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팬 사재기에 한국 팬들 발 동동

지난해 말부터 구단 프런트의 이해불가 행보 등으로 비판을 받는 e스포츠 구단 T1이 이번에는 이벤트 운영 미숙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e스포츠 최고의 선수 페이커(이상혁)가 원클럽맨으로 뛰는 T1은 최근 잦은 헛발질로 팬들의 원성을 샀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선수 이적을 두고 잡음이 일었고, 이를 최근에야 사과하면서 여론이 악화됐다. 구단 프런트 행보에 불만이 쌓인 팬들은 조 마시 T1 최고경영자(CEO) 사퇴를 요구했다. T1은 지난 6월 간담회까지 열며 팬들을 달랬다.

갖은 내홍에 T1은 아쉽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준우승, Esports World Cup 2025에서 3위를 기록했다. 국제대회에서 귀국한 지 며칠 안 된 25일, MSI에서 우승한 젠지e스포츠와 경기가 잡혀 팬들 시선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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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는 T1 홈그라운드 일정으로 진행된다. 홈그라운드는 기존 경기장 롤파크에서 벗어나 대형 경기장에서 진행하며 각종 볼거리도 마련된다. 이 행사들은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25~27일 사흘간 진행된다.

홈그라운드 행사 [사진=T1 인스타그램]
홈그라운드 행사 [사진=T1 인스타그램]

이 기간 리그오브레전드(롤)는 물론 발로란트 등 다양한 게임 대회가 열린다. 가수 겸 뮤지컬 배우 김준수, 걸그룹 트리플에스, 비트박서 윙이 속한 비트펠라하우스 등이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다.

많은 기대 속에 진행되는 행사인 만큼 T1 역시 홍보에 힘을 쏟았다. 호텔 숙박권과 연계한 상품을 내놓는가 한편, 멤버십 대상 선예매 등 기존 팬들을 먼저 챙겼다.

이에 많은 T1 팬들이 기대감을 품고 오늘 오전부터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찾았다. 다만 부푼 기대는 얼마 안 가 실망감으로 변했다. 

오전부터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찾았다는 한 팬은 굿즈 판매 부스에 들렸다가 혀를 내둘렀다. 중국인들이 싹쓸이해갔기 때문이다. 이 팬은 “오픈하자마자 200명 넘는 사람이 계속 기다렸는데도 줄이 안 빠졌다”며 “이에 관계자가 ‘앞으로 4시간 이상 걸린다’ ‘내일, 모레도 있으니 다음에 오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교통편이 나쁘기로 유명해 사실상 차량이 없으면 접근하기 힘들다. 택시기사들이 상도덕을 망각한 바가지 요금을 받아 논란이 됐다. 사실상 2~3일 내내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찾는 것은 어렵다.

성난 국내 팬들은 중국 단체 관광객이 캐리어에 굿즈를 쓸어 담는 사진도 올렸다. 팬들은 “수량 제한도 안 걸어두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그저 물건만 팔리면 된다고 여기는 것 같다”고 주최측을 비판했다.

굿즈 싹쓸이 하는 모습 [사진=온라인커뮤니티]
굿즈 싹쓸이 하는 모습 [사진=온라인커뮤니티]

팬들의 반발이 커지자 T1은 뒤늦게 대량구매 줄과 일반구매 줄을 구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모로 운영이 미숙한 T1 구단을 향해 팬들의 쓴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팬들 반응 [사진=온라인커뮤니티]
팬들 반응 [사진=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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