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사기 혐의’ 전청조 체포돼 경찰서行…의혹 질문에는 ‘묵묵부답’

[뉴스워커_이슈 들추기] 경찰이 전(前) 여자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의 재혼 상대이자 재벌 3세를 사칭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청조(27)씨를 31일 검거했다. 전씨는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의 질문 세례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31일) 전씨는 오후 8시 9분쯤 경찰에 체포돼 서울 송파경찰서 정문에 들어섰다. 그는 검정색 후드 자켓을 모자까지 눌러 쓰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들어왔다.

취재진은 전씨를 향해 ‘사기 혐의를 인정하는가’, ‘남씨도 범행에 가담했나’, ‘남씨도 전씨의 사기 범행을 알고 있었나’, ‘전씨가 재벌3세가 아니라는 사실을 남씨가 알았던 게 맞는가’ 등의 질문 세례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건물로 들어섰다.

앞서 경찰은 이날 오후 3시 52분쯤 경기 김포시에 있는 전씨의 친척집에서 사기 및 사기미수 혐의를 받는 전씨를 체포해, 송파경찰서로 이송했다.

이는 법원이 이날 전씨에 대해 ‘출석요구 불응 우려’가 있다면서 체포영장을 발부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은 또 통신영장과 압수수색 영장 또한 발부 받아 전씨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전씨의 거주지로 알려진 송파구 잠실동 시그니엘과 경기 김포의 전씨 모친이 거주하고 있는 거주지도 압수수색해 관련 증거물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송파경찰서는 전씨가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투자 명목으로 피해자 1명으로부터 2000만 원을 가로챘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 받은 바 있다.

또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으로부터 고발을 받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전씨가 대출 중개 플랫폼을 통해 신용도와 금리를 조회하고 대출을 받도록 유도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면서 사기 및 사기 미수로 강서경찰서에 전씨를 고발했다.

이와 함께 전씨는 지난 30일에는 ‘혼인 빙자’ 사기 혐의로도 고소를 당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전씨에게 혼인 빙자 사기 피해를 당했다는 30대 남성의 고소장을 접수하고 이날 고소인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와 관련된 사기 의혹이 지속되자 서울경찰청은 각 서에 접수된 고발 사건을 송파경찰서로 병합해 수사 중이다.

남현희, 재혼 발표 8일만에 ‘사기’ 혐의로 전청조 고소

남현희씨도 전씨를 사기, 사기미수 등과 관련해 고소했다. 남씨는 이날 오후 법률대리인을 통해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전씨의 친모에 대해서는 사기 및 사기미수, 스토킹 범죄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장에는 전씨가 자신의 신분을 속여 남씨의 펜싱 아카데미 운영을 방해했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남현희가 전청조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범죄심리학 교수는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지난 23일 재벌 3세라고 주장한 전씨와 재혼 소식을 발표한 남현희는 전씨와 사기 공범 의혹이 불거지자 ‘전씨에게 완전히 속았고, 모든 일은 다 전씨가 주도했다’는 취지로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에 전씨는 남현희가 지난 2월부터 자신이 재벌 3세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성전환 수술도 먼저 권유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두 사람은 남현희의 임신과 산부인과 방문을 두고 상반된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남현희는 전씨가 산부인과에 못 가게 했다고 주장했으나 전씨는 함께 간 산부인과에서 남현희가 유산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수정 교수 “전청조가 가스라이팅? 남현희 말 의심스러워…짚어봐야”

이와 관련, 이수정 범죄심리학 교수는 3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한 사람은 산부인과에 안 갔다고 하고 다른 한 사람은 간 적이 있다고 하니 산부인과 기록을 확인해 보면 지금 두 사람의 진술 중에 어느 진술이 진실인지는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남현희에 이어 전씨가 언론에 인터뷰를 한 데 대해 “남현희씨가 전적으로 100% 피해자인 것처럼 비춰졌다. 그런데 전청조 씨의 인터뷰 내용은 사실 남현희씨가 최소 2월부터는 이 모든 진행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주장”이라며 “사건의 국면을 180도 뒤집어놓는 인터뷰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언론이 전청조만을 주목한 것이 이 사건에서 가장 크게 놓친 부분”이라며 “남현희씨가 어떤 경위로 전청조씨를 만나서 이렇게까지 의존하게 됐느냐. 남현희씨가 원래 그런 사람이냐. 물불 안 가리고 판단 능력이 전혀 없이 의존하는 사람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사람은 (펜싱) 국가대표이기에 나름대로 의사 결정 능력이 월등했을 텐데 지금 남현희씨가 주장하는 건 원래 남현희씨 모습과 되게 다른 내용”이라면서 “가스라이팅은 아무 때나 일어나는 게 아니다. 피해자들의 취약성이 있어야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남현희에 대해 “사회로부터 전혀 분리되지 않았고 친정 식구들과 아무 때나 만날 수 있는 사업하는 여성이 과연 전청조 같은 인간에 의해서 가스라이팅 될 수 있는가”라며 ”사실 백 번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교수는 두 사람의 관계 속에서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성폭력 사건에 좀 더 주목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남현희가 운영하던 펜싱 아카데미에서 불거진 성폭력 사건과 전청조 사건의 연관성을 들여다봐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남현희씨가 운영하던 펜싱 아카데미의 학생들이 남씨의 후배, 아주 관계가 밀접했던 사람(A코치)에 의하여 성폭행을 당했다. 피해자가 3명 이상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 사건이 진행 중에 전청조가 등장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