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휴일 지정 놓고 택배사와 갈등 빚어

너 나 할 것 없이 뛰어든 주 7일 배송이 부작용을 낳고 있다. 택배기사들은 휴식권과 급여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택배회사는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도 덩달아 비싼 배송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택배 업계 주 7일이 보편화한 계기는 쿠팡이다. 쿠팡이 로켓와우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주말 배송, 익일배송 또는 당일 배송에 나서자 많은 소비자가 쿠팡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쿠팡은 기존 택배 업체(CJ대한통운, 한진, 로젠 등)들 대신 자사 택배업체(쿠팡로지스틱스)를 이용했다.

기존에는 e커머스 업체와 택배 회사가 계약을 맺어 주문을 받고 택배가 움직였지만, 쿠팡은 주문과 배송이 같은 회사에서 이뤄진다. 따라서 큰 제약 없이 주 7일 배송이 가능했다. 반면, e커머스 업체는 주 7일 배송을 하고 싶어도 택배사가 주말에 쉬면 손을 놓아야 해 쿠팡과 격차가 계속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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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 업계뿐만 아니라 택배 업계도 쿠팡의 강세에 맥을 못 췄다. 빠른 택배 배송 서비스 도입으로 쿠팡은 지난해 부동의 1위 CJ대한통운을 뛰어 넘어 업계에 충격을 줬다. 

위기감을 느낀 CJ대한통운은 올해 1월부터 주 7일 배송 ‘매일 오네’ 서비스를 도입했다. 도입 초기에 업무량과 처우를 두고 택배기사와 신경전도 있었지만, 도입 초기에 비해 물량이 45% 이상 늘었고 성공적으로 시장에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CJ대한통운 매일 오네 [사진=CJ대한통운]
CJ대한통운 매일 오네 [사진=CJ대한통운]

CJ대한통운이 주 7일 배송을 선언하자 기다렸다는 듯 e커머스 업체들도 주 7일 배송을 시작했다. SSG닷컴, G마켓, 11번가, 알리, 테무 등은 CJ대한통운과 계약을 맺고 주 7일 배송하고 있다.

한진택배도 지난 4월 말부터 수도권과 전국 주요 도시에서 주 7일 배송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대부분 회사가 주 7일 배송 시스템을 운영할 전망이다.

택배가 빨리 오니 소비자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주 7일 택배 정착에 따른 배송비 상승에 대한 소비자 우려도 크다. CJ대한통운은 주 7일 배송 시스템 도입 이후인 지난 4월부터 온라인 쇼핑몰과 편의점 등 기업 고객에 대한 택배비를 최대 100원 올렸다. 

최근 택배기사 처우 문제도 다시 공론화되고 있다. 오는 6월 3일 제21대 대통령선거일을 앞두고 택배회사들이 휴일 지정을 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다. 택배 노동자들은 6월 3일을 ‘택배 없는 날’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택배회사 측은 주 7일 배송 취지와 쿠팡과 형평성 문제를 두고 여전히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택배업체 관계자는 “휴일 업무에 관해서는 노사 간 협의를 거치고 있는 상황이다”며 “6월 3일에 업무를 진행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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