지만, 오히려 유지와 보수를 위한 예산을 지속적으로 삭감한 현실이 사태의 배후에 있었던 것이다. 당시 윤석열 정부는 행정 전산 서비스 대란의 책임을 과거 정부에 돌렸다. 그러나 현실은 윤석열 정부조차 행정전산망 시스템 관리 예산을 대폭 삭감해 구설에 올랐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면 너무 늦다. 위기 경보 심각 수준까지 오른 이번 화재를 교훈 삼아 전산 서비스 마비가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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