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회장에게 또다시 사법 리스크가 다가왔다. 2022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타이어가 한국프리시전웍스로부터 타이어몰드를 고가로 구입하는 등 부당 지원했다고 보고 과징금 80억원을 부과함과 동시에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 조사결과, 한국타이어는 2014년 2월부터 4년가량 타이어몰드를 원가보다 30% 이상 부풀리는 방식 등으로 한국프리시전웍스에 이익을 몰아준 것으로...<본문 중에서>
조현범 회장에게 또다시 사법 리스크가 다가왔다. 2022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타이어가 한국프리시전웍스로부터 타이어몰드를 고가로 구입하는 등 부당 지원했다고 보고 과징금 80억원을 부과함과 동시에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 조사결과, 한국타이어는 2014년 2월부터 4년가량 타이어몰드를 원가보다 30% 이상 부풀리는 방식 등으로 한국프리시전웍스에 이익을 몰아준 것으로...<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재계 돋보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는 대한민국 최초로 세워진 타이어 전문기업이다. 201291, 한국타이어가 지주회사로 전환됐는데 이때, 투자부분을 한국앤컴퍼니로 분리해 재상장한 바 있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한국앤컴퍼니 밑으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네트웍스, 한국엔지니어링웍스, 한국프리시전웍스 등이 자회사로 들어갔으며 이 중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에서 2020, 경영권 분쟁이 있었다. 202112, 조현범 회장이 취임하면서 현재 분쟁은 소강상태인 듯 보이지만 조현범 회장 사법리스크와 끊임없는 악재로 인해 분쟁의 여지가 살아나는 모양새다.

-조현범 사장의 구속, 한국타이어 대표이사직 사퇴

한국타이어가 직면한 대표적인 악재는 바로 오너리스크다. 한국타이어와 한국앤컴퍼니 회장을 맡고 있는 조현범 회장이 두 번이나 구속되면서 총수의 부재라는 위기에 직면했다. 이는 바야흐로 3년 전인 20191121일 시작됐다. 그 당시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하청업체로부터 납품 대가로 총 5억 원가량을 수수한 혐의와 계열사 자금을 빼돌려 2억 원 상당의 돈을 챙긴 혐의를 받아 구속됐다. 조 사장은 혐의를 모두 인정했으며 20203, 보석으로 풀려난 뒤 4월에 열린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 추징금 615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이후 조 사장은 2020623, 한국타이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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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후, 회장으로 탈바꿈?


자료_금융감독원

하지만 2020630, 조양래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을 차남에게 넘기면서 조현범 회장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지분 19.31%에 아버지에게 받은 23.59%가 더해져 총 지분율 42.9%로 한국앤컴퍼니 최대 주주에 올랐다. 또한, 202112월에는 한국앤컴퍼니 회장으로 선임되며 기업 최고 총수 자리에 올랐다. 조 회장을 제외한 다른 형제들의 한앤컴퍼니 지분을 살펴보면,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은 19.32%의 지분을,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0.83%, 차녀 조희원씨는 10.9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202253, 한국타이어는 조양래 명예회장이 보유하던 한국타이어 주식 7019903(5.67%) 전량을 조현범 회장에게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조현범 회장의 한국타이어 지분율은 2.07%에서 7.73%로 높아지면서 조현범 회장 체제가 더욱 굳건해졌다.


-왜 차남에게만? 형제들의 반발, 정신감정 신청까지..


조양래 명예회장이 지분을 차남에게만 승계하면서 장남인 조현식 고문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등이 크게 반발했다. 특히 조희경 이사장은 20207, 부친인 조양래 명예회장의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성년후견은 노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 대해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조희경 이사장은 조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의 지분 23.59% 전량을 조현범 회장에게 넘기는 결정이 자발적으로 이뤄졌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24, 조희경 이사장의 청구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왔다. 결과는 조 이사장의 바람과는 다르게 기각됐다. 당시 재판부는 조 명예회장에 대한 정밀 정신감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인정했지만 촉탁 기관으로 지정된 병원들이 코로나19 사태의 확산을 이유로 감정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정신감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조 명예회장의 기존 진료 기록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판단해 청구를 기각했다. 결국 코로나 19라는 특수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법원은 조 명예회장의 정신감정없이 진료기록에 대한 의견서만을 토대로 청구를 기각했다는 게 조 이사장 측 주장이다. 조 이사장은 이에 불복해 항고했다.


-국민연금의 견제? 투자목적 변경


202211, 한국타이어의 주주인 국민연금이 지분을 늘리며 보유 목적 또한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이로써 국민연금은 한국타이어 지분을 기존 7.87%에서 8.02%로 확대했고,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지분도 기존 5.00%에서 6.01%로 늘리며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일반투자의 경우, 단순투자와 달리 임원의 선임과 해임, 정관변경, 보수 산정, 배당 확대, 임원 위법행위에 대한 해임 청구권 행사 등을 요구하는 등 경영권 참여가 가능하다. 국민연금은 지난 20213,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당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지분을 늘리기 행보는 조현범 회장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한국프리시전윅스 부당지원, 승계자금 때문?


