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씨티씨바이오의 주주였던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지분 전량인 10.35%를 장외시장에서 매각하며 주주와 지분율에 큰 변화가 생겼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매각한 후, 씨티씨바이오는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와 특수관계인 4인이 5.15%의 지분을, 이민구 대표와 더브릿지가 8.4%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이 당시 최대주주였던 조호연 씨티씨바이오 회장의 지분율은 9.92%였다. 각자 간 지분율의 차이가 크지 않자...<본문 중에서>
2021년 7월, 씨티씨바이오의 주주였던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지분 전량인 10.35%를 장외시장에서 매각하며 주주와 지분율에 큰 변화가 생겼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매각한 후, 씨티씨바이오는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와 특수관계인 4인이 5.15%의 지분을, 이민구 대표와 더브릿지가 8.4%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이 당시 최대주주였던 조호연 씨티씨바이오 회장의 지분율은 9.92%였다. 각자 간 지분율의 차이가 크지 않자...<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재계 돋보기] 씨티씨바이오는 1993년에 설립된 동물약품 개발 회사다. 김성린, 조호연, 우성섭, 성기홍 4인이 창립멤버이다. 김성린 대표는 1982년에 서울대학교 축산과를 졸업한 뒤, 1989년까지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에서 근무했다. 김 대표는 동물약품 사업부문에서 일하며 동물약품의 국산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퇴사 후 1993, 서울대 축산과 동기인 조호연 대표와 공동으로 씨티씨바이오를 창업하며 자신이 자각한 것을 실행에 옮겼다. 창업 초기에는 동물용 의약품 부문에만 특화 되어있었지만 2000년부터 인체용 의약품 부문까지 사업을 확장시켰고 2002년엔 코스닥에 상장하며 회사를 키웠다. 2010년에는 구제역을 겪으며 국산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홍천에 공장을 세우는 등 활발하게 경영 활동을 지속해왔다. 그러던 중 2013215, 김 대표가 심근경색으로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창업멤버 통합 지분의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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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의 작고로 인해 경영에 큰 공백이 생긴 씨티씨바이오는 2013219일 이사회를 열어 창립멤버 2인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이에 씨티씨바이오는 조호연, 우성섭, 성기홍 3인 대표 체제로 변경하며 경영 공백을 메꾸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김성린 대표의 부재가 컸던 탓일까, 시간이 지날수록 창립멤버의 통합 지분율이 점차 줄어들면서 경영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창립멤버 우성섭씨가 임원퇴임을 결정하면서 특수관계인에서 빠지자, 창립멤버의 합산 지분율이 10.7%까지 떨어지게 됐다. 경영권 방어 혹은 강화를 위한 지분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자금력이 역시 신통치 못했기 때문이다. 20218월 기준, 조호연 회장의 보유주식 지분율은 5.84%였는데 이 중 70%에 달하는 지분을 증권사에 담보로 제공하고 있었다. 이는 약 21억 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지분을 담보로 더 대출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조 창립멤버 2인의 자금력에도 여력이 없는 것으로 보였다.


-조 회장의 사임과 전홍열 대표이사 선임


이에 씨티씨바이오는 202012, 전홍열 사장을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조 회장은 대표이사에서 사임했고 전홍열 사장과 성기홍 사장이 각자 대표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전홍열 사장은 중앙대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한미약품과 일양약품에서 연구팀을 한 이력이 있다. 씨티씨바이오에는 2000년에 입사했다. 입사 후 합성의약품 개발사업을 주도해왔고 발기부전치료제, 야뇨증치료제 등을 물 없이 녹여먹는 필름 형태로 개발하는 것을 전 사장이 총괄,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대표, 3자 유상증자 결정


전 대표의 선임에도 씨티씨바이오는 경영자 중심으로 탄탄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경영권에 위협을 받기 시작했다. 씨티씨바이오의 경영권을 노리는 이들은 다름이 아닌 동종업계 제약 바이오 회사 및 파트너 기업들이었다. 이들은 씨티씨바이오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하며 경영권을 위협했다. 이에 씨티씨바이오는 20213, 이사회를 열고 100억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란, 신주를 발행함으로써 자금을 새로 조달하여 자본금을 늘리는 일을 말한다. 그 중, 3자 배정은 유상증자의 한 방법으로 회사의 특정 연고자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경영권 이전 혹은 경영권 참여를 위해 제3자 배정방식의 증자를 하는 것을 말한다. 씨티씨바이오는 더브릿지와 화일약품, 케이엠티랩을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를 단행, 신주가 발행되면 더브릿지 이민구 대표는 지분 3.1%, 파일약품과 케이엠티랩은 각각 2.3%의 지분을 확보하기로 했다.


