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롯데케미칼 특약 조정 담보로 롯데월드타워 제공”

재계 6위 롯데그룹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증권가 찌라시 논란이 채 열흘이 지나지 않았는데 하루가 멀다하고 위기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특약 사항 조정과 관련해 은행보증을 통한 롯데케미칼 회사채 신용보강을 목적으로 국내 최고 랜드마크이자 그룹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를 통해 시장 우려를 불식하고 롯데케미칼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분석된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사진=롯데그룹 제공]
잠실 롯데월드타워 [사진=롯데그룹 제공]

최근 유동성 문제에 휘말린 롯데케미칼은 한때 1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정도로 승승장구해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점점 힘을 잃었고, 무리한 기업 인수 합병을 추진하다 올해 3분기에는 무려 –6600억원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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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기존에 빌렸던 돈을 갚지 못해 시장 신뢰가 떨어졌고, 이는 롯데그룹 전체 유동성 위기로 이어졌다. 가뜩이나 롯데그룹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거친 뒤 그룹 매출의 한 축인 쇼핑 계열사가 부진에 빠졌다.

롯데쇼핑은 현재 2019년 말 대비 매출액이 약 3조 원가량 감소했다. 심지어 이커머스 부문 누적 적자가 5540억원에 이르고 부채비율이 180%를 기록하는 등 총체적 난국이다. 

현재 롯데 유통 일부 계열사들은 희망퇴직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온, 롯데면세점, 롯데 세븐일레븐, 롯데호텔&리조트가 대상인데, 모두 적자상태다. 이에 한때 유통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원 감축이 있을 것이라는 찌라시도 돌았다.

그룹 전반적인 위기감과 인원 감축 소문에 유통 계열사 관계자들은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한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관계자는 “일부 계열사에서 희망퇴직을 받긴 하지만, 위기설과 무관하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위기설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고 언급했다.

롯데그룹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의식한듯 28일 최고경영자(CEO) 36%(21명)를 교체하고 임원 22%가 퇴임하는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인사를 통해 쇄신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기의 한 축인 롯데쇼핑 역시 15년 만에 7조6000억원 규모의 보유 토지 자산에 대한 재평가에 나선다. 재평가가 이뤄지면 그간 폭등한 부동산 가격이 반영되면서 보유 토지 자산 가치가 늘어 롯데의 재무 여건과 유동성이 개선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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