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교체 결정을 발표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KFA 공식 홈페이지]
지난 2월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교체 결정을 발표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KFA 공식 홈페이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에 선출되면서 축구팬의 불만이 쏟아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국가대표 감독의 먹튀논란을 시작으로 하극상, 내부 분열, 조직력 하락 등 한국 축구계 문제의 원인 제공자로 꼽히는 정 회장의 협회장 4연임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16일 태국 방콕에서 진행된 2024 AFC 총회에서 동아시아 AFC 집행위원에 선출됐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 낙선한 정 회장은 이번에 단독 출마해 AFC 집행위원에 추대됐다.

정 회장의 선출 소식에 축구팬들은 반발했다. 축구팬들과 지도자 단체 등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던 정 회장이 AFC 집행위원에 당선되며 축구협회장 4선 도전을 이어가리란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기술위원회 추천을 무시하고 클린스만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직권으로 데려와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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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새 국가대표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여러 후보를 압축했다. 여기에 클린스만은 빠져 있었다. 축협은 자체 선발과정을 거쳐 유능하다고 판단되는 후보를 추렸는데, 정몽규 회장이 개입해 클린스만을 선임한 사실이 밝혀져 공분을 샀다.

클린스만 감독이 사령탑이던 지난 2월 아시안컵 요르단전에서 나선 한국은 0-2 충격패를 당했다. 이후 일명 탁구게이트가 드러나며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사진=KFA 공식 홈페이지]
클린스만 감독이 사령탑이던 지난 2월 아시안컵 요르단전에서 나선 한국은 0-2 충격패를 당했다. 이후 일명 탁구게이트가 드러나며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사진=KFA 공식 홈페이지]

선수 시절 유능한 스트라이커로 명성을 얻은 클린스만은 사실 지도자 커리어에 물음표가 많았다. 아니나다를까, 한국 대표팀에 부임한 클린스만은 전술 부재로 국제대회마다 허점을 드러냈다. 올해 2월 불거진 대표팀 내부 분열 상황을 알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선수 단속도 미숙했다.

축구협회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은 한국 축구를 위해 기여하겠다는 의사를 협회에 전했지만 불발됐다. 당시 협회는 히딩크 측의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꾸며낸 이야기로 드러났다.

일부에서는 정 회장이 AFC 집행위원이 되면서 목소리는 더 커졌고, 사조직이나 다름없는 대한축구협회장 4연임도 가능해 쇄신은 요원하다는 회의론이 나왔다. 한 축구팬은 "축구협회는 전부터 쇄신을 외쳤지만 모두 거짓된 제스처에 불과했다"며 "막대한 지원을 받는 마당에 회장 심기를 거스를 임원이 없다면 협회 운영은 악화일로를 걸을 가능성이 크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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