-지분율의 격동, 적대적 인수합병 당해


20217, 씨티씨바이오의 주주였던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지분 전량인 10.35%를 장외시장에서 매각하며 주주와 지분율에 큰 변화가 생겼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매각한 후, 씨티씨바이오는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와 특수관계인 4인이 5.15%의 지분을, 이민구 대표와 더브릿지가 8.4%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이 당시 최대주주였던 조호연 씨티씨바이오 회장의 지분율은 9.92%였다. 각자 간 지분율의 차이가 크지 않자 더브릿지의 이민구 대표는 이를 적대적 인수합병의 기회로 삼으며 지분을 적극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202110, 이민구 대표의 지분율이 12.82%까지 올랐고 지분취득 목적은 경영참여라고 밝혔다. 이에 이민구 대표가 최대주주에 등극하며 적대적 M&A을 통해 경영권을 거머쥐게 됐고 씨티씨바이오는 이민구-전홍열 공동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그리고 20222, 전홍열 대표가 사임하면서 씨티씨바이오는 이민구 단독 대표체제로 굳혀졌다.


-여전히 불안한 경영권


이민구 단독대표 시대가 열렸지만 회사 내 이 대표의 지분이 절대적으로 탄탄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파마리서치와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지분율을 높이면서 이 대표를 위협하고 있다. 20222,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와 계열사 임원인 김영민, 이기원씨는 의결권 있는 씨티씨바이오 주식 6.5%를 취득했다. 2월부터 4월까지 제약바이오업체인 파마리서치와 특수관계인 플로토 역시 2월부터 4월까지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해 9.01%의 지분을 확보했으며 주식 보유목적 또한 경영권을 위한 것이라 명시했다.


-대표의 컴백, 다시 회사 되찾을까


이민구 대표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주주 가운데 파마리서치와 특수관계인이라 밝힌 플루토라는 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씨티씨바이오의 대표였던 전홍열 대표가 세운 회사이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파마리서치의 정상수 회장,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조영식 회장 모두 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조영식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이기 때문에 만약 파마리서치와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전 대표와 연합해 이민구 대표를 압박한다면, 적대적 인수합병이 가능한 시나리오가 나온다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현금유동성 풍부한 파마리서치, 최대주주 등극


한편, 파마리서치는 199451일에 설립된 재생바이오 전문 제약회사다.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등 재생제품을 생산, 판매하며 2015년에 상장됐다. 파마리서치의 대표품목은 피부미용 의료기기 리쥬란, 관절강 주사 콘쥬란 등이다. 파마리서치는 자사에는 없지만 씨티씨바이오에겐 있는 동물 의약품 사업 등을 토대로 신규 사업의 확장을 꾀할 수 있기 때문에 두 회사 간 시너지를 기대하며 지분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마리서치의 강점은 바로 현금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2022년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729억원이다. 유동성금융자산 1114억원까지 합치면 1843억원에 달한다. 막강한 현금유동성 자산을 통해 파마리서치는 424, 300억원을 투자해 13.14%의 씨티씨바이오 지분을 확보(플루토 지분 포함),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이민구 대표의 반격, 다시 최대주주 자리 되찾아


이에 이민구 대표는 IBK투자증권과 신한증권, 하나은행 등으로부터 80억 원 규모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최대주주 지위를 되찾기 위해서다. 516, 이민구 대표는 지분율을 15.50%로 올렸고 파마리서치에게 최대주주 자리를 내준 지 3주 만에 다시 되찾았다.

또한, 이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씨티씨바이오 1461323주를 담보로 60억 원을 추가 대출했다. 파마리서치가 추가적으로 지분 매입을 할 경우를 대비해 이 대표 역시 지분을 늘릴 실탄을 준비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 대표, 물품대금 미납으로 피소


713,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민구 씨티씨바이오 대표가 경영하는 업체 2곳이 소송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물품을 납품했지만 관련 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소송들은 경영권 분쟁 중인 씨티씨바이오와는 직접 관계가 없다. 씨티씨바이오 관계자는 이 대표가 2개 업체를 경영하며 복잡한 문제가 있어 소송을 당한 것과 별도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상태라며 이번 소송은 시간이 적지 않게 소요될 전망이며 씨티씨바이오와는 간접 관계도 없다고 말했다.


-분쟁 2라운드 시작


817, 파마리서치가 향후 씨티씨바이오 주식 200억 원어치를 추가 매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마리서치의 추가 매수 계획이 공개된 날 이 대표도 40억 원 규모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추가 체결하며 맞대응했다. 이 대표는 차입 목적을 지분 매입으로 기재해 파마리서치와 이 대표 간의 지분 분쟁 2라운드가 다시 시작됐다. 821, 파마리서치가 씨티씨바이오 지분 227600(0.94%)를 장내 매수했음을 공시했다. 이로써 파마리서치가 보유한 씨티씨바이오 지분율은 13.2%에서 14.14%로 늘어났다. 여기에 특별관계자인 플루토가 보유 중인 지분(1.05%)까지 합하면 파마리서치의 보유 지분은 총 15.19%로 이민구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과 큰 차이가 없어진다.

박빙으로 펼쳐지고 있는 이민구 대표와 파마리서치의 지분전쟁의 끝에 누가 웃을 수 있을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연 이민구 대표가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을지, 아니면 자신이 했던 방식대로 인수합병을 당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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