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제에 뒤이어 정상회담에서는 조선업 협력 방안이 다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한국과 선박 계약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하며 한국의 조선업을 칭찬했다. 그리고 조선업 협력 아이디어로 한국 조선소가 미국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방안을...[본문 중에서]
북한 문제에 뒤이어 정상회담에서는 조선업 협력 방안이 다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한국과 선박 계약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하며 한국의 조선업을 칭찬했다. 그리고 조선업 협력 아이디어로 한국 조선소가 미국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방안을...[본문 중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한미정상회담이 열렸다. 

두 정상은 25일(현지 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각자 발언을 한 뒤 기자의 질의에 응답하는 공개 회담을 1시간 정도 가졌다. 그리고 비공개로 확대 회담과 오찬을 2시간 20분 정도 진행했다. 이날 한미 정상의 만남은 시종일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한미 정상회담 시작 전 긴장감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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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3시간 앞두고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돌발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물으며, ‘숙청(purge)’ 또는 ‘혁명(revolution)’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고 쓴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상황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돌발 발언 때문에 한미 정상회담이 순탄치 않게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정상회담 과정 중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소식이 루머 내지 오해일 거라고 생각한다며 잘 풀릴 거라고 진화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명 뒤 다수의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종의 ‘협상의 기술’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상대의 기를 꺾기 위해 공격적인 발언을 일부러 협상 전 내놓았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기술을 잘 알고 있어 우려하지 않았다는 후일담을 전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양국의 공통 사안에 대해 우호적인 대담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국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대화 재개로 한반도 평화에 이바지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한반도 긴장 완화에 힘써 달라는 부탁을 했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피스 메이커(peace maker)’로 치켜세우며, 자신은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북한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 본인은 여전히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하며 올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북한 문제에 뒤이어 정상회담에서는 조선업 협력 방안이 다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한국과 선박 계약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하며 한국의 조선업을 칭찬했다. 그리고 조선업 협력 아이디어로 한국 조선소가 미국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업 협력의 반대급부로 한국이 미국의 무기와 에너지를 구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내 석유, 가스, 석탄 매장을 강조하며 한국의 구매를 요구했다. 참고로 한국은 관세 협상 당시 액화천연가스를 비롯해 에너지 제품을 미국으로부터 1,000억 달러 구입하기로 합의했다. 

공개 정상회담에서는 한미일 협력 방안도 거론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이 갈등을 겪고 있는 위안부 문제를 거론했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 인식 차이를 거론하며 이 문제가 한미일 협력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했다. 

이런 문제에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하기 전 일본을 방문한 사실을 거론하며 한일 양국의 장애가 많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중국을 견제하는 데 한미일이 협력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처럼 공개 한미 정상회담에선 북한 문제, 조선업 협력 문제, 한미일 협력 문제 등이 다뤄졌다. 그러나 예상했던 안보 분야와 관세 분야는 거론돼지 않았다. 

한미 정상이 회담을 마친 후 국내외 외신은 일제히 정상회담 결과를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외신은 이재명 대통령의 노력이 결실을 보았다는 평가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전 한국에서 사업을 중단할 수 있다는 공격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웃게 했다고 호평했다. 

로이터통신도 이재명 대통령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과 같은 대치 상황을 피했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인 골프, 집무실 인테리어, 평화 중재 능력 등을 칭찬하며 결실을 얻었다는 해석이다. 비슷하게 AP 통신도 이재명 대통령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국내 경제계도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양새다. 

돌발 상황 없이 한미 정상회담이 마무리돼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연합뉴스는 이날 증권사 연구원의 말을 인용하며 이런 분위기를 전했다. 박상현 iM 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담이 방어적 성격을 띠었는데 무난히 끝나 한국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비관적 시나리오와 달리 북한, 조선, 에너지 등 문제가 무리 없이 논의됐다고 평가했다. 조연주·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외교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치권은 여당과 야당의 평가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박수현 수석 대변인의 논평에서 한미동맹의 역사를 재확인하는 정상회담으로 성공적인 회담을 축하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에 반해 국민의당은 곽규택 수석 대변인의 논평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구체적인 성과가 없는 핑계만 늘어놓는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장관을 비롯해 대통령실 주요 인사가 미국에 급파된 것이 국내 정치 상황을 해명하기 위해서라고 지적했다. 

대체로 이번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은 이른바 ‘동맹의 현대화’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이 큰 방향에서 일치된 견해를 가졌다는 것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위성락 대통령실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한미동맹의 발전과 통상과 안보 분야에서 양국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한반도 평화에 대한 두 정상의 의지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정상회담이 국내 정세를 미국에 설명하는 자리였다고 언급했다. 

다만, 경제와 통상 분야에서 세부적인 협의 내용이 남아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정상 차원에서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졌으나, 앞으로 이 분야에서 세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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