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한 영화 한 두편 만들 정도의 배우들이 투입된 '고려거란전쟁' [사진=KBS]
어지간한 영화 한 두편 만들 정도의 배우들이 투입된 '고려거란전쟁' [사진=KBS]

KBS 정통 사극 '고려거란전쟁'이 방송 초반부터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며 흥행을 예고했다. 한때 자취를 감췄던 사극은 흥행을 위해 퓨전에 주목하는 분위기지만  '고려거란전쟁'이 높은 시청률을 찍으면서 사극판에 정통 바람이 다시 불지 주목된다. 

이달 11일 첫 방송한 KBS 2TV '고려거란전쟁'은 시청률 5.5%로 안정적으로 출발했다. 12일 2회 시청률은 6.8%로 1.3%p 더 올라 향후 흥행에 많은 기대가 쏠렸다.

'고려거란전쟁'은 지난해 5월 종영한 '태종 이방원'에 이어 KBS가 선을 보이는 정통 사극이다. 제작비와 스케일 문제로 한때 자취를 감춘 사극은 최근 공중파는 물론 OTT도 가세하며 제작 열기가 뜨겁다. MBC '연인' 등 흥행작도 나왔는데, 판타지 요소를 넣거나 팩션을 고집하는 퓨전이 주류를 이룬다. 이와 달리 KBS '고려거란전쟁'은 오랜만에 정통 사극을 지향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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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사극은 퓨전 사극보다 제작이 여러모로 어렵다. 역사 속 사건을 그대로 재현해야 하는데, 대규모 전쟁 신은 많은 물자와 시간이 투입된다. KBS는 분량을 32부작으로 축소하는 대신 1회부터 고려와 거란의 대규모 전투신을 전면 배치해 볼거리를 풍성하게 했다. 

등장하는 배우도 화려하다. '태조 왕건'으로 유명한 흥행 보증수표 최수종이 강감찬을 담당했고 아이돌 출신 김동준(현종), 지승현(양규), 이원종(강조), 김산호(정성), 김준배(소배압), 이시아(원정왕후), 이재용(박진), 이철민(강민첨), 조승연(김은부), 조희봉(유진), 강신일(진관스님) 등 어지간한 영화 한 두편 만들 수준의 배우들이 집결했다.

'고려거란전쟁' 1화에 등장하는 전투 신의 일부. 정교하게 제작한 갑옷 등 병장기가 인상적이다. [사진=KBS]
'고려거란전쟁' 1화에 등장하는 전투 신의 일부. 정교하게 제작한 갑옷 등 병장기가 인상적이다. [사진=KBS]

정통 사극인 만큼 역사 속 이슈에도 관심이 쏠렸다. 백성현이 연기한 목종은 기록대로 동성애 캐릭터를 과감하게 연기했다. 왕위에 오르기 전의 현종은 천추태후(이민영)가 급파한 살수를 피해 도주하며 긴박한 장면을 여럿 만들었다. 목종을 위기에 빠뜨리는 연등 행사도 물자를 아낌없이 투입해 풍성했다. 

넷플릭스로 스트리밍되는 첫 정통 사극 '고려거란전쟁'은 퓨전 사극의 홍수 속에서 역사의 진면목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1, 2회 시청률이 높아 향후 다른 방송사도 팩트에 기반한 정통 사극에 다시 눈을 돌릴지 주목된다. 이미 '명량' 시리즈 등 정통 사극이 극장가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다른 정통 사극이 지상파나 종편, OTT에서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그간 퓨전 사극이 너무 많이 나오다 보니 사실에 입각한 정통 사극이 다시 주목받는 상황"이라며 "최근 일본이나 중국의 역사 왜곡으로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도 정통 사극의 인기에 한 몫을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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