조현범 회장에게 또다시 사법 리스크가 다가왔다. 202211,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타이어가 한국프리시전웍스로부터 타이어몰드를 고가로 구입하는 등 부당 지원했다고 보고 과징금 80억원을 부과함과 동시에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 조사결과, 한국타이어는 20142월부터 4년가량 타이어몰드를 원가보다 30% 이상 부풀리는 방식 등으로 한국프리시전웍스에 이익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부당 수익을 바탕으로 한국프리시전웍스는 2016~17년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두 아들인 조현범 회장과 조현식 한국앤컴퍼니그룹 고문에게 108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검찰은 조 회장이 한국프리시전웍스로부터 받은 배당금을 사용해 아버지 조 명예회장의 지분을 저가에 사들이는 등 불법적인 경영권 승계가 이뤄진 게 아닌지 의심하며, 20231, 계좌추적까지 나서며 대대적인 수사를 펼치고 있다.

자료_뉴스워커

-노조와의 갈등


한편, 202212, 한국타이어 노조가 연내 임금, 단체 협약을 타결하지 못하면서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민주노총 한국타이어지회(1노조)와 한국노총 소속 2노조의 복수노조를 두고 있다. 2노조와는 202210, 기본급 5% 인상과 생산격려금 100만원 지급을 골자로 하는 임금협상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1노조는 기본급 5.6% 인상과 생산격려금 100만원 외에 별도의 타결금 200만원 지급을 주장하고 있는데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아 이들의 갈등이 현재 진행 중이다.


-조 회장, 3년 만에 구속


202339. 조현범 회장이 횡령, 배임 혐의로 또 다시 구속됐다. 앞서 밝힌 한국프리시전윅스에 대한 부당지원 혐의다. 또한, 조 회장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해당 업체 대표와의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한국타이어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의 자금 130억원 가량을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 회장은 집을 수리하거나 5억 원대 외제차를 사는 데 회사 돈을 쓴 혐의도 있다. 검찰이 파악한 조 회장의 횡령·배임액은 200억 원대에 달한다.


-연이은 악재, 대전공장 대형 화재 발생


조 회장이 구속돼 오너 리스크에 직면한 한국타이어가 312, 대전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며 연속적으로 악재의 구렁텅이에 빠져들고 있다. 이번 화재로 인해 대전 공장의 북쪽 2공장이 전소됐다. 대전공장은 남쪽 1공장, 북쪽 2공장으로 나뉘는데 이번 화재로 공장의 50%가 전소된 것이다. 이때 소실된 타이어 개수만 해도 약 40만개에 달할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대전공장의 생산물량 중 65%는 수출을 담당하고 있어, 이번 화재로 인해 해외업체와의 계약 유지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게 됐다.


-정신감정 재개, 경영권 분쟁 부활?


5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는 서울보라매병원에 조 명예회장의 정신감정 촉탁서를 발송했다. 보라매병원이 촉탁을 받아들이면 앞서 조희경 이사장이 제기한 한정후견심판 청구 사건의 정신감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조 이사장은 조 명예회장이 차남에게 주식을 넘길 계획이 전혀 없었고, 공익재단 등 사회에 환원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조 명예회장의 결정이 자발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로써 정신감정으로 인해 조현범 회장이 부친으로부터 받은 지분에 변동이 생길 경우, 총수 일가간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여지가 생겼다.


-조 회장, 추가 기소 되나


62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조현범 회장에 대해 배임수재 혐의로 추가 기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극동유화 장선우 대표가 최대주주인 우암건설에 한국타이어 일감을 몰아준 대가로 그의 형인 장인우 고진모터스 대표로부터 수입차를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우암건설은 2666억 원 규모의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 테크노돔 신축 공사를 수주, 공사 과정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고도 공사비를 타낸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한국타이어 또다시..” 노동자 사망사고 발생


712, 오후 335분쯤 대전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근무하던 50대 노동자 A씨가 기계에 끼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지난 3월 대전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기 전 2공장에서 근무했지만 2공장이 전소된 이후 지난 5월부터 1공장에 전환 배치돼 일해 왔다. A씨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숨졌다.

한국타이어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고는 처음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일전에 비슷한 사고들이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 20201118, 대전공장 성형공정에서 작업하던 40대 노동자가 기계에 옷이 끼어 숨진 적이 있다. 지난 3월 금산공장에서 타이어 압출공정 작업을 하던 30대 노동자가 고무롤에 끼이는 사고가 있었고, 6월에도 같은 작업장에서 한 노동자가 협착 사고를 당한 바 있다.


-회사는 성장 중


여러 악재 속에서도 한국타이어는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에는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는데 금액이 무려 83942억 원에 이른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회사 성장은 순항 중이다. 2023815일 기준, 상반기 매출액이 43675억 원, 영업이익 4391억 원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 45.7% 증가한 수치다. 또한,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타이어 수요가 급증하는 미국 테네시에 약 2조원을 들여 새 공장을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분쟁, 오너의 사법 리스크, 노조와의 불협화음, 대형화재 발생, 노동자의 사망 사고 등.. 한국타이어가 지속적으로 위기에 직면함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 한국타이어는 과연 어떤 동력에 의해 성장하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앤컴퍼니가 옥중에 있는 오너에게 올해 상반기 보수로 79100만 원을 지급했고, 한국 타이어 역시 52500만 원의 보수를 지급해 조 회장이 총 131600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는 현실 역시 한국타이어가 생각해봐야 할 과제가 아닐까 한다.

한편, 조현범 회장은, 197217일 생으로 1990년 미국 드와이트잉글우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6년 미국 보스턴칼리지 재정학과를 졸업했다. 200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딸인 이수연씨와 결혼했으며 슬하에 11녀를 두고 있다. 조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회장과 자회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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