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특검법 개정안 협상 파기...책임은 누구에게?
![정청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와 만나 전날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정청래 대표는 특검법 개정 합의 거부 이유로, 특검법 개정의 핵심 사항은 기간 연장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런데 이를 없애는 것은 특검법의 원래 취지와 배치된다고...[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509/394653_421740_2956.jpg)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합의한 3대 특검법 개정안이 하루 만에 파기됐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특검법을 개정하기로 10일 합의했었다. 국민의힘 요구대로 특검 파견 검사 폭을 줄이고 수사 기간을 줄이는 것이 합의의 핵심이었다. 대신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에 나서지 않고 금융감독위원회 설치에 동의하기로 타협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여기에 더해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11일 특검법 개정 합의 사항을 수용할 의사가 없을 뿐만 아니라 당 지도부 뜻과도 배치된다고 밝혔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와 만나 전날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정청래 대표는 특검법 개정 합의 거부 이유로, 특검법 개정의 핵심 사항은 기간 연장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런데 이를 없애는 것은 특검법의 원래 취지와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뿐만 아니라 일부 민주당 당원이 내란 당과 어떻게 합의하냐는 내용의 문자 폭탄을 민주당 의원에게 보내며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이번 특검법 합의에 당 안팎에서 강한 반발이 터져 나온 것이다.
이처럼 정청래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의원들의 강한 반발, 그리고 당원의 저항으로 여야 원내대표 합의는 파기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전날 특검법 합의 내용이 알려지자, 민주당의 몇몇 의원은 강한 어조로 합의 사항을 비판했다. 예를 들어, 추미애 의원은 특검법 합의는 굳이 필요한 사안이 아니라고 일갈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하게 서영교 의원도 특검법의 기간 연장과 인원 증원은 타협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박선원 의원도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뭐가 무서워서 타협에 나섰냐고 비판했다.
게다가 11일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여야의 특검법 개정 합의는 자신의 의사가 아니라고 답했다. 여야 협치를 명분으로 대통령이 특검법 개정 합의를 요구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내란 척결은 여야 협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당 안팎의 강한 반발로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추진한 특검법 개정은 물거품 되는 분위기다.
이런 결과에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번 사건이 합의를 파기한 것이 아니라고 에둘러 말했다. 10일 여야 원내대표 합의는 1차 ‘협의안’일 뿐 ‘합의안’은 아니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김병기 원내대표는 1차 합의가 이뤄지면, 수정안을 문서화해 지도부가 검토하고, 당내 의원들에게 추인받는 절차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공식 합의가 이뤄진 것이 아니니 합의를 파기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하루도 지나지 않아 여야 협상이 파기되자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협상의 파기를 이미 전날 국민의힘에 통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11일 여야 협상의 파기 배경을 설명했다.
유상범 부대표는 전날 민주당에서 내부 갈등, 그리고 당원 반발을 이유로 이번 협상을 이행하지 못하겠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그리고 11일 당일 민주당이 최종 결과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잉크도 마르기 전에 합의를 파기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원내대표 합의를 민주당 대표와 당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원내대표 간 합의가 있을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유상범 부대표는 국민의힘이 이번 협상 파기에 어떻게 대응할지 말을 아꼈다. 다만 추후 당내에서 긴급 논의를 거쳐 대응하겠다는 원론적인 대답을 남겼을 뿐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특검법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특검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것으로 예측됐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1일 정책조정회의 뒤 기자와 만나 여야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그 결과 특검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획대로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특검법 개정안이 상정될 것으로 본 것이다.
예측대로 특검법 개정안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당초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로 법안 통과를 저지할 거라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본회의가 시작하자 퇴장해 우회적으로 반대 의사를 드러냈을 뿐이다.
참고로 이번 특검법 개정의 핵심 내용은, 특검의 수사 기간 30일 연장, 특검 인력 확충, 내란 재판의 녹화 중계 등이다.
여야의 특검법 개정 합의가 무산되면서 당분간 여야 관계는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며칠 전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 협치를 강조했지만, 적어도 내란과 관련된 특검법 처리에서는 두 당이 양보할 뜻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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